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막판 고심…포고령 공지한 前국방부 대변인도 기소 가닥
▶ 일주일새 18명 기소 ‘헤비테일 전략’…공소 유지 우려 목소리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 수사 종료를 앞두고 막판 무더기 기소에 나설 전망이다.
17일(이핳 한국시간)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수사 기한인 23일까지 기소 대상자들을 선별해 재판에 넘긴 뒤 24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지난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 등 18명을 기소한 데 이어 남은 한 주 동안 20여명을 추가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몰아서 재판에 넘기는 것을 두고 공소 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우선 관저 이전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정점'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기소가 남아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공사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관저 이전 공사를 수주하도록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디올 의류 등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공사 업체 선정부터 공사 과정까지 지속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21그램 김태영 대표에 대한 기소도 이번 주 중 결정될 예정이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외압 의혹, 통일교 원정도박 수사무마 의혹과 관련해선 5명 안팎을 기소할 계획이다.
이는 특검팀이 한 차례도 신병 확보에 나서지 않은 사건들이다.
특검팀은 양평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접 처분할지 이첩할지 막판까지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일에는 김건희특검팀 조사 대상이던 국토부 김모 과장에게 수사 정보를 흘려준 혐의로 현직 경찰관 이모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김 과장은 인수위원회에 파견됐을 당시 대안노선 검토 지시를 한 인물로 지목돼 김건희특검팀 수사선상에 올랐다.
그는 고등학교 선배인 이씨에게 지난해 10월 특검팀 수사 정보를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이씨는 특검에 파견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 관련 정보 등을 확인해 김 과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과장은 이씨와 통화한 뒤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 국토부 사무실로 이동해 이메일을 삭제하고 일부 자료를 다른 장소로 옮겼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다만 김 과장은 "삭제한 이메일은 특검에 먼저 이야기해서 복구했고 양평고속도로와 관련 없다는 것을 특검이 확인했다"며 "오히려 인수위 기간 사용한 PC를 특검이 가져가지 않아 직접 보내줬고 당시 국토부 직원들과 주고받은 메일 1천100여건도 특검에 먼저 알려주면서 압수하라고 요청했다"고 증거 인멸 의혹을 반박했다.
김 과장은 대안노선 검토도 지시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내란특검에서 불기소 처분한 조성현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에 대해서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령은 계엄 당시 국회로 이동하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취지로 지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국훈장 삼일장을 받았다.
그러나 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진우 전 사령관의 국회 출동 지시를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하고, "진압봉을 챙겨 투입하라. 임무는 국회 내부 인원을 끌어내는 것"이라고 지시하는 등 계엄에 가담했다고 보고 혐의를 적용했다.
조 대령이 계엄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다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 태도를 바꿨다는 것이 특검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국가정보원이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을 비롯한 국정원 정무직들도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은 국정원이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요청을 받고 1차장 산하 부서를 통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를 만났다고 보고 있다.
이 외에도 계엄 선포 당시 국정원이 국군방첩사령부 및 경찰청과 컨택포인트(연락망) 구축을 시도하고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 조사관 파견을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에 대한 기소는 기존 내란특검의 판단을 뒤집는 것이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 대령과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증언해왔던 만큼, 현재 진행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재판에서 이들의 진술 신빙성이 공격당할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강호필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도 내란특검은 계엄 당시 구체적 임무를 수행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종합특검은 지난 14일 강 전 사령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같은 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도 방첩사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현 여권과 접점이 있는 군 인사의 명단을 정리한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토대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하게 활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비상계엄 당시 국방부 출입기자단에게 포고령을 문자로 전송한 전하규 전 국방부 대변인과 전 합참 공보실장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후 계엄상황실로 향했던 이른바 '계엄버스'에 탑승한 김상환 전 육군 법무실장 등도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선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면담 강요 혐의로 입건하고 기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법원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황유성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연철 전 해병대사령부 방첩부대장도 'VIP 격노설'을 은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은 이들에 대해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은 수사 기간 번번이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리한 수사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검팀이 지금까지 청구한 구속영장 20건 중 13건이 기각됐다.
영장 기각률은 65%로, 내란특검팀 46.1%(13건 중 6건)나 김건희특검팀 31%(29건 중 9건)와 비교하면 높은 편이다.
채상병특검팀의 영장 기각률은 90%(10건 중 9건), 지난해 검찰 전체 구속영장 기각률은 21.1%다.
당초 특검팀은 공소 유지 인력이 부족하다 는 이유로 수사 막바지에 사건 처분을 집중하는 '헤비테일 전략'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숫자를 막판에 몰아서 기소하면서 향후 공소 유지와 혐의 입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검 파견 경험이 있는 검사는 "마지막 주에는 불기소 처분 및 이첩할 사건을 정리하고 공소 유지 계획을 세우기도 바쁘다"며 "아직 수사를 마치지 못했다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검은 수사 종료를 10일 남겨둔 지난 13일에도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찰청 기조부장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관련해 대검과 일선 검찰청을 압수수색 했다.
지난 2월 출범한 특검팀은 두차례 연장을 거쳐 150일간 3대 특검 잔여 사건을 수사했지만 기한 내 수사를 마치지 못했다.
이후 국회에서 특검법을 개정해 3차 연장이 가능하게 했고 총 180일 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향후 공소 유지를 위해 5년 이상 법조 경력을 지닌 변호사를 대상으로 특별수사관 채용도 진행 중이다.
법무부에서도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특검팀 파견 검사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공소청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있고 공소 유지 업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탓에 지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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