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수 USC 총장 본보 특별 인터뷰
▶ “AI 시대 선도하는 세계적 대학으로
▶ 혁신과 인간적 가치 함께 추구할 것”
▶ “한국 및 LA의 인재들과 협력 확대
▶ 한인 차세대, 더 큰 꿈 향해 도전하길”

김병수 USC 제13대 총장. [USC 제공]
미 서부를 대표하는 명문 사립대학 USC의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한인 이민자의 아들인 김병수 총장이 부모님의 모교인 USC 최초의 한인 및 아시아계 총장으로 지난 16일 공식 취임식을 가진 것이다. 김병수 총장은 본보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가치관과 리더십 철학을 되돌아보며,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면서도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키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USC를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특히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 연구와 혁신적인 교육, 한국 및 LA 지역사회와의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급변하는 세상에서 미래를 개척해야 할 한인 차세대들에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고, 그 누구도 그 믿음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하라”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결코 멈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김 총장과의 일문일답.
-USC 최초의 한인 총장으로 공식 취임한 소감은?
▲저와 제 가족에게 매우 뜻깊은 순간입니다. 저희 가족의 역사는 USC와 깊이 얽혀 있습니다. 부모님 두 분 모두 196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오신 뒤 USC 대학원에 진학하셨습니다. 부모님은 교육이 사람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힘을 믿으셨습니다. 그런 믿음을 새로운 세대의 학생들에게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USC 총장이 됐다는 것은 저에게 참으로 놀랍고도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지난 15개월간의 성과와 가장 큰 도전, 리더십을 통해 배운 점은?
▲저는 우리의 뛰어난 트로전(Trojan·USC 구성원) 공동체가 무척 자랑스럽고, 그들로부터 큰 영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15개월 동안 USC 전역의 교수진과 교직원, 학생, 동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가 있었으며, 이를 통해 이 대학을 특징짓는 뛰어난 인재들과 공동의 목표 의식에 대해 더욱 깊이 감사하게 됐습니다.
특히 우리가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대학 문화가 자랑스럽습니다. 2025년 시작된 USC의 ‘열린 대화 프로젝트’를 통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사려 깊고 존중하는 자세로 소통하도록 장려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넘어 다양한 아이디어와 관점을 탐구하도록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USC 전반에서 연구와 기술, 혁신 분야에 나타나고 있는 활발한 움직임에서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첨단 컴퓨팅과 인공지능(AI)부터 알츠하이머병과 암에 이르기까지, 사회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 분야의 인재들을 한데 모으고 있습니다.
저는 리더십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리더십이란 주의 깊게 경청하고, 적합한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며, 필요할 때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바탕에 윤리와 정직성을 두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3~5년간 USC의 최우선 과제와 비전은?
▲앞으로 큰 변화와 도전, 그리고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는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우선 과제는 USC가 가진 강점들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입니다. 학문 분야 간 협력을 더욱 쉽게 만들고, 지역사회와 산업계,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어느 한 분야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획기적인 성과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저는 USC가 세계에서 가장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세계와 가장 깊이 연계된 대학이 되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는 이러한 일을 앞으로 이어갈 지도자들을 양성하는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상이 요구하는 역량과 창의성, 인성을 갖춘 졸업생들을 배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USC가 보유한 폭넓은 학문적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교양교육 체계를 새롭게 구상해야 합니다. 저는 USC가 세계에서 가장 차별화된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대학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 모든 일을 우리의 ‘트로전 가치’(Trojan Values)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차이를 넘어 소통하며, 정직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또한 모든 구성원이 자신보다 더 큰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인간의 가치가 위협받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 시대에 USC가 인간적 가치를 수호하고 선도하는 대학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국 고등교육의 위기와 AI 시대에 USC의 대응 전략은?
▲USC는 고등교육이 직면한 도전들을 우리의 교육 및 연구 사명을 발전시키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AI를 활용하는 미래의 노동시장에 대비하도록 준비시키고, 실무 중심의 학습과 진로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실질적인 사회적 성과로 이어지는 연구와 발견을 가속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USC가 AI 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최근 USC에 세계적인 AI 인재들을 유치하기 위해 기부받은 2억 달러 덕분에 우리는 질병을 치료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들을 풀어나가며, 인간의 가치와 창의성을 증진하는 AI 관련 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학생들에게 필수적인 AI 활용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는 동시에, AI의 한계와 위험에 대해 비판적이고 윤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우리는 AI와 관련된 혁신적인 프로그램과 강좌들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USC는 앞으로 몇 년 안에 AI 분야를 선도하는 대학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궤도에 올라 있습니다.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리더십에 미친 영향과 한국·한인사회와의 협력 확대 방안은?
▲솔직히 그것이 부모님에게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제 성장 배경의 다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어릴 때부터 항상 스스로에게 매우 높은 기준을 적용했고, 주변 사람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성장했습니다.
저의 리더십 방식 역시 이러한 가치관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USC 총장으로서 저의 역할은 교육과 연구, 봉사를 통해 USC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다음에는 우리의 뛰어난 교수진과 학생들이 각자의 재능과 관점을 바탕으로 그 비전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것입니다.
한국은 문화와 기술 분야의 강국입니다. USC가 한국과 LA의 뛰어난 인재들과 협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인 차세대와 한인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젊은이들에게 호기심을 잃지 말고,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줄 알며, 자신의 가장 뛰어난 모습을 이끌어 내는 사람들과 함께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빼앗아 가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저는 부모님께서 제가 관심을 갖고 열망하는 일들을 추구하도록 격려해 주셨다는 점에서 매우 운이 좋았습니다. 심지어 그것이 저를 어디로 이끌어 갈지 전혀 알 수 없었을 때조차 부모님은 저를 응원해 주셨습니다.
오늘날의 젊은이들 역시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적응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꿈을 결코 멈추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