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지나친 음주는 회백질 감소… 불안·치매 위험 높여
▶ 금주 6~12개월, 기억력·집중력 등 인지기능 회복
▶ “뇌는 회복 가능… 절주만으로도 긍정적 변화”
알코올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 가운데 하나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약리학적 작용과 사회적 분위기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취기를 즐기고 있다. 2024년 미국 약물 사용 및 건강 조사에 따르면 12세 이상 미국인의 거의 80%가 살아오면서 한 번 이상 술을 마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코올남용및알코올중독연구소(NIAAA)의 조지 쿠브 소장은“뇌에서는 공짜가 없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알코올은 뇌를 변화시켜 회백질의 부피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적은 양의 음주라도 불안감과 우울감을 악화시키고, 수면을 방해하며, 장기적으로는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방암과 대장암 등 여러 건강 문제의 위험도 증가시킨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주량을 줄이거나 술을 끊으면 뇌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는 증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맥매스터 대학교 중독 연구 석좌교수이자 임상심리학자인 제임스 맥킬롭 박사는 “뇌의 놀라운 점은 매우 뛰어난 가소성(plasticity)을 가진 기관이라는 것”이라며 “중독이 형성되는 과정에서도 신경가소성이 작용하고, 회복을 이루는 과정에서도 신경가소성이 나타난다. 이것은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이야기지만 충분히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알코올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음주를 줄이거나 술을 끊었을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
맥킬롭 교수는 알코올이 처음에는 각성 효과를, 이후에는 진정 효과를 나타내는 ‘여러 약리학적 작용이 뒤섞인 혼합물’이라고 설명했다. 쿠브 소장에 따르면 첫 몇 잔의 술은 ‘도취감과 행복감을 동반한 취기’를 만들어낸다. 알코올은 우리 뇌의 천연 오피오이드 물질인 엔도르핀의 분비를 촉진하고, 이는 다시 보상 회로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동시에 알코올은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뉴런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신경을 활성화하는 뉴런의 활동은 감소시킨다. 단기적으로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지만, 쿠브 소장은 “술기운이 가시면 이러한 스트레스 시스템이 훨씬 더 강하게 되돌아온다”고 설명했다.
맥킬롭 교수는 2022년 위험 음주와 알코올 사용장애에 관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는 “뇌는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알코올에 적응하게 되며, 그 결과 뇌의 화학적 구성과 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보상 시스템이 알코올에 덜 민감해지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즐거움을 느끼려면 더 많은 술이 필요하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편도체를 비롯한 뇌의 스트레스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면서 만성적인 부정적 감정 상태가 형성된다는 점이라고 맥킬롭은 설명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기분이 나쁜 것을 덜 느끼기 위해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고 그는 말했다.
반복적인 음주가 계속되면 일시적인 변화는 단기적인 변화를 넘어 장기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영구적인 변화가 될 수도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과거의 ‘알코올 중독’을 대체하는 의학적 용어)를 가진 사람들은 지각과 감정, 실행기능에 중요한 전두엽 피질의 회백질 부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과음한 가장 심각한 경우에는 알코올 관련 치매가 발생하거나 새로운 기억을 형성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를 수도 있다.
쿠브 소장은 2024년 알코올 사용장애 치료법에 관한 리뷰 논문에서 “장기간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실제로 전두엽 피질의 신경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며 “이 부위는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억제하는 능력을 포함한 고차원적 실행기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적은 양의 음주도 뇌에는 영향을 미쳤다. 2022년 2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7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전체 회백질 부피가 그보다 적게 마시는 사람들보다 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4년 발표된 27개 신경영상 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적당하거나 적은 양의 음주도 뇌 부피와 대뇌피질 두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그 정도는 과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맥킬롭 교수는 “경험적으로 볼 때, 음주량과 뇌 변화의 정도는 용량 의존적 관계를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음주를 줄이면 나타나는 변화
맥킬롭 교수는 :좋은 소식은 이러한 영역들 각각에서 뇌 기능이 회복되고 개선된다는 증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연구실은 비교적 새로운 연구 분야인 회복의 신경과학을 연구하고 있다.
알코올이 뇌를 변화시키는 것처럼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도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2024년 발표된 16개 연구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금주했을 경우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주의력, 기억력, 실행기능을 포함한 여러 인지 기능이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22년 발표된 신경영상 연구 리뷰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가 술을 끊으면 회백질이 증가하면서 전두엽 영역 전반에 걸쳐 회복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금주 초기, 특히 첫 한 달 안에 비교적 크게 일어났다. 연구에 따르면 완전한 금주를 하지 않더라도 음주량을 적은 수준으로 줄이는 것만으로도 대뇌피질의 부피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사용장애에서 완전한 회복이 가능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맥킬롭 교수는 “뇌가 보상 전략과 기능을 새롭게 발달시킬 수 있다는 증거도 있다”고 말했다. 알코올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거나 조절 능력이 손상됐던 뇌의 동일한 부위에서 회복도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소식은 이것이다. 알코올은 뇌를 변화시키지만, 뇌는 또한 회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벼운 음주에서 뇌가 어떻게 회복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다. 책임감 있는 음주를 한다면 그로 인한 손상이 과음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 나 ‘소버 옥토버(Sober October)’ 같은 금주 또는 절주 캠페인에 참여한 사람들은 술을 줄인 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체중 감소, 수면의 질 향상, 비용 절약, 에너지 증가, 집중력 향상 등을 포함해 전반적인 삶의 만족감이 높아졌다고 보고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음주 습관 점검·관리법
술이 뇌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한다고 해서 반드시 술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쿠브 소장과 맥킬롭 교수 모두 지금도 가끔 술을 즐긴다고 말했다. 맥킬롭 교수는 “술을 마시는 즐거움을 누릴 이유는 많다”며 “사교를 원활하게 해주기도 하고 식사와 잘 어울리기도 한다. 술은 비타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비정상이라는 뜻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술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라고 권한다. 술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직장생활, 인간관계 또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고 있는가? 맥킬롭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가치관과 음주 습관의 관계를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당신의 음주 습관은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잘 맞는가? 아니면 술이 당신이 되고 싶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는가?”를 질문해보라고 말했다. 맥킬롭 교수는 “만약 자신의 음주 습관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음주가 문제가 되는 수준일 수 있다는 신호”라며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했다.
좋은 소식은 음주 수준과 관계없이 음주를 관리할 수 있는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도 포함된다. 연구에 따르면 ‘드라이 재뉴어리’나 ‘소버 옥토버’, 또는 이른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운동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음주량을 줄이고, 캠페인이 끝난 이후에도 건강상의 이점을 계속 누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서니사이드(Sunnyside)’나 ‘리프레임(Reframe)’과 같은 절주 지원 애플리케이션은 매일 알림을 보내주고, 술을 줄이려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와 연결해 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립알코올남용및알코올중독연구소(NIAAA)는 ‘리싱킹 드링킹(Rethinking Drinking)’ 웹사이트를 통해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알코올 치료 네비게이터(Alcohol Treatment Navigator)’를 통해 가까운 치료 기관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쿠브 소장은 “술을 끊었더니 몸이 좋아졌다면,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라. 몸은 당신에게 무언가를 말해주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By Richard Sim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