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요거트·초콜릿 등 프로바이오틱스·폴리페놀 풍부
▶ 염증 감소·혈당 조절·장내 미생물 다양성 증가 효과
▶ 전문가들 “하루 1~3회 다양한 발효식품 섭취 권장”

[클립아트 코리아]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문화권에는 전통 음식 속에 발효식품이 존재한다. 요거트부터 사우어크라우트, 김치, 케피어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음식들은 미생물이 식품을 변화시켜 만들어진다. 발효는 냉장 기술이 발명되기 수천 년 전부터 식품을 보존하는 방법으로 활용됐으며, 독특한 맛과 식감을 부여하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발효식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영양학적 효능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들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발효식품 섭취가 염증을 줄이고 혈당 조절을 개선하며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 증가는 만성질환 발병 위험 감소와도 관련이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발효식품이 건강에 유익한 미생물인 프로바이오틱스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생물은 비타민 K와 비타민 B 같은 필수 영양소를 생성한다. 또한 단쇄지방산과 같은 건강 증진 화합물을 합성하며, 철분과 아연을 비롯한 다양한 미네랄의 생체 이용률을 높여준다. 일부 음식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소화가 더욱 쉬워지기도 한다.
만약 발효식품이 식단에 거의 포함되지 않는다면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또한 다양한 종류를 먹어보는 것이 좋다. 각각의 발효식품은 저마다 독특한 영양학적 이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발효식품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과 이를 더 쉽게 섭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발효식품이란 무엇인가
2021년 한 과학자 패널은 발효식품을 “의도된 미생물 성장과 식품 성분의 효소적 전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식품”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미생물에 의해 계획적이고 통제된 과정을 거쳐 변화된 발효식품과, 의도치 않게 미생물에 의해 변질된 부패 식품을 구분하기 위한 정의다.
전 세계적으로 수천 가지의 발효식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발효 유제품, 발효 콩류, 채소류, 와인, 사과주, 맥주 및 기타 음료들이 포함된다. 서구 국가에서 흔히 소비되는 발효식품 가운데 상당수는 살아 있는 미생물을 함유하고 있는데, 요거트, 콤부차, 케피어 등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요거트는 가열된 우유에 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와 스트렙토코커스 서모필루스 같은 박테리아를 첨가해 만든다. 이 미생물들은 우유 속 유당을 젖산으로 전환시키며, 이 과정에서 요거트 특유의 걸쭉한 질감과 새콤한 맛이 만들어진다.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발효식품을 섭취할 때 그 안에 들어 있는 박테리아는 소화 과정을 통과해 소장과 대장에 도달할 수 있다. 그곳에서 이들은 유익한 화합물을 분비하고 장내 병원균의 증식을 억제하며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을 변화시키는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모든 발효식품이 살아 있는 미생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초콜릿은 천연 효모와 박테리아를 이용해 카카오콩을 발효시켜 만든다. 이 과정은 우리가 사랑하는 진한 풍미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후 카카오콩을 로스팅하고 가열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은 모두 사멸한다. 커피 역시 일반적으로 원두가 발효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발효식품으로 분류된다.
적포도주와 마찬가지로 발효는 커피와 초콜릿의 풍미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워싱턴대학 메디컬센터 소화기 건강센터의 위장병 전문의이자 마이크로바이옴·영양학 전문가인 크리스 대먼 박사는 “싱글 오리진 커피나 초콜릿이 서로 다른 맛을 내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발효 방식과 그 지역에 존재하는 미생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초콜릿과 마찬가지로 커피에도 살아 있는 미생물은 없다. 원두를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식품은 여전히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대먼 박사에 따르면 이들 식품에는 폴리페놀이라는 천연 미량영양소가 들어 있으며, 발효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이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게 된다.
그는 “폴리페놀을 그대로 섭취할 경우 우리 몸은 이를 매우 효율적으로 흡수하지 못한다”며 “그러나 식품이 발효되면 폴리페놀은 생물학적 활성이 더 높고 생체 이용률이 더 우수한 화합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발효식품을 먹는 방법
대먼 박사는 하루에 최소 한두 번의 발효식품 섭취를 권장한다. 가능하다면 하루 세 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더욱 좋다. 또한 다양한 종류의 발효식품을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래야 여러 종류의 폴리페놀과 프로바이오틱스, 그리고 이들이 생성하는 부산물의 이점을 골고루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우어크라우트, 김치, 피클과 같은 일부 발효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고혈압이 있거나 저염식을 하고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일부 발효식품에 포함된 살아 있는 미생물이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사나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평소 즐겨 먹는 식사에 발효식품을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아침에 그래놀라나 시리얼을 즐긴다면 우유 대신 케피어를 넣어보자. 점심에 치즈버거나 채식 버거를 먹는다면 사우어크라우트나 김치를 토핑으로 추가할 수 있다. 저녁에 샐러드를 만든다면 사우어크라우트를 약간 곁들이고, 볶음요리를 만들 때는 김치를 올려 먹어보자.
간식이 필요하다면 감자칩, 크래커, 사탕 대신 과일을 곁들인 플레인 그릭 요거트 한 그릇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커피와 다크 초콜릿 역시 발효식품이라는 점을 기억하라고 대먼 박사는 말한다. 그는 “다크 초콜릿과 커피에는 살아 있는 미생물이 없지만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안의 폴리페놀은 훨씬 더 높은 생체 이용률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발효식품을 더 많이 먹는 5가지 방법
▲랜치 소스를 좋아한다면 ‘케피어 랜치 드레싱을 곁들인 부드러운 상추 샐러드’ 레시피를 시도해 보자. 우리가 기대하는 크리미한 질감과 풍부한 맛을 그대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마요네즈나 사워크림 대신 케피어를 사용해 장 건강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를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김치와 케일을 넣은 고밀도 빈 샐러드‘는 필자가 김치를 즐겨 먹는 가장 좋아하는 방법 중 하나다. 검은콩, 에다마메, 두부 덕분에 단백질이 풍부하며, 한 번에 많이 만들어 며칠 동안 보관할 수도 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더욱 깊어진다.
▲피클을 좋아한다면 ‘델리 스타일 발효 사워 피클’ 레시피로 직접 만들어보자. 필요한 것은 유리병과 오이, 생마늘, 천일염 같은 몇 가지 기본 재료뿐이다. 주방 조리대 위에서 며칠만 발효시키면 되며, 이후 냉장고에서 최대 한 달 동안 보관할 수 있다.
▲사우어크라우트를 핫도그에만 곁들여 먹는다면 다양한 활용법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안 드레싱과 사우어크라우트를 곁들인 바삭한 두부 커틀릿’ 레시피는 간단한 재료와 상큼한 풍미, 그리고 풍부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제공한다.
▲조금 색다른 음식을 원한다면 ‘김치를 곁들인 스틸컷 오트밀’ 레시피를 시도해 보자. 귀리와 버섯, 볶은 양파, 달걀 프라이를 조합해 깊고 감칠맛 나는 풍미를 만들어낸다. 아침, 점심, 저녁 어느 때든 즐길 수 있는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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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had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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