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만 3,100억달러 만기
▶ 공급 과잉·임대수요 둔화
▶ 연체·디폴트·압류 잇따라
▶ 가주, 뉴욕 이어 2위 규모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이제는 아파트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채와 부실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아파트 테넌트 유치 사인이 걸려있다. [박상혁 기자]
오피스와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압박해온 고금리와 대출 만기 문제가 이제 아파트 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아파트를 사들이거나 신규 건설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이제 훨씬 높은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다.
특히 2020~2021년 3% 안팎의 낮은 금리와 급등한 임대료를 배경으로 공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하고 건설했던 투자자들이 임대료 상승 둔화와 공급 과잉이라는 이중고를 맞고 있다. 대출 만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일부 사업자는 매각이나 대출 디폴트, 압류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21일 전국 아파트 소유주들이 향후 10년간 1조8,000억달러가 넘는 부채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570억달러가 2026~2028년에 만기를 맞는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출 만기 시점과 금리 수준이 동시에 겹친다는 점이다. WSJ에 따르면 2025년에는 약 3,100억달러의 아파트 관련 대출이 만기를 맞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어 2026년에도 약 3,000억달러, 2027년에는 약 2,230억달러가 추가로 만기를 맞는다. 2026~2028년 만기 물량만 약 7,570억달러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대출 상당수가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았던 2020~2021년에 체결됐다는 것이다. 당시 아파트 모기지 금리는 약 3% 수준까지 내려갔지만 현재 재융자 금리는 그보다 크게 높아졌다.
WSJ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한 아파트 사례를 소개하면서 기존 대출금리가 3.5%였지만 만기 이후 약 6% 수준으로 재융자해야 하는 상황을 전했다. 대출 규모가 큰 건물일수록 금리 차이가 현금흐름에 미치는 충격도 커질 수밖에 없다.
투자자들이 과거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아파트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는 임대료 급등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팬데믹 당시 전국적으로 아파트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했고, 오피스 시장이 재택근무 확산으로 타격을 받는 동안 다가구 주택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됐다.
그러나 신규 공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실률이 높아지고 임대료 인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실 징후도 뚜렷해지고 있다.
월가 은행 모건스탠리에에 따르면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CMBS)에 포함된 아파트 대출의 연체율은 2023년 10월 1%에서 올해 7.1%까지 상승했다. 주요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또 올해 만기 도래 대출 가운데 연장이 불가능하면서 부실 상태에 들어간 대출도 약 3%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WSJ가 전했다.
캘리포니아는 아파트 공급과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큰 만큼 부동산 부실 문제가 확대될 경우 영향을 받을 주요 지역 가운데 하나다.
2026년 6월 말 발표된 한 100% 다가구 주택 중심 상업용 부동산 대출채권담보부증권(CRE CLO) 거래에서는 뉴욕이 전체 담보의 27.4%로 가장 많았고 캘리포니아가 16.5%를 차지했다. 플로리다는 9.5%, 뉴저지는 10.8%였다. 또 2026년 7월 말 발표된 다른 CRE CLO에서는 다가구 주택과 호텔 등을 포함한 담보 가운데 캘리포니아가 17.6%로 가장 높은 주별 비중을 차지했다. 조지아가 13.8%, 플로리다가 12.3%였다.
결국 앞으로의 관건은 만기가 돌아오는 수천억달러의 대출을 소유주와 금융기관이 얼마나 원활하게 재조정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출 연장이 어려워질수록 손실 매각과 압류가 늘어나고, 반대로 금융기관이 만기를 연장하거나 조건을 조정하면 부실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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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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