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원정출산’ 또는 ‘출산 관광’에 대한 단속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나섰다. 그 배경을 살펴보면 정치적 의도가 읽힌다. 연방 대법원이 출생시민권 제한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보수 성향 대법관들조차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행정부가 다른 통로를 통해 반이민 기조를 밀어붙이려는 ‘우회 전략’에 가깝기 때문이다.
핵심은 명확하다. 출생시민권 제한이 헌법적으로 좌초될 가능성이 커지자, 그 명분으로 내세웠던 ‘원정출산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여론을 흔들고, 동시에 강경한 이민 단속 정책을 지속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흐리는 접근이다. 출산 관광이 일부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미국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권의 원칙 자체를 흔들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미국의 출생시민권은 1868년 제정된 수정헌법 제14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1898년 연방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이후 128년 이상 유지되어 온 헌법적 질서다.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은 시민권자”라는 이 명확한 원칙은 인종, 혈통, 부모의 신분을 넘어서는 미국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이자, 차별과 배제를 극복해 온 역사적 산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 헌법 조항을 협소하게 해석해 서류미비 이민자나 임시 체류자의 자녀를 배제하려 하고 있다.
물론 비자 사기나 조직적 브로커 행위 등 명백한 불법에 대한 수사는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출생시민권 자체를 문제 삼거나, 이민자 전체를 잠재적 위협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잉 대응이자 왜곡이다. 더욱이 출생시민권은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좌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헌법상 원칙으로 지켜져야 할 영역이다. 128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원칙이 흔들리면 미국사회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출생시민권의 원칙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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