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치매는 증상 15~20년 전부터 시작…“중년이 예방 골든타임”
▶ 운동·수면·식단 관리만으로도 위험 최대 45% 감소 가능
▶ 학습·독서·사회활동이 뇌 회복력↑…“인지 예비력”이 열쇠
▶ 전문가들 “50대 이후도 늦지 않지만, 시작 빠를수록 좋다”

[클립아트 코리아]
신경과학자 미이아 키비펠토 박사 박사의 평생 연구 주제는 치매 예방이었다. 이제 52세가 된 그녀는 자신의 치매 위험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기 시작했다. 최근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의 예일대 간호대학에 신설된 ‘웰에이징 센터’ 초대 소장으로 부임한 키비펠토 박사는 “중년이 바로 그 시기”라며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마지막이자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치매 예방의 성패가 30대 중반부터 60대 사이에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이 분야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과학자들은 점점 더 치매가 단순히 노화된 뇌의 변화만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몸 전체에 축적되는 대사적 스트레스, 염증, 혈관 손상에 의해 유발된다고 믿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치매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과정이 첫 기억력 문제 증상이 나타나기 15~20년 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증상이 눈에 띄기 시작할 때쯤이면 질병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신경과학자들은 이제 중년을 뇌가 노화에 특히 취약해지는 시기이면서도 동시에 개입 효과에 가장 잘 반응하는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이러한 인식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크다. 과학자들이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중년의 평범한 생활 습관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으며, 인지 기능 저하가 반드시 피할 수 없는 운명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JAMA 네트워크 오픈 학술지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중년기에 신체 활동을 꾸준히 유지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이후 치매 위험이 40~45% 낮았다. 또 올해 4월 PLOS One에 발표된 300만 명 이상을 분석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치매 위험 감소 효과가 가장 큰 행동들이 중년기에 나타났으며, 하루 7~8시간 수면, 주당 최소 150분의 유산소 운동, 하루 8시간 미만의 좌식 생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점점 심각해지는 사회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5,7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랜싯 학술지에 발표된 추정에 따르면 그 수는 2050년까지 1억5,000만 명 이상으로 거의 세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자들은 현재 전체 치매 사례의 약 45%가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지연되거나 예방될 수 있다고 추정한다.
토론토 요크대학교의 연구원이며 PLOS One 연구 공동저자인 아킨쿤레 오예-소메펀은 “나이가 젊을수록 이러한 행동 변화가 위험을 낮추는 데 훨씬 큰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자들은 예방이 70세 이후에는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증거에 따르면 가장 큰 혜택은 중년에 시작한 변화에서 나타나지만, 운동과 수면, 사회적 교류 및 기타 건강한 생활 습관은 70대와 80대에도 뇌 건강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년에 일어나는 뇌의 변화
20세기 대부분 동안 과학자들은 뇌 발달이 비교적 고정된 궤적을 따른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 빠르게 성장하고 성인기에 안정기에 접어든 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쇠퇴한다는 것이다. 성인의 뇌는 비교적 정적인 기관으로 여겨졌으며, 나중에 구조를 재조직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적이라고 생각됐다.
그러나 2024년 스탠포드대학교 연구에서는 대사 기능, 면역 기능, 심혈관 건강과 관련된 단백질의 큰 변화가 40대 중반과 60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시스템은 뇌로 가는 혈류, 염증 반응, 에너지 공급을 조절하기 때문에 이들의 변화는 인지 기능과 전반적인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뇌 변화의 네 가지 전환점 가운데 두 곳이 32세와 66세에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이는 뇌의 마지막 대규모 성장 단계가 중년이 끝나갈 무렵 마무리될 수 있으며, 수면 부족이나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같은 습관들이 이미 이 시기부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듀크대학교 심리학·신경과학 교수 아마드 하리리는 이러한 사실이 최근 더욱 절실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GLP-1 계열 약물과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약물 등 여러 치료법이 노년층에서 “압도적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노년기에 개입을 시작하면 이미 너무 늦은 것처럼 보인다. 발생한 손상은 사실상 되돌릴 수 없다”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중년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리리는 앞으로 뇌 영상 검사와 혈액 검사를 통해 뇌 노화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사람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목표는 단순히 쇠퇴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시간이 있을 때 방향을 바꾸는 데 있다.
예를 들어 54세인 자신과 같은 사람이 자신의 뇌가 또래보다 더 빨리 늙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것이 강력한 경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생물학적 노화가 상위 80~90퍼센타일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강한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식단, 운동, 수면
그렇다면 건강한 뇌 노화를 위한 처방은 무엇일까?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세 가지 요소는 식단, 운동, 수면이다. 지난해 10만 명을 대상으로 30년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40~60대에 식물성 식품 중심 식단을 유지하고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인 사람들은 70세까지 주요 만성질환 없이 건강하게 생존할 가능성이 높았을 뿐 아니라 인지 기능 검사에서도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우울증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운동은 기억력과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을 보존하고, 노화로 인한 뇌 위축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제 운동을 단순한 건강 습관이 아니라 일종의 신경학적 유지보수로 설명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중년기의 수면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노폐성 단백질을 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거하는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깊은 수면 동안 뇌는 일종의 야간 청소 과정을 거친다. 연구자들은 만성적인 수면 장애가 인지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이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의심한다. 그러나 이러한 신체적 요인만이 전부는 아니다.
■도전과 새로운 경험
과학자들은 뇌가 학습하고 적응하며 새로운 경험을 탐색할 때 가장 잘 기능한다고 점점 더 믿고 있다. 이는 인지 예비력 이론과도 일치한다. 정신적 자극이 대체 신경 연결망을 강화해 노화로 인한 쇠퇴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는 개념이다. 외국어를 배우거나 악기를 익히거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는 것, 특히 창의적인 활동은 수십 년에 걸쳐 뇌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올해 3월 신경학 학술지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독서와 글쓰기, 박물관 방문 등 연구자들이 ‘인지적 풍요’라고 부른 활동에 가장 많이 참여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시점이 평균 5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또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혼자 지낼 경우 뇌의 회복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화와 우정, 단체 활동은 기억력, 주의력, 감정 처리, 언어 기능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만든다. 이는 혼자서는 얻을 수 없는 전뇌 운동과도 같다.
가장 고무적인 점은 치매와 관련된 많은 위험 요인이 실제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치매 예방과 치료, 돌봄에 대한 근거를 검토한 국제 전문가 패널인 랜싯 위원회는 2024년 보고서에서 생애 전반에 걸쳐 조절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 14개를 확인했으며, 그중 10개를 중년기에 특히 중요한 요소로 지목했다.
일부 위험 요인은 다른 것들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랜싯 위원회는 높은 LDL 콜레스테롤과 청력 손실이 각각 전 세계 치매 사례의 약 7%를 차지한다고 추정했다. 청력 손실은 뇌가 소리를 해석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만들고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과 외상성 뇌손상은 각각 약 3%, 신체 활동 부족과 당뇨병, 흡연, 고혈압은 각각 약 2%, 비만과 과도한 음주는 각각 약 1%의 치매 사례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 과학자의 위험 관리
키비펠토 박사가 치매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할머니의 치매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십대 시절 그녀는 가족과 함께 살던 할머니가 물건을 숨기기 시작하고 자꾸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았다. 약 30년 전 이 분야에 들어왔을 당시만 해도 신체 다른 부위의 건강 상태가 치매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연구자는 거의 없었다.
2001년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한 그녀의 초기 논문 중 하나는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이 나중의 알츠하이머병 위험과 연관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여러 학술지가 처음에는 이를 거부했다.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매우 많았다”고 그녀는 말했다. “하지만 결국 맞았다.”
키비펠토 박사는 이후 FINGER 연구를 이끌며 널리 알려졌다. 이 연구는 운동, 건강한 식단, 인지 훈련, 심혈관 건강 관리의 결합이 치매 고위험 노인의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준 대규모 연구 중 하나였다. 현재 그녀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직접 실천하려 노력한다. 16세와 14세 두 아들과 함께 활발하게 운동하며 가족끼리 테니스를 자주 친다. 또한 의료 학회 참석을 위해 자주 여행하며 사회적 자극과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인정한다. “솔직히 말해 여행이 많다 보니 수면과 휴식은 항상 충분하지 않다”고 그녀는 말했다. 이어 최근 연구에서 하루 6.4~7.8시간 수면이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 부분은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또 다른 목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다. 아마도 가족들이 이미 해본 스쿠버다이빙이 될 수도 있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50대가 넘으면 익숙한 것만 반복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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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ana Eunjung 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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