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심공략’ 메시지 경쟁 가열…친청 “송영길 자제해야”, 宋 “정체성 조화시켜야”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6.21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거취 표명이 임박했단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간 신경전이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오는 8월 17일(이하 한국시간)로 예정된 전당대회는 정 대표에 맞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가 손을 잡으면서 친청(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친명(친이재명)계가 맞붙는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벌써 친청계와 비당권파는 상대 진영에 견제구를 날리며 당심을 선점하려는 '메시지 경쟁'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정 대표의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2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가 정 대표를 향해 '대통령과 맞서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한 점을 놓고 "과도하게, 특히 당원과 지지자들이 보실 때 잘못 해석될 수 있는 표현들은 당의 중진이시고 하니 조금 자제하시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송 전 대표가 정 대표가 전대에 출마하면 자신도 나오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는 "대단히 많이 우습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며 "왜 그게 연결돼 있느냐. 제 상식으론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송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정 대표와 김 총리) 두 분이 싸우게 되면 정치적으로 너무 긴장이 고조되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출마를 정 대표의 거취 결정에 연동하겠단 뜻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진보 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이라크 전쟁에 파병한 사례 등을 거론하며 "돌이켜보면 우리끼리 상처를 내다가 결국 노 대통령을 지키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것을 다시 반복해선 안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이 되면 국민 전체를 통합해야 한다"며 "우리의 정체성만으로 왜 이렇게 하느냐고 하면 약간의 마찰이 있는데, 그걸 잘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여당 대표의 정치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에는 정 대표가 개혁적 성향을 앞세워 친노(친노무현)를 비롯한 진성 당원층에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노 전 대통령의 탈(脫)이념 행보와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노선 간 접점을 부각해 당심을 선점하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잠재적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검찰개혁의 마지막 과제인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됐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완 수사권의 티끌마저 없애야 한다"며 "검찰개혁의 마침표는 보완 수사권 완전 폐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자신을 지지하는 당원들이 즐겨찾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회의 발언을 직접 올린 뒤 "보완수사권 전면폐지, 동의하시면…1번!"이라고 적었다. 1번의 의미에 대해선 부연하지 않았다.
김 총리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저는 오래전부터 일관되게 보완수사권 폐지가 옳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검찰개혁추진단에도 폐지를 원칙으로 해 입장을 정리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도 여러 번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을 믿지 못한다는 국민 여론이 상당하니 국회로 논의를 보내서, 폐지로 결론이 나면 그대로 가도 괜찮다고 (이 대통령이) 생각하고 계신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정 대표가 보완수사권 이슈를 내세워 '당심 결집'을 시도하자 김 총리 역시 폐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개혁 이슈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단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송 전 대표의 경우, "이 문제는 새 당 지도부와의 숙의를 통해 9월 국회에서 정리해야 될 것이 아니겠느냐"면서 '속도 조절론'에 무게를 실었다.
당내 일각에선 전날 임명된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 문제가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왔다. 한 수석이 과거에 문재인 정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력이 있다는 점 등이 알려지며 강성 당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촉발됐다.
다만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전반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한다'는 입장 속에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강준현 수석 대변인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한 수석 발탁은) 사법개혁과 실용이라는 이 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을 잘 구현한 인선"이라며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 역시 "강성 지지층끼리 치열하게 공방이 계속되는 것 같다"면서도 "(청와대) 수석들은 (대통령의) 비서이니까 논평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옛 친문(친문재인)계인 고민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초를 겪어야 했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청와대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고 썼다.
정 대표는 오는 24일께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24일 최고위원회와 26일 당무위원회를 차례로 열고 전대 준비위(전준위) 구성 절차를 밟는 데 따라 거취를 정리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관련, 강 수석 대변인은 "당 대표는 출마 여부에 대해 판단하실 것 같고, 출마한다면 언제 사퇴할지도 본인 의사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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