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암병원에서 김순자(왼쪽)씨가 주치의 임선민 종양내과 교수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제공]
폐암의 80~85%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은 흡연 외에도 가족력이나 대기오염, 석면·라돈 노출, 유전자 변이 등으로 발병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 동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40~50%에서 특정 유전자(EGFR)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교수는 “두 약제(렉라자, 리브리반트)를 함께 쓰면 암세포의 성장을 여러 경로에서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약을 쓰다 보면 일부 환자에게 내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 경로를 모두 겨냥한 병용요법은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내성에 따른 암 진행은 억제할 수 있다고 임 교수는 부연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2019년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김순자(67)씨가 그런 경우다. 이날 인터뷰에 동석한 김씨는 병용요법을 하며 해외여행을 다니고 등산도 즐기고 있다고 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약을 챙겨 먹는 것 외엔 보통 사람들과 다름없이 생활하고, 주변에선 제가 환자인지 모를 정도로 건강하게 지낸다”고 그는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비소세포폐암은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임선민 교수(이하 임): “폐암은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되는데, 세포가 작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은 여성이나 비흡연자에게도 선암 형태로 흔히 발생합니다. 특히 동양인 여성 비흡연자에게서 암 발생과 관련한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요. 비소세포폐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10가지 이상 알려졌는데, 그중 하나가 EGFR 유전자입니다. 때문에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되면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필수예요.”
-병용요법은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임: “3세대 표적치료제를 단독으로 쓸 경우 18~20개월 동안 치료 효과가 나타나다가 내성이 생길 수 있어요. 새로운 유전자 변이가 생기거나 암세포가 변화하면서 효과가 덜해지는 겁니다. 특히 MET 유전자가 내성 발생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치료 효과는 높이면서 내성 발생은 억제하기 위해 암이 진행되는 여러 경로를 동시에 공략하는 병용요법이 나오게 된 겁니다.”
-여러 가지 병용요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임: “EGFR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에선 3세대 표적치료제를 기반으로 다양한 병용요법 전략이 활용되고 있어요.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화학항암제 병용요법,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대표적이에요. 저는 렉라자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데이터에 좀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이 47.5개월로 보고된 반면, 렉라자 병용요법은 현재까지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어요. 2020년경 시작한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생존해 있기 때문입니다. 내성과 관련해서도 오시머티닙 병용요법은 내성 기전이 여전히 관찰되지만, 렉라자 병용요법은 치료 후 내성이 발생하더라도 그 기전이 단순할 가능성이 높아요. 암세포의 추가 변형이 복잡하지 않아 좀 더 수월하게 후속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뜻입니다.”
-7년째 치료받고 있는 김순자씨 상태는 어떻습니까.임: “현재는 완전관해(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음) 상태로, 거의 완치에 가까운 수준으로 질환이 잘 조절되고 있어요. 처음에는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치료하다 효과가 좋아서 1년 6개월 전에 렉라자만 쓰는 단독요법으로 전환했습니다.”
김순자씨(이하 김): “7년 전 건강검진에서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았을 때 막막했죠. 연세암병원 의료진 권유로 렉라자 병용요법 임상시험에 참여했습니다. 병용요법을 하면서 두피와 손·발톱 주변에 붉은 염증이 생기고 진물이 나는 부작용도 있었어요. 겨울에도 슬리퍼를 신어야 할 정도로 발톱 통증이 심했지만 지금은 그런 증상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폐암 진단받았던 것을 아는 지인들이 놀랄 정도로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
변태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