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생활습관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연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소식(小食)’이다. 적게 먹는 것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오랫동안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아왔다. 실제로 쥐를 대상으로 한 여러 동물실험에서는 음식 섭취량을 제한한 쥐가 충분히 먹은 쥐보다 더 오래 사는 결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영장류와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험실에서 ‘충분히 먹은 쥐’가 과연 자연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쥐와 같을까?
실험실의 쥐들은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며 자연에서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 쥐는 본래 끊임없이 움직이며 먹이를 찾아다니는 동물이다. 따라서 활동량이 제한된 환경에서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장수의 비결은 단순히 ‘얼마나 적게 먹느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움직이고 어떻게 살아가느냐에도 있지 않을까.
사람에게도 지나친 과식이 비만과 여러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적게 먹는 것이 장수의 절대적인 비결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거나 TV 앞에서 음식을 먹으며 운동선수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한다면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이다. 반면 규칙적으로 식사하면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활동하는 사람에게는 몸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소식 자체가 아니라 균형이다.
세계 여러 지역에는 장수로 유명한 곳들이 있다. 그곳의 장수 노인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적게 먹는 것만으로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100세가 넘은 노인 가운데에도 밭일을 하고, 가축을 돌보고, 걷고,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일은 특별한 운동이 아니다. 삶의 일부이며,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이는 생활 그 자체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적절한 음식,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인 신체활동과 걷기, 그리고 깊고 평안한 숙면과 휴식은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낮 동안 부지런히 움직인 몸을 밤사이에 고요히 회복시키는 숙면이야말로 우리 몸과 마음의 활력을 지켜주는 소중한 양약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균형이 아닐까.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적당히 운동하며, 내 몸에 필요한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고, 밤에는 편안한 숙면으로 지친 몸을 다독이는 것. 지나친 욕심과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움직이며 삶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어쩌면 이러한 평범한 생활습관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장수의 비결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오랜 세월 건강하게 살아가는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다. 그분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것은 규칙적인 생활, 적당한 운동, 절제된 식습관, 충분한 휴식과 숙면, 긍정적인 마음, 부지런함 그리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너그러운 마음이다.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세계 여러 지역의 평균수명은 오늘날보다 훨씬 짧았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위생환경 개선, 영양상태의 향상으로 인간의 평균수명은 크게 늘어났다. 이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그리고 의미 있게 오래 사느냐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성경 창세기 6장 3절에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날을 ‘백이십 년’으로 말씀하신 내용이 나온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이를 미리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몇 년을 사느냐보다 주어진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 일 것이다.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듯이, 우리의 삶도 움직임을 멈추면 활력을 잃는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며, 밤에는 안식의 수면을 누리고,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건강한 장수에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도 필요하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삶.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을 가장 아름답게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오래 사는 것만이 장수의 목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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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애 식품영양 칼럼니스트,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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