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금자리론 연체 5년새 5배 급증
▶ 1년 이상 연체액은 3.9배 증가
▶ 취약계층 초장기 주담대 연체도
▶ 0.7~0.8%대로 상대적으로 높아
▶ 소득 하위 20% 빚이 1670만원
▶ 부채 적지만 상환에 어려움 겪어
보금자리론 저소득층 연체율이 1%를 넘어선 것은 서민을 위한 정책대출조차 연체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 상품이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경기둔화와 맞물려 연체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서민, 실수요자 대상 상품이라는 점에서 취약차주의 상환여력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연체율은 소득 구간별로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연 소득 7,000만원 초과 차주의 연체율은 2020년 0.11%에서 이후 0.1~0.2%대를 유지하다 올 7월 0.31%를 기록했다. 반면 연 소득 1,000만원 이하 차주의 연체율은 2020년에도 1.48%에 달했고 이후 0.5~0.8%대로 하락한 뒤 올 7월 다시 1.01%까지 올랐다.
연체가 장기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1년 이상 연체액은 2020년 384억 원에서 올 7월 말 1482억 원으로 3.9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6개월 이상 연체액은 551억 원에서 2303억 원으로 4.2배, 3개월 이상 연체액은 710억원에서 3,022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월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만기를 늘린 초장기 주담대에서도 저소득층의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올 7월 말 40·50년 만기 보금자리론의 연체율은 연 소득 1,000만원 이하 차주가 0.72%, 1,000만원 초과~3,000만원 이하 차주가 0.89%였다. 1,000만 원 이하 차주 연체율은 지난해 말 1.14%까지 상승했다. 반면 7월 말 6,000만원 초과~7,000만원 이하 차주 연체율은 0.26%, 7,000만원 초과 차주는 0.33%에 그쳤다.
저소득층의 높은 연체율은 단순히 집값 대비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만으로 보기도 어렵다. 통상 LTV가 높을수록 연체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지만 지난해 40·50년 만기 보금자리론을 이용한 연 소득 1,000만원 이하 차주의 평균 LTV는 51.3%로 7,000만원 초과 차주(67.9%)보다 오히려 16.6%포인트 낮았다. 집값에 비해 빌린 돈의 비중은 저소득층이 더 작았다는 뜻이다. 박 의원은 “담보가치 대비 대출 규모뿐 아니라 매달 원리금을 감당할 소득과 현금흐름을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계 전반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소득 하위 20% 가구의 평균 부채는 1,669만원으로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가장 낮았지만 연체가구 비율은 16.6%로 소득 상위 20% 가구(3.0%)의 5배를 웃돌았다. 저소득층이 적은 빚을 지고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 상품인데도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은 차주의 소득과 고용 여건 악화, 생활물가 상승, 다른 대출의 원리금 부담 증가 등 가계의 전반적인 상환능력이 약화된 영향이 더 크다고 본다”며 “특히 장기연체가 증가한다면 단순히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넘어 차주의 상환능력이 구조적으로 약화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짚었다. 주금공 관계자도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연체율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상승기가 이어지면 취약차주의 상환여력이 추가로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과거에도 금리 상승기에는 보금자리론의 연체율이 시차를 두고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보금자리론 연체율은 2010~2012년과 2017~2019년 두 차례 금리 인상기에 상승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2020년부터는 연체율이 하락 안정화됐지만 최근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신규 차주의 금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보금자리론 금리는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연 4.94~6.92%)와 비교하면 상단이 1.7%포인트가량 낮다. 하지만 올 1월 연 3.90~4.20%와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상·하단이 모두 1%포인트씩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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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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