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 속의 낮과 밤’(Days and Nights in the Forest·1970) ★★★★½(5개 만점)
인도의 시골 소년 아푸의 성장기를 그린 ‘아푸 3부작’으로 잘 알려진 인도의 명장 고 사티아짓 레이의 작품으로 각본과 음악도 레이가 쓰고 작곡했다. 인도의 콜카타에 사는 중산층 4명의 남자 친구들의 우정과 치기 어린 소년들과 같은 말다툼과 장난을 다룬 ‘버디 코미디’이자 인도 특유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계급과 신분의 차이를 비판하고 아울러 있는 자들의 없는 자들에 대한 고자세적인 비하와 멸시와 남성 위주의 사고방식을 통해 있는 자들의 위선과 오만과 함께 치졸한 남자만의 우월감을 분석한 진지하고 심각한 영화이다.
영화는 중산층의 4명의 친구들이 복잡한 도시 콜카타를 떠나 숲이 우거진 휴양지 팔라무로 휴가차 차를 몰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차주인인 아쉼(수미트라 차터지)은 이들의 리더격으로 자신감에 차있는 자로 안경을 쓴 산조이(수브헨두 차터지)와 매우 가까운 사이. 둘은 사무직 직원들로 과거에 함께 계간지를 만들었다.
아쉼의 악의는 없지만 조롱기 짙은 농담의 대상은 어릿광대 같은 쉐칼(라비 고쉬)은 직업이 없는 백수이고 하리(사밋 반자)는 최근에 애인으로부터 버림받은 크리켓 선수다.
서구화한 도시인들인 이들은 휴양지 숙소에 도착해 가난한 노동자계급으로 숙소를 돌보는 남자에게 하대를 하면서 명령을 내리듯 일을 시킨다. 이들은 그런 자신들의 태도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쉐칼이 동네의 노동자층 사람들을 보고 “저들은 아주 낮은 계급의 사람들로 보이는데 우리가 안전하기만을 바랄뿐이야”라는 말에서 이들이 얼마나 고지식한 계급과 신분의 의식을 지녔는지 잘 나타난다. 그러나 휴머니스트인 레이는 이들의 비뚤어진 자의식을 질타 한다기 보다 인자하고 자애롭게 타이르듯이 토닥여준다.
밤이 늦도록 술 마시고 만취해 주정을 하다가 아침 늦게 일어나 숙소 관리인에게 아침 차리라고 명령을 하는데 관리인은 아내가 심한 병에 걸려 밥상을 차리지 못했다고 말하나 이들은 아랑곳도 안한다.
이런 4명의 남자들의 오만과 지나친 자신감 그리고 우월의식의 껍데기가 벗겨지게 되는 것은 이들이 역시 콜카타에서 온 아름답고 지적인 아파르나(샤밀라 타고르)와 미망인으로 어린 아 들을 둔 아파르나의 올케 자야(카베리 보스)를 만나면서이다. 그리고 영화는 여기서부터 추진력을 갖추면서 4명의 친구들의 심리가 분석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침착한 아파르나가 남자들의 그 중에서도 아쉼의 우월감과 자신만만한 내면에 조용하나 가차 없이 해부의 칼을 대는데 아파르나는 아쉼에게 “처음에 당신들을 만났을 때 저 신사 분들의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무너트릴 수 있다면 좋겠구만”이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아쉼은 뼈가 있으나 따스하게 말하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아파르나에게 마음이 끌린다.
한편 자야는 산조이에게 몸을 맡길 듯이 접근하나 둘 사이에 정열의 뜨거움만 달아오르고 만다. 아쉼과 그의 친구들보다 먼저 콜카타로 떠나는 아파르나가 콜카타에서 만날 수 있느냐고 묻는 아쉼에게 전화번호를 적어준다. 그런데 과연 둘은 콜카타에서 재회를 할 것인지. 그리고 아쉼 등은 아파르나와 자야와의 만남을 통해 보다 인간적인 사람들로 변신을 하게 되었는지 레이는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쉼과 아파르나의 오랜 산책 장면. 아파르나의 대사가 예지로 가득한데 이런 지적인 분위기 안에 에로틱한 기운이 감돈다. 흑백촬영이 아름답고 연기들이 아주 좋다. Royal(11523 Santa Monica Blvd.) 극장에서 상영. 22일 하오 2시 Egyptian 극장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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