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티스는 행복한 사람이다. 연방상원의원인데도 말이다. 그의 태도는 10월의 인디언 서머처럼 온화하지만, 이 공화당 의원은 짧은 막대기로 퓨마를 찌르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을 했다.
커티스는 기업인으로 활동한 뒤 유타주에서 네 번째로 큰 도시인 프로보의 시장이 됐고, 이후 연방 하원에서 세 차례 임기를 지냈다. 기업 경영자 출신 정치인들이 흔히 그렇듯, 입법 절차라는 끈적끈적한 당밀 속에 허리까지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불행하다고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커티스는 행정부를 감독해야 하는 의회의 책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연방상원의원 첫 임기 2년 차인 올해 그는 연방상원 법사위원장인 척 그래슬리 공화당 의원(아이오와)에게 서한을 보냈다. 커티스는 이 서한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원인 가운데 하나로 “대통령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이름과 대통령과의 가까운 관계를 이용해 사적인 사업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를 꼽았다.
최근 두 대통령의 가족들이 보여준 놀라울 정도로 행태는 비판할 대상을 넘치도록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헌터 바이든이 있었다. 지금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있다. 커티스는 서한에서 트럼프 주니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신흥재벌로부터 “개인 소유 섬에서 열린 호화로운 결혼식 애프터파티”를 포함해 “상당한 규모의 선물들을 받은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주니어가 “가족이 후원하는 암호화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외국 정상들과 직접 만나면서 국제 부동산 거래를 계속 추진하며, 방위산업 계약업체에 투자한 것으로 보도된 사실”도 거론했다. 여기에 “연방정부의 우호적인 규제 결정에 의존하는 예측시장 플랫폼들과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자문 관계를 맺고 있는 사실”도 포함됐다.
커티스는 그래슬리 위원장에게 두 대통령의 아들을 소환해 증언하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그 목적은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기존의 윤리·정보공개·부패방지법이 적용되는지 판단하며, 대통령직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사적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필요한 개혁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아마 대통령 자신도 포함될 것이다.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대통령은 연방의회 의원 전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증권 거래를 했다.
시인 돈 마키스(1878~1937)는 이렇게 말했다. “시집을 쓴다는 것은 그랜드캐년에 장미 꽃잎 한 장을 떨어뜨리고 메아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커티스의 서한도 그와 비슷하다. 올해 93세인 그래슬리는 인생의 51년을 의회에서 보내면서, 곤란하고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무미건조한 답변으로 피해 가는 기술을 터득했다.
그는 커티스의 서한에 편지로 답하지 않았다. 대신 한 기자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혔고, 기자는 이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시했다. “사실 이런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청문회를 언제 열 것이냐고 묻는다면, 오늘로서는 도저히 답할 수 없습니다.”
그래슬리는 이어 스스로 앞선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약속을 덧붙였다. “그의 요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보좌진과 함께 앉아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습니다.” 번역하자면 이렇다. ‘이제 그만 가시오.’
그럼에도 커티스의 서한은 연방상원의 독립성을 보여주는 건전한 선언이다. 정치는 어느 정도까지는 팀 스포츠이지만, 거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바로 입법부의 책임이 정당에 대한 충성보다 우선해야 하는 지점이다. 이러한 원칙이 없다면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매디슨식 헌정 질서는 무너지고 만다.
그리고 그 질서는 이미 무너졌다. 1787년 미국 헌법의 기본 구조를 설계한 건국의 주역들은 1800년에 이르러 등장하게 될 정당 체제를 예상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정당에 대한 충성심과 대통령 중심주의가 의회의 제도적 자부심을 압도하고, 의회가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보여왔던 강한 경계심을 약화시키기까지는 또 한 세기가 걸렸다.
19세기의 주요 쟁점들, 즉 정부 재정 확보를 위한 관세, 공유지의 처분, 노예제도를 제한할 것인지 여부 등은 모두 의회에서 결정됐다. 의회에서 벌어진 토론은 신문을 열성적으로 읽던 대중에게 널리 전달됐다.
커티스는 위험을 감수했다.
연방정부의 영향력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 미친다. 원한을 오래 품는 데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 이끄는 행정부라면 유타주를 얼마든지 괴롭힐 수 있다. 연방정부는 유타주 전체 토지의 64.4%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네바다주의 80.1%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세상 물정을 모를 리 없는 커티스는 자신처럼 막대기로 찌른 퓨마를 화나게 할 용의가 있는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모두 모아도 상원 식당에서 파는 콩 수프 한 그릇을 함께 나눠 먹을 수 있을 만큼 그 수가 적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그는 적지 않은 동료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자신이 그 서한을 보낸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커티스는 언젠가 자신이 더 이상 상원의원이 아니게 됐을 때, 부디 그날이 아주 먼 훗날이기를 바라지만, 이번 행동을 “내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가운데 하나”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의원들도 그의 행동을 본받는다면, 그러한 순간들이 하나둘 쌓여 대통령과 의회 사이에 건전한 경쟁과 견제가 살아 있는 관계를 다시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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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F.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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