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영환 박사, GCF 손목자 전 이사장 추모집 발간

손영환 박사(오른쪽)와 손목자 전 GCF 이사장.
글로벌어린이재단(GCF)을 창립해 전 세계 불우 어린이들을 돕는 데 앞장서 오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손목자(영문 이름 Kim Mokjah Sohn) 전 이사장의 정신을 기리는 추모집이 나왔다. 2024년 10월 5일 작고 후 부군 손영환 박사가 1년 이상 공들여 완성한 추모집 ‘Shepherdess Kim Sohn’s Vision for Global Children: A Legacy of Faith, Compassion, and Empowerment(목자 김손의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비전: 믿음, 연민, 그리고 역량 강화의 유산)’은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자 했던 그의 생전 활동, 지인들이 기억하는 모습, 정신적 유산 등을 담았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하다
손영환 박사는 “책에 담긴 인내, 리더십, 그리고 희생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한 순종적인 마음이 어떻게 희망을 불어넣고, 존엄성을 회복시키며, 여러 세대 어린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마음이 전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손목자의 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비전은 단순한 전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면서 “목적 있는 삶을 살고, 연민으로 봉사하며, 가장 작은 믿음의 행위조차도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심어주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추모집에는 조용한 신앙의 바탕 아래 ‘어머니의 마음’으로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글로벌어린이재단을 창립해 자선활동을 펼친 손 전 이사장의 놀라운 생애스토리가 담겨 있다.
서문에서 손 박사는 “손목자의 리더십은 사랑과 봉사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그녀는 인정이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고, 대신 온유함, 진실함, 그리고 이타적인 모범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녀는 ‘미소 짓는 천사’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는 그녀의 삶을 통해 흘러나온 그리스도의 사랑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추모 전기의 목적은 그가 남긴 정신적 유산을 보존하고, 한 여성이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한 것이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운동이 되었는지를 공유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것은 단지 한 사람의 전기가 아니라 국경, 인종, 성별을 초월하는 믿음, 가족, 그리고 연민의 기적을 기념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손 박사는 “이 모든 부분은 한 여성의 삶을 통해 표현된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즉, 아낌없이 사랑하고, 겸손하게 섬기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손목자를 인도했던 신성한 비전이며,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을 계속해서 인도하는 비전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목자(Shepherdess)로서의 삶과 하나님의 비전
저서는 총 319페이지에 11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제1장 손목자의 목자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비전, 제2장 손씨 패밀리 목자로서의 손목자, 3장 SKYP(패밀리 서클) 가족의 목자, 4장 땅끝까지 증거하다, 5장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고 한국을 돕다, 6장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지속적인 봉사와 기부, 제 7장 타고 난 봉사 리더, 제 8장 가정상담소 이사장, 제 9장 글로벌어린이재단 창립 및 운영, 제 10장 지상에서 낙원으로 이어지는 영원한 우정, 제 11장 손목자의 믿음, 사랑, 자비의 유산 등이다.
글과 함께 컬러사진이 곁들여져 아련하면서도 생생한 추억으로 전해진다.
또 두 아들(진 Gene, 에드워드 Edward)과 동생들을 비롯한 가족들의 그리움을 담은 추모사들은 눈물 어린 감동으로 전해진다. 또 고인이 출석했던 워싱턴지구촌교회의 여러 목회자(박승진 목사, 이동원 목사)들과 교우, GCF 관계자들(제인 김 총회장, 이서희 전 이사장 등), 친구, 지인들의 추모글들은 그의 ‘겸손한 섬김’과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진다. 지인들의 글은 영문과 한글이 함께 실려 있다.
전쟁으로 피난민이 된 한국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어려움과 책임감, 그리고 강인한 회복력을 경험했다. 6남매의 맏이로 어린 시절 동생들을 사랑으로 돌보던 목자로서의 소명을 받아들이기까지, 하나님의 뜻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보여주었다. 믿음에 따라 인도받고 삶의 시련을 통해 강해진 후에는 가족을 뛰어넘어 세계 여러나라의 어려운 아동을 돕는 일로 확장됐다.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으로 세상 어린이들을 품다
한국의 IMF 위기 당시, ‘이 땅에 굶는 어린이가 없게 하자’는 어머니들의 마음으로 시작한 ‘나라사랑어머니회’(글로벌어린이재단의 전신) 활동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뀌게 했다. 1998년 메릴랜드 포토맥 소재 손 전 이사장 자택에서 열린 창립 모임에는 손 전 이사장을 비롯해 방숙자, 백혜원, 이경자, 유분자 씨 등이 참여했다. 한 달에 한 끼 식사를 희생하자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제안으로 시작된 이 활동은 그의 헌신과 노력에 의해 전 세계 수천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적인 아동구호기관으로 자리잡게했다. GCF는 현재 24개 지부에 총 8천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제구호단체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 당시 손 이사장은 “어떻게 해서든 자식을 키우는 엄마들이 아이들을 먹여야겠다는 마음으로 2만 달러를 모아 1998년 한국으로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형편이 어려워 부모가 잘 건사 못해도 우리 사회 공동체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 써 먹여 주면 어떤 아이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 전쟁, 사회적인 문제, 경제 위기 등 어린이들이 어찌할 수 없는 문제에 놓인 글로벌 어린이재단에 많은 어머니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재단의 미래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많이 들어와 순수한 마음을 나누고 좋은 뜻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사회적 약자였던 결식아동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한 사람이었다.
너무도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겨놓은 정신적 유산은 어둠 속 등대 불빛처럼 세상을 밝혀 나갈 것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었던 그의 레거시(legacy)는 소중한 유산이다. 하늘나라 정원에서 많은 어린이들에 둘러싸인 손 전이사장이 자애로운 미소를 보내며 ‘더 이상 굶는 어린이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염원할 것 같다.
올가을 10월경 그의 2주기 무렵에 출판기념회가 열릴 예정이다.
문의 davidysohn@gmail.com
■손목자 전 GCF 이사장은
1942년 함경북도에서 6남매 중 맏이로 태어나 6.25 전쟁이 터진 해 인천으로 월남해 살다가 북한군의 공습으로 피란 가다 충남 대전에 정착, 그 곳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친 후 서울 중앙대 약대에 진학, 약사가 됐다. 이후 육사 출신 손영환 육군 중위를 운명처럼 만나 1968년 결혼했으며 1969년 유학중인 남편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뉴저지에서 10년을 살다가 1979년 워싱턴에 정착, 남편이 설립한 IT 기업의 재정담당부서 부회장으로 21년간 일했다. 이 기업은 인천공항 건설부터 완공까지 10년간(1992-2002) 테크놀러지 부문 공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또 워싱턴 가정상담소 제 6대 이사장(1996)을 역임했으며 대전여고와 중앙대 약대 워싱턴 동문회 회장으로 동문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2008년 손 박사와 함께 아이글로벌 대학을 설립해 장학사업을 펼치며 2020년까지 50개국 출신 1만여명의 학생들이 학사 및 석사 학위 취득을 돕기도 했다.
2024년 9월 부군인 손영환 박사의 베트남과 몽골 대학 초청특강 동행을 위해 한국 방문 중 불의의 의료과실로 인해 10월5일 인천 소재 가천대학병원에서 8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있는 노벡 메모리얼 파크내 가족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 있다. 그가 떠난 후 손영환 박사와 장남 손진평, 차남 손진석씨 부부는 그의 유지를 잇기 위해 ‘손목자 재단(Kim Shon Foundation)’을 설립해 장학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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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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