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공격에 중단됐던 설비 재가동하다 사고 발생한 듯
▶ 세계 에너지 시장 혼란 가능성도…카타르 에너지장관 “가스 수출에 영향 없어”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허브인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내부 사고' 폭발이 발생해 13명이 죽고 최소 66명이 다쳤다.
21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은 카타르 내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내무부는 "기술적 사고에 이어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공장 한 곳에서 내부 폭발이 발생했다"며 "민방위대가 현장 수습에 나섰다"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직원들이 이날 밤 수출 터미널을 재가동하기 위한 작업 중에 라스라판 산업단지 내 바르잔 가스 공급 시설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카타르에너지는 "라스라판 산업도시의 시동(start-up of operations)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폭발로 13명이 숨지고 6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알 카비 장관은 취재진에게 "결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던 비극적인 소식을 전하게 됐다. 인도 및 파키스탄 국적의 근로자 13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며 "66명이 다쳐 의료 조치를 받고 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당국자들은 당초 소수의 인원만 다쳤다고 밝혔지만, 이후 훨씬 더 늘어난 사상자 수치를 발표했다.
AFP 통신은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곳에서 불길과 연기 기둥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알 카비 장관은 사고 원인에 대해 "이는 단순한 사고일 뿐, 사보타주(파괴 공작)나 적대적 성격을 띤 행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 중 하나인 카타르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세계 에너지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알 카비 장관은 "내수용 가스는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우리의 가스 수출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인근 해상 가스전에서 생산된 LNG를 끌고 와 액화한 뒤 세계로 수출하는 세계 최대의 LNG 허브다.
면적이 295㎢에 달하는 라스라판 산업단지에는 LNG 처리 시설뿐만 아니라 LNG 저장시설, 콘덴세이트 분리 시설, 정유소 등 다양한 가스·석유 관련 인프라도 집적돼 있다.
사고가 발생한 바르잔 공장은 하루에 약 14억 표준입방피트(SCF)에 달하는 판매용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카타르는 이를 주로 현지 전력 생산과 아라비아반도 사막 지대에 있는 해수 담수화 공장을 가동하는 데 사용해왔다.
이번 폭발 사고는 이란의 공격에 운영이 중단된 라스라판 산업단지 설비를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전쟁 와중에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잇따라 이란의 드론 공격에 큰 피해를 봐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국영 기업인 카타르에너지는 기존 LNG 계약 이행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당시 카타르에너지는 이란의 공격에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카타르 전체 LNG 수출 역량의 17%가 감소하고 파괴된 시설 복구에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카타르는 세계 3위 LNG 수출국이다.
카타르의 'LNG 심장' 격인 라스라판 산업단지는 글로벌 LNG 공급량의 약 20%를 담당해왔다. 여기서 생산되는 LNG의 90%가 아시아 시장으로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카타르에서 총 697만t의 LNG를 수입해 전체 LNG 수입(4천672만t)의 14.9%를 카타르에서 들여왔다. 이는 호주(31.4%), 말레이시아(16.1%)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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