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 주변 소음속 대화 어렵고 TV 볼륨 높이면 의심
▶ 이명·비슷한 단어 구별 어려움도 초기 징후
▶ 85데시벨 이상 반복 노출 땐 청력 손상 위험
▶ 갑작스러운 난청·통증·어지럼은 즉시 진료를

[클립아트 코리아]
약 3년 전, 라이언 아놀드(46)는 식당이나 주변 소음이 많은 붐비는 공간에서 대화를 따라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했다. 시카고 WXRT-FM(93.1)의 전 방송인이자 현재 디소토 앤드 스테이트 커뮤니케이션스의 창립자 겸 사장인 아놀드는 “특히 상대방이 나를 바라보지 않고 말할 때 말을 다시 해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점점 많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사이 청력 저하는 더욱 뚜렷해졌고, 이명이라고 불리는 귀에서 지속적으로 울리는 소리도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대화를 이어가는 것 역시 점점 까다로워졌다. 그는 “어떤 소리는 또렷하게 들리는 대신 끊겨서 들리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정말 웅얼거리며 말하는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사람들이 웅얼거리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단지 자신이 그들의 말을 듣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일부 청력 손실은 나이가 들수록 흔해진다. 18세 이상 미국인의 약 15%가 어느 정도 청력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그 비율은 65세 이후 약 33%로 높아지고 75세 이후에는 거의 50%에 달한다.
청력 손실의 징후가 항상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한 한 빨리 이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력 손실은 인지기능 저하 및 사회적 교류 감소와 연관돼 있으며, 이는 나이가 들면서 뇌 건강과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메이요 클리닉 의대의 청각학 부문 책임자인 제이미 보글 교수는 “잘 듣지 못할수록 친구나 가족과 외출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그리고 우리는 사회적 고립이 인지기능 장애와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력 손실은 흔히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소음이 심한 작업장이나 콘서트, 큰 소리로 듣는 헤드폰에 노출되면 귀의 섬세한 부분에 손상이 누적될 수 있으며, 나이가 많을수록 귀가 견뎌온 부담도 많다. 고혈압과 특정 약물(일부 항생제, 항암제 및 호르몬 치료제 등), 심지어 흡연과 간접흡연을 비롯한 다른 요인들도 청력 손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 청력 손실의 징후노화 또는 귀의 손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청력 손실 징후는 다음과 같다.
▲주변 소음을 걸러내기가 어려워진다: 식당처럼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붐비는 장소에서 가까이 있는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더라도 그 사람의 말을 듣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글은 설명했다. 전화 통화나 높은 음역대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도 있다.
▲TV나 라디오 볼륨을 더 높인다: 조용한 환경에서도 TV나 듣고 있는 음악의 볼륨을 자신도 모르게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글은 말했다.
▲귀에서 울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보글 교수는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전에는 듣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명은 윙윙거리거나 ‘쉿’ 하는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으며 증상의 심각성도 매우 다양하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변화를 알아차린다: 예전처럼 말을 잘 듣지 못한다고 가족이나 배우자가 지적한 것을 계기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고 보글은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웅얼거린다고 생각한다: 또는 사람들에게 말을 다시 해달라고 자주 부탁한다. 청각학자인 캐슬린 월리스는 이것이 소리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명료도의 문제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청력 손실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를 구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sat, fat, that, cat, hat, chat’처럼 비슷하게 들리는 단어 가운데 어떤 단어를 상대방이 말했는지 뇌가 문맥상의 단서를 이용해 빈틈을 메우고 판단할 때도 있다. 하지만 항상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며, 이런 과정은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할 수 있다고 월리스는 말했다.
■ 지금부터 청력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노화와 관련된 청력 손실을 멈추거나 늦출 수 있는 치료법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 남아 있는 청력을 보호하는 것이다.
우선 헤드폰을 착용할 때 볼륨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월리스는 말했다. 안전한 청취 수준은 약 70데시벨이다. 85데시벨 이상의 소리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청력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볼륨이 그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설정하거나 지나치게 높은 볼륨으로 너무 오랫동안 듣고 있을 때 알림을 받도록 설정할 수 있다.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는 언제든 귀마개 착용을 고려해야 한다. 어느 정도가 ‘시끄러운’ 환경일까? 월리스는 “상대방이 내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소리를 질러야 하는 장소에 있다면 청력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는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많은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는 위험할 정도로 시끄러운 환경에 있을 때 경고를 보내준다. 이는 콘서트나 결혼식에 있을 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전동공구를 사용할 때나 영화관, 단체 운동 수업, 잔디를 깎을 때도 해당한다. 보글 교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청력 손실이 더 진행되는 것을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약국에서 살 수 있는 폼 형태의 귀마개는 모든 소리를 먹먹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때로 ‘뮤지션용 귀마개’라고 불리는 고음질 귀마개(high-fidelity ear plugs)는 소리의 크기는 낮추면서 음악과 말소리는 또렷하게 유지해준다.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구입해 자신에게 잘 맞는지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더 비싸지만 소음이 심한 환경에 자주 있다면 맞춤 제작한 고음질 귀마개가 가장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귀마개나 귀를 덮는 형태의 청력 보호 장비를 구입한다면 연방 환경보호청(EPA)이 개발한 ‘소음감소등급(NRR)’을 확인해야 한다. 월리스는 “기본적으로 귀마개가 얼마나 많은 소음으로부터 귀를 보호해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보글 교수는 NRR이 일반적으로 0~35데시벨 범위이며 숫자가 높을수록 보호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기톱을 사용하는 것과 같이 특정한 고소음 환경에서는 전문가들이 두 가지 보호 장비를 함께 사용할 것을 권한다. 즉, 귀 안에 착용하는 보호 장비와 귀 바깥을 덮는 보호 장비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보글은 “이렇게 하면 절대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보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력 보호 장비는 귀마개의 경우 최대 33데시벨, 귀덮개나 귀를 덮는 보호 장비는 최대 31데시벨까지 소리를 줄일 수 있다. 흔히 접하는 큰 소음의 크기를 살펴보면 이런 장비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구급차 사이렌: 130데시벨 ▲록 또는 팝 콘서트: 120데시벨 ▲자동차 경적: 110데시벨 ▲핸드 드라이어: 100데시벨 ▲헤어 드라이어: 90데시벨.
대부분의 청력 손실은 서서히 진행되지만 갑작스러운 청력 변화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속하게 치료하면 청력 손실을 되돌릴 수도 있다.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은 의학적 응급상황이며 신속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청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갑자기 귀에서 울리거나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는 경우 ▲갑작스러운 청력 손실, 특히 한쪽 귀에서만 발생하는 경우 ▲갑작스러운 귀 통증 ▲귀에서 어떤 종류든 액체가 흘러나오는 경우 ▲어지럼증.
바로카스 역시 청력 변화에 대해 의사와 상담했다. 주치의는 청력검사를 실시한 뒤 그를 청각전문가에게 의뢰했고, 검사 결과 양쪽 귀의 동일한 음역대에서 청력이 손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콘서트에서 청력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등 청력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또한 가족과 친구들의 도움도 받고 있다. 바로카스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옆을 보거나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서 말하지 말고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면 상대방의 얼굴과 입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놓치는 단어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생활방식에도 다른 작은 변화를 줬다. “단어를 놓치는 경우가 생기면서 TV를 볼 때 자막을 켜기 시작했다. 또 야외 좌석이 있는 식당에서 식사할 때는 항상 야외 좌석을 선호한다. 대화를 방해하는 주변 소음이 더 적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보청기를 구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해 잃어버린 청력의 일부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월리스는 “스스로 경도에서 중등도의 청력 손실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일반의약품(OTC) 보청기가 있으며, 더 심각한 청력 손실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처방 보청기도 있다고 말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청력검사에 대해 공식적인 권고 기준은 없지만 건강검진을 받을 때 청력검사를 요청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청력에 대해 걱정하지 않더라도 60세까지는 적어도 한 번 청력검사를 받을 것을 흔히 권고한다. 이렇게 기준이 되는 수치를 확보해두면 이후 의료진이 청력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월리스는 언젠가는 청력검사가 혈압을 측정하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검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정기적으로 청력을 확인하는 것이 그저 자신이 알고 있는 또 하나의 수치가 되는 단계까지 우리가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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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h Kl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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