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는 “무사히 착륙한 비행기는 기사화하지 않는다”는 격언이 있다. 뉴스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대개 난맥상과 실정 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좋은 소식이 반드시 모순어법은 아니라는 증거가 등장했다. 한 사법부 판결이 두 명의 연방상원의원을 움직여 행정부의 특정한 일탈 행위를 입법부가 제어하도록 촉구하게 만든 것이다.
텍사스주의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수프 스푼보다도 더 오른쪽에 있다. 오리건주의 민주당 소속 론 와이든 연방상원의원은 반대로 샐러드 포크보다도 더 왼쪽에 있다. 이처럼 정치적 성향이 극명하게 다른 두 사람이 초당적으로 우려하는 문제는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다.
이들이 제안한 법안은 이른바 ‘조보닝(jawboning)’을 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이를 “특히 대통령이 기업이나 노동계 지도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공개적으로 호소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여기서 ‘공개적’이라는 표현은 충분하지 않다. 두 의원이 추구하는 목표 가운데 하나는 지금까지 비밀리에 이뤄졌던 압박 행위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바이든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행정부 관리들은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에 특정한 ‘콘텐츠 관리’ 정책을 채택하라고 끊임없이 압박했다. 쉽게 말해 관리들의 목표는 검열이었고, 실제로 상당 부분 검열을 달성했다. (2020년 대선 기간에는 정부의 압박과는 별개로 플랫폼들 스스로도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관련 발언을 검열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플랫폼에 올라오는 콘텐츠가 ‘백신 거부’를 조장하고 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조치 전반에 대한 의문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이론들, 특히 현재는 상당히 개연성이 있는 것으로 널리 받아들여지는 ‘실험실 유출설’을 억누르기를 원했다. 이에 두 개 주정부와 다섯 명의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수십 명의 행정부 관리와 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플랫폼들에 압력을 가해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노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금지명령을 요구했다.
2024년 연방 대법원은 연방 정부의 압력이 검열을 초래했고 따라서 그 검열이 정부 행위로 전환됐다고 판단한 항소법원 판결을 6대3으로 뒤집었다. 특유의 신중함과 정확성을 보여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은 원고들의 주장 자체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원고들에게는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고들은 정부의 요구와 플랫폼들의 조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 사기업인 플랫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편집 정책을 시행할 수 있으며, 원고들은 정부가 플랫폼의 선택을 명백하게 강압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대법관과 함께 반대 의견을 내며 연방 관리들이 “은밀한 검열 계획”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플랫폼들을 “지속적으로 괴롭혔고”, “암묵적으로 위협했으며”, “끈질기게 압박했다.” 그리고 그러한 압박은 실제 처벌 가능성을 배경으로 한 사실상의 요구였다는 것이다.
특히 얼리토는 인터넷 플랫폼들이 “다른 뉴스 매체들보다 정부 압력에 훨씬 더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신문사를 폐업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1996년 법률의 230항이 제공하는 보호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 조항은 플랫폼이 유통하는 콘텐츠에 대해 민사상 책임을 면제해준다. 정부의 압력에는 이 230항을 폐지할 수 있다는 암묵적이지만 분명한 위협도 포함돼 있었다.
행정부가 대중에게 자신들의 선호를 설명하는 것은 적절한 일이며 사실 의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설명은 옹호 활동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 그러나 얼리토가 강조했듯이 페이스북에 압력을 가한 정부 관리들은 대중을 상대로 말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비밀리에 검열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러한 요구는 원고 측의 증거개시 절차와 의회의 소환장을 통해서야 뒤늦게 드러났다.
일부 플랫폼 경영진은 바이든 행정부에 순응하려는 이념적 성향을 갖고 있었다. 또 다른 일부는 정부 압력을 받자 삶은 스파게티 면발처럼 척추가 흐물흐물했다. 얼리토는 신랄하게 페이스북 관계자들이 더 협조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약속을 ‘낑낑대며’ 내놓았다고 표현했다.
크루즈-와이든 법안은 행정부의 잘못된 행동과 그에 대응해 사법부가 보여준 신중한 태도에 대한 입법적 대응이다. 이 법안은 정부가 직접 할 수 없는 일, 예컨대 언론 검열을 간접적인 방식으로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확인한다.
이 법안은 정부가 소셜미디어 기업, 인공지능 기업, 방송사와 주고받은 특정 유형의 의사소통을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또한 원고가 입증해야 할 것은 정부의 검열 시도 자체이지, 정부의 압력이 실제로 검열을 성공시켰다는 점까지는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아울러 문제가 된 공직자가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퇴임한 경우에도 원고가 단순한 금지명령이 아니라 금전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의회가 이 대응을 법률로 만든다면 각 권력기관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유인에 의해 움직이는 일련의 작용과 반작용의 우아한 춤이 완성될 것이다. 권력분립은 본래 의도된 방식대로 작동하게 되는 셈이다. 정부라는 비행기는 무사히 착륙하게 될 것이다. 최근의 역사를 돌아보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뉴스가 될 만한 일이다.
<
조지 F.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