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년 만에 카네기홀 무대 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
▶ 폭발적 기량으로 어릴 때부터 세계 최고·최초 상 휩쓸어

피아노 인생 61주년을 기념하며 건반 앞에 앉은 서혜경.
▶슬럼프·병마 딛고 다시 피어낸 기적의 서사
▶ 세계에 한국인 예술혼 각인⋯후배들에 길 열어준 개척자
세상을 흔드는 예술은 삶의 가장 깊은 밑바닥을 통과해 온 영혼의 숨결에서 태어난다. 건반 위의 여제, 피아니스트 서혜경. 그녀가 38년 만에 뉴욕 카네기홀 무대로 돌아온다.
유방암이라는 잔혹한 병마, 손가락 마비의 위기, 그리고 인생의 수많은 슬럼프를 오직 음악을 향한 ‘연모’와 불굴의 의지로 돌파해 온 그녀이다. 시련을 예술적 승화로 바꾸어 온 그녀의 손끝에서 울릴 이번 무대는 단순한 연주회가 아닌, 우리 시대 모든 지친 이들에게 건네는 뜨거운 생명의 찬가이자 기적의 서사가 아닐까 싶다.
뉴욕한인사회와 후원자 여러분의 뜨거운 가슴이 이 위대한 예술가의 뒤를 받쳐, 카네기홀을 희망의 감동으로 가득 채워 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에 관한 스토리를 정리해 본다.

천재적인 소질로 어릴 때부터 세계를 놀라게 한 신동 서혜경.
■ 역경을 넘어선 건반의 여제, 38년 만의 독주회
오는 10월 3일(토), 세계 음악의 메카 뉴욕 카네기홀. 그 유서 깊은 무대에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서혜경이 다시 선다. 1988년 스타인웨이 창립 135주년 갈라 콘서트 이후, 온전한 자신의 이름을 건 독주회로서는 자그마치 38년 만의 귀환이다.
그녀가 여기에 오기까지는 시간의 무게만큼 극적이고 장엄한 세월이었다. 이번 독주회의 부제는 ‘연모(In Love)’.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가슴 깊은 곳에 삭여야 했던 애틋한 그리움부터, 시련의 계절을 지나 새롭게 싹트는 생명의 사랑까지 사랑의 천만가지 모습을 담은, 세기를 관통하는 음악의 서사, 세상 모든 사랑의 감정들을 건반 위에 오롯이 녹여내겠다는 그녀의 고백이다.
하지만 이 단 두 글자의 부제 앞에서 우리는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그 ‘연모’가 지탱해 온 삶의 무게가 너무나 깊고 거대하기 때문이다.

독주회를 마치고 환호하는 관객 앞에서 화답하는 피아니스트 서혜경.
■ 세계를 매료시킨 신동, 그리고 한국 피아노의 길을 열다
피아니스트 서혜경의 이름 앞에 붙는 ‘최초’와 ‘최고’의 수식어들은 한국 음악사의 소중한 유산이다.
어린 시절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빛내며 대한민국 음악계를 놀라게 한 그녀는, 1980년 세계적인 권위의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이자 최고상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의 중앙에 우뚝 섰다.
당시 클래식의 본고장 유럽은 동양의 어린 여성이 뿜어내는 폭발적인 기량과 깊이 있는 해석에 경악했다. 듣는 이의 혼을 뒤흔드는 마력 같은 흡입력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녀는 런던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들과 협연하며 지구촌 방방곡곡에 한국인의 예술 혼을 각인시켰다. 오늘날 세계무대를 누비는 수많은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 그 눈부신 후배들의 길목마다 가장 먼저 가시밭을 헤치며 길을 낸 개척자가 바로 서혜경이었다.

서혜경이 만석이 된 세계 무대에서 연주회를 끝내고 열렬히 환호하는 관객에게 화답하고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 건져 올린 불굴의 영혼
그러나 인생은 그녀에게 너무나 가혹한 시련을 시험하듯 던져주었다. 정점의 명예를 누리며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그녀를 가로막은 것은 피아니스트에게는 사형선고와도 다름없는 유방암이었다.
암과의 싸움은 뼈를 깎는 고통의 연속이었다. 항암 치료의 후유증으로 손가락 마비 증세가 찾아왔고, 연주자로서 생명이 끝났다는 절망적인 진단이 뒤따랐다.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슬럼프와 육체적 고통은 암 세포 그 자체보다 그녀를 더 깊은 암흑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서혜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피아노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기에, 그녀는 눈물로 얼룩진 지팡이를 짚고 다시 건반 앞에 앉았다. 감각이 무뎌진 손가락을 원망하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연습에 매달렸다.
“음악이 곧 나의 숨결이자 삶의 이유"라는 그 간절한 집념 하나로, 그녀는 의학의 상식을 깨고 기적처럼 무대로 돌아왔다. 암을 극복한 이후 그녀의 연주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기술의 경지를 넘어, 인생의 고통과 환희를 모두 품어 안은 거대한 생명력의 연주, 그것은 인간 승리의 다른 이름이었다.
■후원 및 티켓 문의 안내
▲ 일시: 2026년 10월 3일(토) 오후 7시반
▲ 장소: 뉴욕 카네기홀 잰켄홀(Zankel Hall) (881 7th Ave, 57th St. NY)
▲ 주관: 서혜경재단
▲ 문의: Sophia Choo(추지영)
(646)236-6389 sophia.choo@suhhaikyungfoundation.org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건네는‘무언의 위로’
■ 영혼을 울릴 10월의 선율
이번 카네기홀 독주회 프로그램은 한 예술가의 자서전이자, 시련을 딛고 일어선 찬란한 고백록이다.
1부에서는 브람스의 ‘두 개의 랩소디 Op.79’와 ‘인터메조 A장조, 발라드 G단조’, 그리고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통해 깊은 내면의 성찰과 타오르는 열정을 선보인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작곡가 류재준의 신작 ‘왈츠’를 비롯해,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10번 F단조’, ‘페트라르카 소네트 104번’, 그리고 화려하고 정열적인 ‘스페인 광시곡’으로 관객의 영혼을 절정의 감동으로 이끌어낸다는 다짐이다.
이 연주는 단순히 한 거장의 화려한 복귀전을 넘어 매일매일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무언의 위로이며, "어떤 시련이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가장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다.
그녀는 “이번 연주회가 지난 60년의 여정을 정리함과 동시에, 더욱 성숙한 아티스트로서 다가올 시간을 맞이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주회에 한인사회의 적극적인 호응과 성원을 요망했다.
이 연주에 앞서 서혜경은 오는 9월19일 저녁 한국 능동어린이대공원 8000석 규모의 숲속의 무대에서 뉴욕 필하모닉 지휘자였던 얍 판트베덴의 지휘아래 약 90명의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서울시향 파크 콘서트’를 갖게 된다.
예술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며, 위대한 예술가는 그 거울을 통해 우리에게 살아갈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병마의 터널을 지나 38년 만에 뉴욕 카네기홀이라는 거대한 무대에 홀로 서는 피아니스트 서혜경. 그녀가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하며 세상에 빛과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이제는 뉴욕 한인사회와 뜻있는 후원자들이 응원의 손을 내밀어야 할 때이다.
찬란한 기적의 무대가 성공적으로 펼쳐질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을 모아 객석을 가득 채우고 따뜻한 후원의 온기를 불어넣어 그녀가 앞으로 더욱 연주에만 매진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를 계속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녀의 손끝에서 울릴 첫 타건이 뉴욕의 가을밤을 아름답게 적시며,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으로 뜨겁게 피어오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녀의 재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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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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