옷차림이 단정해질수록 마지막에 시선이 머무는 곳은 옷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얹어진 작고 나지막한 소품들입니다. 화려하고 비싼 옷으로 온몸을 감싸 안는 것보다, 잘 정돈된 무채색 니트나 담백한 셔츠 위에 나를 닮은 소품 하나를 툭 얹을 때 비로소 독보적인 아우라가 완성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멋이라는 것은 드러내어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인상의 결을 다듬어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요란한 수식 없이도 당신이라는 사람의 품격을 온전하게 드러낼 3가지 실전 소품 연출법을 소개합니다.
1단계: 목선에 무심하게 얹는 은은한 윤기, '실크 스카프'
많은 이들이 스카프를 매기 시작할 때 너무 정직하고 칼같이 접어 묶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딱딱하게 정돈된 스카프는 자칫 답답하거나 옛스러운 인상을 주기 쉽습니다.
너무 크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정사각형이나 직사각형에 두세 가지 색감이 섞여 너무 요란하지 않은 적당한 배색 실크 스카프를 대각선으로 슬쩍 접어 결을 자연스럽게 살린 뒤, 목선에 무심한 듯 툭 둘러 묶어주세요. 턱 밑과 목선 사이에 머무는 실크 특유의 은은한 광택과 고유의 색감은, 그 어떤 비싼 화장품보다 우아하게 당신의 안색을 밝혀주는 가장 완벽한 자연 반사판이 되어줄 것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온도 차가 심한 날씨에는 간단하게 목을 감싸는 스카프 한 장이 건강을 챙겨주면서 목주름도 슬쩍 가려주는 일석이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습니다.
실천법//오래된 반지나 고무줄 이용하기
실크는 부드러운 소재이기 때문에 어설프게 묶으면 조금만 활동에도 쉽게 풀리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반지를 이용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은 고무줄을 이용할 수 있는데 묶는 부분에 반지를 얹어놓고 스카프 끝부분을 바지 사이에 엇갈리게 통과시켜 한 번만 묶어도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고무줄 또한 반지처럼 놓고 같은 방법으로 고무줄 사이를 엇갈리게 통과시키면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2단계: 시선을 모아주는 정제된 중심점, '주얼리의 선택과 집중'
귀걸이, 목걸이, 반지, 팔찌까지 가짓수를 늘려 온몸에 가득 착용하는 것은 도리어 당신이 가진 본연의 기품을 가리는 일이 됩니다. 시선은 여러 군데로 분산될 때보다, 단 하나의 확실한 중심점으로 모일 때 비로소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상체에 포인트를 줄 때는 반드시 '얼굴 근처' 하나에만 힘을 실어주세요. 평범한 라운드 니트나 화이트 셔츠 위에 굵직한 원 펜던트 목걸이 하나를 늘어뜨리거나, 존재감 있는 볼드한 귀걸이 하나만 매치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비워냄으로써 비로소 이목구비의 정제된 품격이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실천법//진주 목걸이나 볼드한 팔찌
목선이 조금 드러나는 라운드 니트 위에 조금 큰 진주 목걸이를 해보세요. 젊은 사람이 하면 올드해 보일 진주가 골드 에이지가 했을 때 돋보이는 보석으로 그 기품의 깊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손목이 살짝 보이는 브라우스라면 조금은 볼드하면서 광택이 나는 은 제품 팔찌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젊은 사람 못지않은 세련된 모습이 이 작은 소품 하나로 당신을 젊은 사람 못지않은 세련한 모습으로 다시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주얼리의 선택과 집중된 힘입니다.
3단계: 삶의 무게를 줄인 가벼운 자유, 메는 지갑(Wallet on Chain)
어느 순간부터 어깨를 짓눌렀던 큼직한 빅백 대신 손에 가볍게 쥐어지는 작고 단정한 가방으로 손이 가기 시작합니다. 거추장스러운 짐과 욕심을 덜어내고 정말 내게 필요한 핵심만 남기는 삶의 태도가 가방의 크기에서도 그대도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특히 요즘엔 가방이 너무 작아져서 이렇게 작은 가방에 과연 무얼 넣고 다닐까? 하는 의문이 들만큼 손바닥만한 가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하나면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이 되어서인지 가방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세상이 되어버렸지요. 그럼 에도 가방이라는 것을 들지 않으면 허전한 마음을 가방 속에 들었던 지갑이 가방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지갑을 손에 들고 다니기 쉽지 않으니 지갑에 줄을 연결해 가방처럼 메고 다니는 거지요.
아무리 최고급 원단의 옷을 차려입었더라도 손에 든 가방, 손목의 시계 줄, 허리의 가죽 벨트 색감이 제각각 따로 놀면 전체적인 인상이 산만하고 어수선해 보입니다. 외출 전 가죽 소품들의 색감을 따뜻한 딥 브라운 계열이나 절제된 차콜 및 블랙 계열로 가만히 맞춰보세요. 남들은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는 이 디테일이야말로 과시하지 않는 진짜 멋쟁이들이 숨겨둔 은밀한 기품의 비결입니다.
실천법//스트랩 월렛(Wallet on Chain)
지갑 자체를 하나의 소품으로 활용할 째는 고급스러운 가죽 결이 드러나는 미니 스트랩 지갑을 선택해 보세요. 단정한 무채색 니트나 셔츠 위에 클래식한 블랙이나 딥 브라운, 혹은 고급스러운 크림 컬러의 지갑을 슬쩍 크로스로 메어주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포인트가 됩니다.
휘황찬란한 금장이나 은시계 줄로 명품의 위상이 올라갔다면 이제는 조용한 명품이 올드 머니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시계 줄에도 반영이 되는데요, 금장이나 은장보다 가죽 줄은 색감도 다양하지만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균형 있는 옷차림의 마침표는 ‘기품있는 소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품 하나가 나를 대변해주는 언이이기 때문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작가의 작품을 내 곁에 두고 싶은 이유와 같습니다. 다음 편은 실용 패션의 마지막 6회 ‘삶의 태도가 곧 스타일이 되는 인문학적 패션’이라는 주제로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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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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