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군용기 모스크바 이착륙 포착…CIA·크렘린궁, 확인 논평 거부
▶ 트럼프 북미대화 재개 추진 맞물려 ‘모종의 메시지’ 전달 여부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로이터]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랫클리프 국장의 러시아 방문은 미 CBS 방송이 소식통을 인용해 먼저 보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도 이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공군 보잉 C-17A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가 미 외교 차량들과 함께 모스크바의 브누코보 공항에 있는 모습이 언론에 목격됐다.
랫클리프 국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수송기는 지난 23일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출발,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들른 뒤 모스크바로 향했다. 러시아 시각으로 이날 오전 10시께 착륙했으며, 오후 5시께 이륙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랫클리프 국장의 첫 러시아 방문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CIA와 러시아 크렘린궁은 모두 랫클리프 국장의 방러에 대한 확인 논평을 거부했다.
랫클리프 국장이 모스크바에서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WSJ은 미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대응 의지를 시험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억제하기 위해 유럽에서 공작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를 수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랫클리프 국장의 전임자인 윌리엄 번스 전 국장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1년 11월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며,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준비하는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이를 경고한 바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듬해 2월 침공을 강행했다.
베스 새너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은 WSJ에 랫클리프 국장의 방러가 "'당신들이 무엇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으며,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말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너 전 부국장은 "이란 휴전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논의에 다른 누군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면서 이란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경제적 왕따 작전'과 관련해 러시아의 이란 지원 문제도 논의했을 수 있다고 봤다.
모스크바 소재 정보 분야 싱크탱크인 레버러토리 인텔리전스 익스프레스의 루스탐 추랴코프 사무국장은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는 많은 문제가 쌓여 있다. 그것은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중남미, 이란, 중국도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 재개를 위해 애쓰는 시점이라 랫클리프 국장의 이번 방러 중에 관련 논의도 이뤄질지 주목된다.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거치며 북한과 러시아 간 관계가 크게 격상되고 김 위원장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에서 랫클리프 국장의 러시아 방문 과정에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모종의 메시지가 있었는지 관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의 북러 협력 확대 역시 미국이 우려하는 지점이어서 이에 대한 구체적 탐색 및 미국의 입장 전달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정보당국 채널을 가동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국무장관 내정자 신분으로 2018년 3월 말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을 만났고 같은 해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그 사이 폼페이오는 국무장관이 됐다.
미 고위 인사의 러시아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1월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난 이후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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