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지니아주 애쉬번(Ashburn)에 위치한 ‘US East 1’로 알려진 아마존 웹 서비스(AWS) 데이터 센터의 항공 사진(왼쪽).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HPE 디스커버 라스베이거스 2026’에서 인공지능 및 고성능 컴퓨팅 워크로드를 지원하도록 설계된 모듈형 데이터 센터인‘HPE AI Mod POD’를 살펴보고 있다.<로이터>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한국에 기회의 문이 열렸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은 자본, 건설역량, 글로벌 신뢰도를 갖춘 대기업에 적합하다.”
“현지 규정을 파악하고 허가를 확보하며 규정 준수를 충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려면 현장 기반의 실무 역량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의미 있고 지속적인 입지를 확보하려는 모든 적격 한국 기업에게는 공개 상장을 통한 현지 자본 기반 구축이 필수적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세계 경제의 지형이 AI(인공지능)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그 격전의 최전선은 다름 아닌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단순한 데이터 저장소를 넘어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는 이곳은, 현재 전례 없는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고성능 칩 도입으로 인한 전력 밀도의 한계, 미 전역을 덮친 심각한 전력 부족 사태, 그리고 주(State)별로 파편화된 규제 장벽은 기존의 시장 문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위기이자 동시에 전에 없던 기회다. 이 급박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어떤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미국 빅테크 기업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치밀한 진출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 지미 리 전 메릴랜드주 특수산업부 장관에게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 성공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세계 경제가 급변하고 있다. 미국의 첨단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경쟁적으로 달려가고 있다.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적 선택은 뭐라 생각하나?
⇒글로벌 권력은 점점 기술과 에너지의 통제력으로 정의되고 있다. 반도체, 인공지능, 데이터 흐름, 클라우드 인프라, 그리고 안정적 대규모 전력 공급이 그 핵심이다. 한국은 전략적 전환점에 서 있으며 경제적 미래는 이러한 산업들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진로가 미국의 정책, 자본, 인프라 및 현장 실행 역량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고 말한다. 성공은 기회가 열릴 때 이를 신속히 현장에서 실행으로 전환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미국의 정책은 AI와 국가 안보를 점점 더 연계하고 있으며, 동맹 기반의 AI 협력은 명시된 우선순위로서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전략적으로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뭔가?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AI, 클라우드, 디지털 전환으로 급성장 중이다. 그러나 전력이란 큰 문제에 봉착해 있다. 제안된 프로젝트의 70% 이상이 전력 부족으로 실제 건립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이 확보된 토지’가 가장 가치 있고 희소성 있는 자산이 되었다.
▲한국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개발에 참여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데이터센터 개발은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보여준다. 하이퍼스케일 용량에 대한 수요는 공급을 훨씬 초과하며, 진입을 위해서는 거시적 환경에 대한 명확한 이해, 신속한 현지 실행, 충분한 자본, 기술 전문성,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신뢰가 필요하다. 이미 이러한 위험을 감수한 미국의 현지 개발자들은 외국의 역량 있는 기업들에게 공동 개발 파트너로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 데이터 센터 시장 진출은 대기업들에게만 열려 있나?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은 자본, 건설역량, 글로벌 신뢰도를 갖춘 대기업에 적합하다. 한국의 건설, 자본 역량을 지닌 대기업이 주요 대상이다.
다만 대규모 개발에는 배터리, 케이블, 변압기, 냉각장치, 수퍼커페시터 등 다양한 장비가 필요하다. 기술과 납품 능력을 갖춘 중소기업들도 공급망 참여 기회가 있다.
▲시장이 열려 있다지만 한국 기업들의 진출은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 부족, 정책과 실행 문제 등 쉽지 않은 현실에 놓여 있다.
⇒많은 외국 기업들은 규제와 실행 사이의 간극에서 좌절한다. 현지 규정을 파악하고 허가를 확보하며 규정 준수를 충족하고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려면 현장 기반의 실무 역량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이 없으면 정책에 따른 기회는 접근 불가능한 상태로 남는다.
한국 기업들은 그 격차를 해소할 좋은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 한국의 글로벌 평판과 시장 점유율은 신뢰와 수요를 창출하지만, 평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의적절하고 단호한 참여가 필요하다. 과거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현지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금융 거버넌스 구조의 미흡으로 실패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현지 파트너가 중요하며 뒤늦게 진입할 때는 비용과 사양이 이미 상승해 있고 기대 수익은 감소해 있을 것이다.
▲자본력이 부족한 한국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려는 모든 한국 기업이 직면한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과제는 자본 접근성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나 제품을 보유했더라도 미국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으면 사업을 유지·확장하거나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없다. 많은 한국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미국 진출 후 성장이 정체되었다. 반면, 미국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기업은 그렇지 못한 기업에 비해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한다. 한국 기업들이 나스닥을 포함한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상장이 왜 중요한가?
⇒공개 상장은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미국 자본시장으로부터의 중요한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기업이 충분한 자금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하고 규모 있게 운영하며 미국·유럽 경쟁사들과 경쟁하고 다른 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이다.
요컨대 미국에서 의미 있고 지속적인 입지를 확보하려는 모든 적격 한국 기업에게는 공개 상장을 통한 현지 자본 기반 구축이 필수적 전략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 기회는 대기업뿐 아니라 미국 진출을 원하는 모든 한국 기업에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동 개발의 기회가 있나?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려 있다. 현지 컨소시엄이 수 년 간의 작업을 통해 토지, 전력, 허가, 네트워크 등을 확보해 두었다. 한국 기업이 참여하면 하청업체나 수동적 투자자가 아닌, 공동 개발자로 함께 할 수 있다.
즉시 적용 가능한 사례로는 중서부에 준비된 부지가 있다. 이 부지는 현장 내 송전 설비, 가스 저장 시설, 이중 경로 광케이블, 그리고 모든 필요한 허가를 갖추고 있으며, 두 개의 운영 중인 하이퍼스케일 캠퍼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데이터센터용 전력 부족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러한 ‘전력 확보 토지’를 가장 희소성 있고 가치 있는 인프라 자산으로 지목한다. 이 컨소시엄은 한국 기업을 공동 개발 파트너로 찾고 있다. 참여가 늦어지는 기업은 가격 경쟁에 몰리거나 거래 자체를 놓칠 위험이 있다.
▲이 컨소시엄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 컨소시엄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신뢰하는 주요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토지, 송전망, 가스, 광섬유, 용수, 각종 인허가 등 신규 개발자가 확보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자산들을 이미 통제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한국의 대기업들에게 이상적인 파트너로 생각한다. 현지에서 확보한 풍부한 자산과 신뢰성을 제공하고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와도 부합하며, 국제 고객(오프테이커)을 유치할 수 있는 글로벌 건설사와 협력해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적으로 필수화되는 과정에서 함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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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리(Jimmy Rhee)는 서울에서 태어나 12세 때 도미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MAS/MBA를,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다녔고 스탠퍼드 대학교 개발센터에서 전문 에너지 자격증을 취득했다.
버지니아주 상무부 차관보, 메릴랜드 특수산업부 장관을 지냈다. 그는 주요 글로벌기업에 시장 진입에 대해 자문했으며 미국, 한국, 인도의 중견 기업들의 상장 지원도 했다. 현재 메릴랜드주 에너지 투자 펀드 의장을 맡고 있으며 은행, 소규모 모듈러 원자로 회사(SMR), 스타트업 펀드, 셀링거 경영대학원 등 여러 기관의 이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RTO와 SPAC을 통해 국제 기업의 나스닥 상장을 돕는 월스트리트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연락처 (240)355-5175
jimmyrhee@outl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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