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트리머 하산 파이커는 엘리트인가? 하버드대 총장은 그저 평범한 노동자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혹은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억만장자들인가? 다시 말해, 도대체 누가 엘리트인가?
미국의 포퓰리즘 시대에 모든 사람은 자신이 제인 Q. 퍼블릭, 즉 평범한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며,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나라를 움직이는 부패하고 사리사욕에 빠진 내부자들에 맞서 싸우는 투사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리고 자신이 그런 내부자 가운데 한 명이라고 인정하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보수 성향의 의원들은 정부와 기업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좌파 성향 언론인과 학자, 활동가, 관료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골리앗 집단사고’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다윗으로 자신들을 자리매김한다. 좌파 역시 자신들이 약자라고 확신하지만, 자신들이 증오하는 엘리트를 백인 남성 중심의 권력 구조로 규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기업과 초부유층으로 규정해야 하는지를 놓고 격렬한 내부 논쟁을 벌이고 있다.
자유주의를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체 ‘디 아규먼트’가 지난 7월 말 등록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사람들은 후자의 정의를 가장 쉽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에게 억만장자는 엘리트에 해당했고 유명인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업 경영진과 정치인들도 아마 엘리트에 해당했다. 그러나 대학 교수와 언론인은 엘리트로 보지 않았다. 그렇다면 지난 수년 동안 엘리트 기관들이 극좌로 급격히 기울었다고 비판해 온 우리 같은 사람들은 틀렸던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내 생각에는 우리가 5년 전에는 옳았다. 미국에는 하나의 엘리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엘리트가 존재한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든 대중은 그중 일부에 대해 크게 분노한다. 다만 그 대상이 과거에 분노했던 엘리트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지금은 ‘워크(woke)’ 성향의 미디어보다 부의 문제가 훨씬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 이유 중 일부는 내가 최근 칼럼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고 미디어 환경이 파편화되면서 전통 언론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이번 예비선거 시즌에 내가 본 모든 민주당 선거 광고도 분명 그런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모두 세 가지 주제를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와 싸우고,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비 부담을 낮추며, 억만장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디 아규먼트의 여론조사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본 뒤 나는 과연 체계적인 ‘반엘리트 정치’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신하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엘리트에 진정으로 집착하는 사람들은 다른 엘리트들일 뿐이며, 반엘리트 정치는 흔히 안경을 쓰고 가짜 콧수염을 붙여 변장한 ‘엘리트 내부의 정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가장 놀라운 결과는 유권자들이 엘리트들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뚜렷한 인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자인은 이렇게 썼다. “유권자들은 엘리트들이 평범한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는 모든 것을 믿고 있다고 생각한다. 엘리트라는 것은 곧 평균적인 미국인과 정반대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유권자들은 여론조사에서 엘리트란 대부분 부자들과 기업 경영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엘리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미국 기업 대부분을 국유화하는 방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답했다.
오늘날 엘리트를 칭찬하는 것은 유행에 맞지 않는 일이 됐지만,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에게는 엘리트가 필요하다. 복잡한 현대사회를 단순한 거수투표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다. 대중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을 너무 많이 동시에 원한다. 예를 들어 정부 지출은 늘리고, 재정적자는 줄이고, 억만장자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를 원한다. 어떤 집단의 사람들은 이것이 수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이해할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동시에 받아들일 만한 타협안을 협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권력을 가져야 한다.
견딜 만한 수준의 타협에 도달하려면 이 나라의 다양한 엘리트들이 대중의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엘리트들이 엘리트들끼리 벌이는 싸움에서 스스로 절제할 필요가 있다. 대중이 그들의 싸움을 효과적으로 심판할 만큼 자세히 지켜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중은 불법 이민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일 때 그것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이민 규정이 농산물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지 못한다. 대중은 범죄가 줄어들기를 원하고 사법제도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는 것은 안다. 그러나 판사들이 특정 종류의 증거를 배심원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알지 못한다. 대중은 안전한 비행기, 다리를 편하게 뻗을 수 있는 안락한 좌석, 최소한의 여행 지연, 저렴한 항공권을 원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항공 안전이나 항공사 운영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것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엘리트들은 단순히 서로 논쟁을 벌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엘리트 권력을 규제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 자체를 상대로 전면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 그것이 자신들을 권력에 단 1인치라도 더 가까이 데려다줄 수 있다면, 그들은 법원의 구성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언론을 검열하며, 학문의 자유를 제한하고, 검찰권을 이용해 정치적 반대자들을 박해하거나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부인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엘리트들이 평범한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그렇게 할 것이다.
대중이 이런 주장들을 얼마나 믿고 있는지는 나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엘리트들이 계속해서 이런 주장을 대중에게 팔려고 하는 한,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를 갈가리 찢어놓게 될 것이라는 사실만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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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매카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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