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앤리 재단 이세희 이사장
▶ 150불 들고 이민, 사업 성공
▶ 가족과 함께 자선재단 설립
▶ 장학·국제구호 단체 등 활동
▶ LA로 이주 후‘제2의 인생’

이세희 리앤리 재단 이사장
150달러를 들고 미국에 건너와 사업가로 성공한 뒤, 이제는 자신이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세희 ‘리앤리 재단’ 이사장. 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는 ‘도전’과 ‘나눔’이다. 1949년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난 이 이사장은 인천중학교와 제물포고교를 졸업하고 1969년 한국외대 영어과에 진학했다. 대학 재학 중 공군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뒤 1970년대 초반 미국으로 건너왔다.
메릴랜드주의 타우슨 대학교를 다니며 경영학을 공부한 그는 회계사 사무소와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고, 끊임없는 노력 끝에 3곳의 대형 샤핑센터를 소유한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그의 성공에는 교육과 신앙이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이 이사장은 “외대에서 영어를 공부하며 언어뿐 아니라 세계의 문화와 사상을 배웠고, 그것이 미국에서 새로운 꿈을 꾸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성공의 길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04년 당뇨병 초기 증상에 이어 간암 초기 진단까지 받으면서 인생의 큰 위기를 맞았다. 체중이 120파운드까지 빠졌고 대인기피증과 공황장애를 겪었다.
그 시기에 이 이사장의 삶을 바꾼 사건이 있었다. 당시 미주 기아대책기구에서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던 그는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를 찾았다. 그곳에서 재난 현장을 떠나지 않고 헌신하는 젊은 부부를 만났고, 그들의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이때부터 그의 삶에서 ‘성공’의 의미가 달라졌다. 이 이사장은 건강과 재물, 시간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가족과 함께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로 했다. 그 결실이 200만 달러의 종자돈으로 2010년 설립한 ‘리앤리 재단’이다. 부인 이순혜씨와 두 아들 성인(데이빗)씨와 성후(제이슨)씨도 재단 활동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혼자 기부하는 것보다 가족이 함께 나누고 봉사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작은 기부라도 누군가에게 용기와 격려가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앤리 재단은 이후 한인사회와 교육기관, 비영리단체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재난 현장까지 지원 영역을 넓혀왔다. 최근에는 LA로 이주해 노숙자 지원 등 지역사회 봉사에도 관심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모교 한국외대에 ‘이세희 강의실’을 헌정하는 등 교육 분야에서도 꾸준히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장학사업은 이 이사장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미국에서 어렵게 공부하던 시절 자신 역시 장학금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LA의 웨스턴코브넌트 대학(WCU)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이 학교에 재학 중인 8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급했다. 올해는 또 한국외대 남가주동문회가 운영하는 장학사업을 위해 ‘이세희 장학금’을 제정하고 1만 달러를 쾌척했다.
“장학금을 받는 학생에게는 누군가가 자신을 믿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다음 세대에게 돌려주고 싶습니다.”
이 이사장은 글쓰기를 통해서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있다. 2023년에는 세 번째 산문집 ‘길 위에 서서: 느리게 걸어야 보이는 것들’을 출간했다. 빠르게 성공을 좇던 삶에서 잠시 걸음을 늦추고 가족과 이웃, 그리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인생 2막’을 이야기했다. 케냐 나이로비에 직업기술학교를 세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청년들에게 무료 기술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지금 이 순간이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시간은 더 많이 나누는 데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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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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