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성 정체 우려 달래… “투자자들 희망의 불꽃 갖게 돼”
▶ 신차 가격대 등 비공개에 일부 회의론도 남아
테슬라 로고[로이터=사진제공]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올해 1분기 크게 악화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저가 신차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무인택시) 개발이 진척되고 있다고 밝힌 뒤 주가가 급등했다.
24일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2.06% 오른 162.13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오전 한때는 16.1%(167.97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주가 낙폭이 42%에 달했지만, 이날 반등하면서 연중 낙폭이 35%로 줄었다.
시가총액도 이날 종가 기준 5천164억달러 수준으로 늘었다.
테슬라는 전날 실적 보고서를 통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9%, 5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률은 5.5%로 1년 전(11.4%)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잉여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EPS)(0.45달러) 모두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하지만 회사 측은 보고서에서 "기존 공장과 생산라인을 활용해 새롭고 더 저렴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포함한 수익성 있는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콘퍼런스콜에서 "이전에 2025년 하반기 생산을 시작한다고 언급했던 새 모델 출시를 앞당겼다"며 이 신차 출시가 "올해 말은 아니더라도 2025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또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사이버캡'(CyberCab)으로 지칭하며 "에어비앤비(숙박공유 플랫폼)와 우버(차량호출 플랫폼)의 결합 같은 것으로, 테슬라가 직접 차들을 소유하고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누군가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면, 그런 회사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그것을 할 것이고, 이미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올해 말에 테슬라 공장에 배치해 유용한 업무를 하게 할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외부에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머스크가 이르면 올해 말 저렴한 차량을 출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테슬라의 실망스러운 실적과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다"고 전했다.
투자회사 딥워터애셋 매니지먼트의 진 먼스터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내년에 성장이 다시 가속할 것이라는 희망의 불꽃을 갖게 됐다는 것"이며 "그것을 믿는 사람들에게 계속 그 경로를 유지할 충분한 근거를 줬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투자 플랫폼 XTB의 연구원 캐슬린 브룩스는 "새 모델에 대한 세부사항은 별로 나온 게 없지만, 머스크의 움직임은 영리하다"며 "그것은 마이너스 현금흐름과 높은 수준의 자본 지출을 정당화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팀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테슬라의 1분기 실적과 경영진의 논평이 주요 우려들을 해소하고 성장 서사를 되살렸다"며 투자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테슬라는 전날 현재 준비 중인 신차가 기존 모델보다 더 저렴하다(affordable)고만 밝혔을 뿐, 예상 가격대 등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신차가 투자자들이 그동안 기대해온 2만5천달러(약 3천444만원) 수준의 전기차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애널리스트 크리스 맥널리는 "우리에게는 이것이 단지 새로워진 모델3·Y인지에 대한 질문이 남아있다"며 투자 등급 '보유'를 유지했다.
투자은행 UBS 분석팀도 "우리는 테슬라의 기존 라인업으로 성장이 제한적이며 신차가 가져올 수 있는 것에 대한 명확성도 부족하다고 본다"며 목표주가를 160달러에서 147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테슬라는 점점 더 자율주행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의 단기적인 실행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달 초 테슬라가 저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폐기한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온 뒤 테슬라가 전체 사업장 인력의 10%(1만4천명) 이상을 감원한다는 방침이 알려지면서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22일 1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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