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소스 ‘GLM-5.2’ 성능 세계 4위
▶ 앤스로픽 외국인 차단 맞물려 주목
▶ 가격은 경쟁 모델 10분의 1에 불과
▶ ‘가성비’ 코딩 AI로 수요 흡수 기대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즈푸AI가 홍콩 상장 6개월 만에 주가가 20배 넘게 뛰면서 시가총액 200조 원을 넘겼다. 신규 오픈소스 모델이 글로벌 최상위 폐쇄형 모델에 근접하는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특히 수익성이 높은 AI 코딩 분야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아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만큼 거품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23일 중국 경제 매체 커촹반일보에 따르면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즈푸AI는 22일 전 거래일 대비 18.72% 급등한 2410홍콩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0%대 오른 2980홍콩달러까지 상승 폭을 키우기도 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700억 홍콩달러(약 209조 4,311억원)로 알리바바(1조9,700억 홍콩달러)의 약 절반 수준, 메이퇀(4,445억 홍콩달러), 징둥닷컴(3,029억 홍콩달러)의 각각 2배, 3배에 달한다. 1월 공모가 116.2홍콩달러와 비교하면 주가는 20배 넘게 뛰었다.
즈푸AI는 최근 공개한 오픈소스 플래그십 모델 ‘GLM-5.2’가 호평을 받으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글로벌 AI 평가 기관 아티피셜애널리시스(AA) 종합 순위에서 GLM-5.2는 51점을 받아 앤스로픽의 페이블 5와 오퍼스 4.8, 오픈AI의 GPT-5.5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중국은 물론 전체 오픈소스 모델 중 50점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창업자 탕제 역시 일론 머스크가 X(옛 트위터)에서 클로드와 경쟁 가능한 중국산 모델의 등장 시점을 내년 1분기쯤으로 예상하자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정면으로 맞서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앤스로픽이 페이블 5의 외국인 이용을 전면 차단한 시점과 맞물려 즈푸AI가 GLM-5.2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GLM-5.2는 중국산 AI 칩과 컴퓨팅 인프라에 최적화돼 중국 개발자들 사이에서 환영을 받았고 코딩 및 AI 에이전트 업무 수행 능력으로 실리콘밸리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개발자 플랫폼 기업 버셀 최고경영자(CEO)인 기예르모 란치는 X에 “GLM-5.2의 코딩 능력에 진심으로 감명받았고 거의 충격을 받을 정도”라고 밝히며 격찬하기도 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GLM-5.2를 “중국 AI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시장은 이번 급등이 단순 테마성 거품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현재 가장 수익성이 높은 AI 분야로 꼽히는 코딩 AI 수요를 즈푸AI가 본격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클로드와 GPT 성능을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호출 가격은 페이블의 10분의 1, 오퍼스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가성비’가 압도적이다.
앤스로픽 역시 자사 코딩 서비스인 ‘클로드코드’ 사용자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5월 초 연간 반복매출(ARR)이 470억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중국 동방증권은 “이전에는 국내 모델들이 앤스로픽 등 해외 최상위 폐쇄형 모델에 크게 뒤처져 국내 모델 기반 AI 코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제한해왔으나 GLM-5.2 출시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즈푸AI의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모델(MaaS)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클라우드 MaaS 사업 매출은 1억 9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92.7%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6.3%까지 확대됐다. MaaS는 API 호출 방식으로 AI 모델을 제공하고 토큰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사업이다.
AI 에이전트와 코딩 등 대규모 호출량을 필요로 하는 수요가 늘면서 올해 3월 기준 ARR은 17억 위안으로 1년 만에 60배 성장했다. 올해 1분기 API 가격이 83% 올랐지만 인상 이후에도 API 호출 건수는 400% 늘었다. 중국 국련민성증권은 “즈푸AI는 중국판 앤스로픽”이라며 매출이 올해 29억 위안에서 내년 75억 위안, 2028년 206억 위안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 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즈푸AI의 지난해 매출은 7억2,400만위안으로 전년 대비 131.9%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47억 1,800만위안으로 59.5% 확대됐다. 영업손실은 37억3,675만위안, 조정 후 손실도 31억8,200만위안에 달했다. 매출의 4배가 넘는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31억8,000만위안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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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정다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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