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연재 / 알고보면 쉬운 소셜미디어 활용법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퇴고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내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눈으로 읽을 때는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문장이 소리 내어 읽으면 어색하게 들릴 때가 많다.
문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같은 표현이 반복되는 것도 귀로 들으면 쉽게 발견된다. 글의 흐름이 끊기는 부분도 눈으로 볼 때보다 훨씬 선명하게 느껴진다.
문제는 긴 글을 직접 읽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칼럼이나 에세이, 설교문처럼 몇 페이지에 이르는 글을 매번 큰 소리로 읽다 보면 목이 아프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런데 이제는 AI에게 대신 읽어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이 사용하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를 이용하면 내가 쓴 글을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먼저 스마트폰의 메모장이나 문서에 있는 글을 복사해 제미나이 채팅창에 붙여넣는다. 글을 전송한 다음 제미나이의 ‘라이브(Live)’ 기능을 실행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 된다.
“방금 보낸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읽어줘.”
그러면 제미나이가 내가 입력한 글을 찾아 소리 내어 읽어준다. 짧은 글이라면 라이브 대화 중에 글을 입력하고 바로 읽어달라고 해도 된다. 하지만 긴 글은 글을 먼저 채팅창에 보내놓고 나중에 라이브로 듣는 방법이 훨씬 편하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읽는 방법까지 주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칼럼이라면 “뉴스 앵커처럼 또박또박 읽어줘”라고 할 수 있고, 수필이라면 “조금 천천히 감정을 살려서 읽어줘”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어르신에게 들려드릴 글이라면 “속도를 늦추고 발음을 분명하게 해서 읽어줘”라고 하면 된다.
이렇게 내 글을 다른 목소리로 들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것이 보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들린다.
“이 문장이 이렇게 길었나?” “같은 단어를 너무 많이 사용했네.” “앞 문장과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구나.”
눈으로 읽을 때는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귀를 통해 들어오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자신이 쓴 글을 눈으로 읽을 때는 머릿속에서 문장을 자동으로 보완하기 때문이다. 빠진 단어나 어색한 표현이 있어도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하지만 글을 소리로 들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문장 자체가 독립적으로 귀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AI에게 글을 읽게 하는 것은 단순한 음성 기능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의 글을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보게 해주는 퇴고 도구가 되는 것이다.
특히 신문 칼럼이나 수필처럼 문장의 리듬과 흐름이 중요한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유용하다.
한 번은 눈으로 읽고, 한 번은 AI의 목소리로 들어보자. 그러면 글을 고쳐야 할 곳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원한다면 낭독한 내용을 음성 파일로 저장해 두고 다시 들을 수도 있다. 스마트폰의 음성 녹음이나 화면 녹화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완성된 파일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굳이 음성 파일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 핵심은 듣는 것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잘 쓰는 사람이라기보다 잘 고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이제 퇴고할 때 눈만 믿지 말고 귀도 이용해보자.
오늘 쓴 글을 제미나이에게 읽어달라고 해보자. 눈으로 읽었을 때 보이지 않던 문제가 귀로 들릴지도 모른다. 어쩌면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것보다, 내가 쓴 글을 다시 들려주는 것이 글 쓰는 사람에게 더 유용한 AI 활용법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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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준(‘재미있는 iT’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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