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주 교통당국
▶ 고속철 지연에 연구 착수
▶ 전용차선·자동주행 기술
▶ 실현 가능성은 ‘논란’
캘리포니아 고속철도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는 가운데, 주 교통당국(캘트랜스)가 LA와 샌프란시스코를 최고 시속 140마일로 연결하는 ‘초고속 버스’ 구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초기 연구 단계지만 실현될 경우 캘리포니아의 장거리 대중교통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실험적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캘트랜스가 구상하는 이른바 ‘총알 버스(Bullet Bus)’는 기존 프리웨이를 기반으로 하는 초고속 장거리 버스 시스템이다. 계획상 버스는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연결하고, 향후 새크라멘토, 베이 에어리어, 센트럴밸리, 샌디에고까지 노선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난관은 인프라 구축이다. 캘트랜스 엔지니어들은 현재 미국 고속도로 환경에서는 대중교통 차량이 시속 85마일까지는 비교적 운영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급제동과 곡선 구간 주행, 차선 변경 등 안전 문제가 급격히 커진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속 140마일급 버스가 운행되려면 기존 차량과 분리된 전용 차선, 초정밀 제어 시스템, 자동주행 기술 등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캘트랜스 선임 교통기획자 메흐디 모에이나디니는 지난해 발표한 예비 보고서에서 초고속 버스 네트워크가 이동 효율성을 높이고 기술 혁신을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건설 비용과 기술적 복잡성이 지나치게 클 경우, 시속 80~100마일 수준의 현실적 모델도 충분히 의미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교통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비영리단체 ‘리버블 시티’의 선임 정책 책임자이자 전 BART 이사였던 톰 라둘로비치는 초고속 버스 구상에 흥미를 보이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전용 통행로와 대규모 인프라를 새로 건설할 정도라면 차라리 철도를 짓는 편이 낫다”며 “결국 지하철보다 열등한 대안을 만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구상이 고속철도 사업의 대체재가 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하지만, 캘트랜스는 ‘보완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캘트랜스의 타당성 조사 책임자인 라이언 스나이더는 현재 건설 중인 캘리포니아 고속철도의 머세드와 베이커스필드 구간 종착역을 초고속 버스와 연계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속철도가 샌프란시스코와 LA 도심까지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버스를 활용해 지역 간 연결성을 먼저 강화하자는 취지다. 스나이더는 최근 열린 캘트랜스 온라인 세미나에서 “교통 시스템의 최우선 목표가 지역·광역 대중교통 확대라면 어떨까”라며 프리웨이에 버스 전용 고속차선을 설치한 개념도를 공개했다. 그는 자동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초고속 버스가 일반 차량과 도로를 일부 공유할 수 있어 건설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캘트랜스는 아직 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며, 비용 대비 효과와 교통 개선 효과가 입증될 경우에만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입장이다. 주 정부는 이미 샌디에고 카운티와 콘트라 코스타 카운티에서 고속·급행 버스 정류장 건설을 준비 중이며, 향후 추가 지역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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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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