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 영국 에든버러(Edinburgh)에서 열린 세계선교대회에서 한국 선교사 마포삼열(Samuel Austin Moffett, 1864-1939) 박사는 놀라운 보고를 했습니다.
“한국은 비기독교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복음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장차 영적인 강국이 될 것이다.”
당시만 해도 이 말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대한제국은 국권을 잃어가고 있었고, 국민들은 가난과 절망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누구도 한국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00여 년이 지난 오늘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문화 강국이 되었고, 세계 선교에 적극 참여하는 나라로 성장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밑바탕에는 복음을 전한 선교사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아펜젤러와 언더우드를 비롯한 선교사들은 교회만 세운 것이 아니라 학교와 병원을 세워 교육과 의료의 문을 열었고,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존귀하다는 복음의 가치를 심었습니다. 절망의 땅에서 희망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의 역사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성경에도 이러한 반전의 역사를 보여 주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룻입니다.
룻은 모든 것을 잃은 여인이었습니다. 남편도, 재산도, 미래도 없었습니다. 더욱이 그녀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까이하지 않던 모압 여인이었습니다. 시어머니 나오미는 여러 차례 고향으로 돌아가 새 삶을 시작하라고 권했습니다. 인간적으로 보면 그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룻은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룻기 1:16)
이 고백은 단순한 효성이 아니라 믿음의 결단이었습니다. 룻은 자신의 미래보다 하나님의 뜻을 선택했습니다. 신앙은 내 계획을 이루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신뢰하며 자신을 맡기는 삶입니다.
독일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도 안전한 미국 생활을 뒤로하고 나치 치하의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고난을 함께하지 않는다면 전쟁 후 교회의 재건에 참여할 자격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순교했지만, 그의 삶은 오늘까지도 참된 제자도의 본이 되고 있습니다. 믿음은 계산보다 순종을 선택하는 용기입니다.
룻은 베들레헴에 가면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누가 먹여 줄지, 누가 보호해 줄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도 홍해 앞에서 절망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을 때 바다는 갈라졌습니다. 길이 보여서 간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나아갔더니 길이 열린 것입니다.
룻도 보아스를 만나기 위해 베들레헴으로 간 것이 아닙니다. 먼저 순종했더니 하나님께서 이미 준비해 두신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성경은 그녀가 “우연히” 보아스의 밭에 이르렀다고 기록하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우리가 우연이라고 부르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조용히 역사를 이끌고 계십니다.
결국 룻은 보아스와 결혼하여 다윗 왕의 증조모가 되었고,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한 이방 과부의 삶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 속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가장 놀라운 반전입니다.
오늘 우리도 건강과 경제, 자녀와 미래를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믿음은 미래를 아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아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의 작은 순종을 통해 내일의 큰 역사를 준비하십니다.
대한민국의 지난 100년이 그러했고, 룻의 인생이 그러했습니다. 하나님께 맡겨진 인생에는 막다른 길이 없습니다. 절망은 소망으로, 눈물은 기쁨으로, 실패는 사명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은 오늘도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계십니다. 우리의 몫은 미래를 모두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며 오늘의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그 한 걸음이 하나님의 놀라운 반전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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