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개방·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골자…이란 주권 존중도 담길듯
▶ 美 “이란, 무기한 핵 개발 안한다 약속”…과거 핵합의 ‘일몰’ 조항보다 진전
▶ 핵 합의 수준·제재 완화에 이견…합의시 MOU 서명하고 60일간 후속협상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비핵화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눈앞에 두면서 잠정 합의 내용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MOU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면서 서명식이 이르면 이번 주말 개최될 수 있다고 밝혔고, 이란 역시 미국과 잠정 합의한 MOU에 대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MOU는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양국 전쟁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후속 비핵화 협상으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정치적 합의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
12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이란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종합하면 MOU에는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한편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과 이란 양측이 공통으로 언급하는 내용으로,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요구해 온 주권 존중 조항도 MOU에 포함될 전망이다.
앞서 이란 메흐르 통신은 MOU에 '이란 내정 불간섭과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이날 프레스콜을 통해 MOU에 중동의 장기적 평화를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며, 여기에는 이란의 영토 주권을 존중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의 핵 문제와 제재 완화 문제에서는 양측 발언이 엇갈리면서 합의안 세부 내용이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의 제1 목표로 내세웠던 '이란 비핵화' 문제와 관련, "이란은 무기한 핵무기를 획득 또는 개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이라고 언론에 밝혔다.
이어 "이는 상당한 양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MOU 체결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 해체'와 '미국의 농축 핵 물질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장된 휴전 기간에는 이란의 비핵화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60일간 '기술적'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반출하고 핵시설을 폐쇄하는 등 궁극적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해체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이다.
이 같은 구상이 관철된다면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이란과 체결했던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일부 진전이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시 합의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제한 조치가 8∼2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만료되는 '일몰'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 합의에서 이를 '무기한'으로 규정한다면 이란의 핵무기 보유 및 개발 가능성 및 잠재력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란 메흐르 통신은 MOU에 '핵무기를 제조하지 않겠다는 이란의 약속 재확인'과 함께 '석유·석유화학 제품, 파생 상품에 대한 제재 유예와 금융자산에 대한 이란의 완전한 접근 보장'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이란이 MOU 서명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서 고농축 우라늄 반출이나 핵 시설 해체 등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때만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MOU에 즉각적인 제재 완화가 포함됐다는 이란 언론 보도와 향후 이란의 협정 이행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제재를 완화하겠다는 미국 측 입장 간에는 상당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란이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이번 협상에서 자신들이 더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MOU 서명이나 협상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며 "이란은 합의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때 경제적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경우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MOU 서명식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에서는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되며 스위스 제네바가 유력한 장소로 거론된다.
다만 핵심 조항을 둘러싼 막판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최종 MOU 체결까지는 변수가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MOU가 체결되더라도 이후 60일간 진행될 후속 핵 협상이 오히려 더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더욱이 MOU가 체결되더라도 이후 60일간 진행될 후속 핵 협상이 오히려 더 어려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폐기에 최종 합의하더라도 이를 실제 폐기·반출하는 과정은 기술적으로 복잡할 수 있으며, 이를 검증할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로 꼽힌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의 사찰 및 검증 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복원·구축할지가 향후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설명에 따르면 이란의 비핵화 이행 단계와 제재 완화 범위가 서로 연계된 만큼 핵심 쟁점을 둘러싼 줄다리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의 운영 방식도 향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란의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최근 "미국과의 잠정 합의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분쟁 종식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문제는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이란이 해협 재개방에는 동의하면서도 통항 관리 권한을 일정 부분 유지하려는 의중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향후 통행 절차나 비용 부과 문제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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