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쟁 여파 현지 사업 차질
▶ 피해 신고 기업 계속 늘어
▶ 중기부 “물류비 지원 검토”

지난 3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해안 앞바다에 유조선들이 정박한 모습. [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 벌어진 전쟁의 화마가 중동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우리 스타트업들의 중동 수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중동으로 향하는 바닷길과 하늘길이 막히면서 자율주행 등 중동에서 성공 기회를 어렵게 잡은 스타트업들의 현지 사업이 안갯속에 빠진 것이다.
5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스템 개발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 중동 분쟁 관련 수출 애로 사항을 신고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구체적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추진 중인 합작 법인 설립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중기부에 호소했다. UAE 내 공항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한국인 임직원을 보낼 수 없게 됐고 이로 인해 초기 회사 운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차 ‘로이’ 수출에도 걸림돌이 생겼다. 물류 운송이 재개된다고 해도 차량 하역과 운행에 필요한 한국인 임직원을 보내지 못하면 차량 관리를 못 하게 된다. 운송 비용도 문제다. 업계에선 중동 물류 운송에 드는 비용이 전쟁 발발 전과 비교해 1.5~4배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스타트업들의 피해 가능성도 감지된다. 리벨리온은 지난해 7월 사우디 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가 사우디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리면서 당분간 직접적인 인력 파견이 막혀버렸다. 이달과 다음 달 예정된 사우디 반도체 관련 행사 참여 여부도 불투명졌다. 또다른 스타트업은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현지 협업사와 기술실증(PoC)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기업의 주된 애로 사항은 중동으로 향하는 교통편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란은 무력시위를 벌이며 걸프만을 틀어막고 있다. 이란 뿐 아니라 전쟁 당사자가 아닌 UAE와 카타르 등도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킨 상태다. 인적·물적 교류에 필수적인 노선이 끊기니 중동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피해 신고를 제출한 대부분 기업들이 항공과 해운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라고 전했다.
중기부는 지역 수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중소·벤처 기업의 피해 규모를 확인 중이다.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마련하는 한편 급등한 물류비 부담에 대한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피해가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파악하는 단계”라며 “피해 상황과 규모가 구체화되는 대로 지원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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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김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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