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냅 ‘스펙스’ 뛰어난 디스플레이 갖췄지만...양쪽 렌즈 디스플레이 채택으로 무거워져
▶ 아마존, 택배 기사 조끼 활용해 무게 확 줄여
▶ 조끼에 컴퓨트·베터리 넣고 안경은 센서 위주
▶ 메타, 카메라 덜어내면서 무게 43그램으로 낮춰
▶ 메타 새 VR 안경 예고...아이폰18프로 무게 절반
증강현실(AR) 스마트 글라스가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스마트글라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스마트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실시간 인공지능(AI) 구현, 데이터 수집은 물론 액세서리 기능까지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글라스는 빅테크들의 ‘포스트 스마트폰’ 기기로 각광받고 있다. 메타가 이미 판매에 돌입했고 삼성전자와 구글의 협업 제품도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을 대체하거나 적어도 스마트폰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무게다. 안경테 안에 반도체 등 시스템 제어 장치와 배터리가 들어가고 렌즈에도 AR 구현에 필수적인 재료들이 더해지면서 일반 안경과 비교해 지나치게 무거워졌다. 배터리를 너무 작게 만들면 장시간 구동이 어렵고, 배터리를 키우면 무게가 늘어 불편을 겪는 딜레마에 빠진다.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16일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열린 증강현실 세계 엑스포(Augmented World Expo·AWE)에서 첫 AR 기기 제품인 ‘스펙스’(Specs)를 선보였다. 스냅은 메타와 소셜미디어(SNS) 시장 주도권을 다투는 스냅챗 운영사다. 메타 퀘스트, 애플 비전프로가 헤드셋 형태인 반면 스펙스는 메타 스마트 안경처럼 뿔테 안경 형태로 제작됐다. 양쪽 렌즈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면서 가격이 2195달러(298만 4500원)로 고가에 책정됐다.
스피겔 CEO는 “아이폰이 출시된 지 거의 20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며 스마트 글라스의 시대를 예고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가격도 부담이지만 무겁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시야각을 키워 디스플레이 기능을 향상시키는 장점을 얻는 대신 크고 무거워졌다. 두 개 모델의 무게는 각각 136그램(g)과 132그램이다. 프레임 제작에 첨단 고분자 소재를 사용했지만 무게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무게를 줄여야 하는 것이 스마트 글라스의 본격적인 보급 확산을 위한 최대 과제다.
세계 최대 물류 기업인 아마존의 경우 일반 고객이 아닌 배송 인력이 스마트 글라스를 쓰고 있다. AI 기반 센서, 컴퓨터 시각, 카메라로 내비게이션부터 배송까지 모든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한다. 운전자가 주차하면 안경이 활성화되고, 운전자는 바로 배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도 소포 스캔, 길 안내, 배송 증명 촬영, 반려동물 알림 수신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북미 지역 배송 운전자(DA)들을 대상으로 AR 안경 시범 사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 소비자 배송 단계인 라스트마일 서비스 비용 효율화를 위한 시도다. 배송 기사 한 명이 1초만 절약해도 글로벌 배송망을 갖춘 아마존은 수십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
아마존은 이달 홈페이지를 통해 18개월 동안 500명이 넘는 배송 담당자들이 AR 안경을 쓰고 27만 5000건 이상의 배송을 마쳤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올해 기기 5000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2027년 말까지 2만 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아마존이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 출시를 목표로 소비자용 AR 안경을 개발 중이라며 메타와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디인포메이션 보도도 나왔다.
아마존의 고민 역시 안경의 무게였다. 김예린 아마존 로보틱스 수석연구원은 지난 11일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K-AI 테크 위크’에서 아마존이 어떻게 스마트 글라스의 무게 고민을 덜었는지 설명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아마존이 2021년 출시한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에 이어 라스트마일 서비스 AR 안경 개발도 이끌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안경은 매우 가벼워야 한다. 일반 안경은 보통 20~30그램 정도다. 70~80그램을 넘으면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며 “우리는 안경을 8~10시간 이상 착용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R 글라스는 하루 8~10시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 긴 배터리 수명과 70그램 미만의 가벼운 무게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안경 무게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배송원들이 업무시간에 항상 착용하는 조끼에 주목했다. 소형 컨트롤러와 교체 가능한 배터리 팩을 조끼에 장착하고 안경은 센서 중심으로 설계했다. 칩을 비롯한 컴퓨팅 장비는 조끼에 넣어 안경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조끼가 데이터센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업무에 불편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성도 향상됐다. 김 수석연구원은 “안경을 착용해 본 운전자가 시야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휴대전화를 내려다보지 않고 앞을 볼 수 있어서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평가했다”며 “안경은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메타는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개최한 연례 개발자회의 ‘메타 커넥트 2026’에서 음성 기능과 AI 성능에만 초점을 맞춘 ‘레이밴 메타 오디오’를 선보였다. 스마트 안경에 달려 있던 카메라를 없앤 결과 테두리 두께가 얇아지고 무게는 43그램으로 줄었다. 역대 메타 AI 안경 가운데 가장 가볍다. 사생활 침해 논란에 카메라를 없앴지만 결과적으로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AI 성능을 구현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카메라가 없어지면서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가능성이 열렸다”며 “일반 안경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가격은 349달러부터 시작하고 다음 달 13일부터 판매된다.
메타는 안경처럼 쓰는 가상현실(VR) 기기 ‘메타 VR 글래스’도 내년 봄에 출시한다. 배터리와 연산장치 등을 외부 팩으로 분리해 무게를 100그램 정도로 줄인다. 애플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 18프(211그램)의 절반 수준이다. AR뿐만 아니라 VR 안경도 스마트폰보다 가벼운 AI 기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구글도 올해 하반기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다. 두 기업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 맞춰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안경 2종을 선보였다. 에실로룩소티카와 손을 잡은 메타에 맞서기 위해 삼성전자와 구글은 글로벌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 협업했다. 구글은 2013년 첫 스마트 안경인 ‘구글 글라스’를 선보인 바 있다.
<서울경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