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SJ “선점효과 막대…미래 가를 중요 변수 전망”

오픈AI [로이터]
인공지능(AI) 양강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패권 다툼이 기술 경쟁을 넘어 '누가 먼저 상장하느냐'는 기업공개(IPO) 선점 레이스로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AI 모델 개발사 중 최초 상장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두 회사의 경쟁에서 선점 효과가 막대하다며 이 경쟁의 승패가 두 회사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IPO 시장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AI 칩 기업 세레브라스는 지난달 상장 첫날 68% 급등했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도 사상 최대 규모의 IPO를 앞두고 있다. 스페이스X는 최대 750억달러(약 113조원)를 조달하고 최소 1조8천억달러(약 2천70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올가을 상장을 목표로 비공개 예비 서류를 제출했고, 오픈AI도 서류 제출을 위해 투자은행들과 협의 중이다. 앤트로픽은 최근 1조달러에 가까운 기업가치로 자금을 조달했고, 오픈AI는 지난 3월 8천52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 선점할수록 자본 흡수에 유리
학술 연구에 따르면 IPO는 업종별로 군집을 이루는 경향이 있고, 한 사이클에서 늦게 상장하는 기업일수록 성과가 좋지 않은 편이다.
진입 장벽이 높고 펀더멘털이 튼튼한 우량 기업들이 먼저 상장해 후발주자 러시를 촉발하지만 후발주자들의 질은 그만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뜨거운 시장이라도 자본은 무한하지 않다. 투자자들이 스페이스X, 오픈AI, 앤트로픽 순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경우 먼저 상장하는 쪽이 점점 희소해지는 자본을 더 많이 흡수하게 된다.
상장 자문사 이슈어 네트워크의 패트릭 힐리 설립자는 "방 안의 산소는 한정돼 있다"며 "스페이스X가 엄청난 자본을 집어삼킬 것이고, 두 번째로 나서는 기업이 세 번째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픈AI 흥행 실패 시 앤트로픽도 직격
더 잘 운영되는 기업으로 평가받는 앤트로픽에 기다림의 비용은 특히 클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내홍이 잦은 오픈AI의 조기 상장이 시장에서 미지근한 반응을 얻는다면 앤트로픽은 상장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
2019년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가 먼저 IPO에 나섰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두 달 뒤 우버가 목표 기업가치를 낮춰야 했고 주가도 상장 후 하락한 선례가 있다.
물론 먼저 상장한다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 후 3개월 만에 주가가 반 토막 났지만 이후 회복하며 상장의 이점을 누렸다. 반면 상장을 기다리던 트위터 등은 더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WSJ는 "어느 쪽이 먼저 상장하고 시장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두 회사의 미래와 AI 붐의 다음 국면을 형성할 것"이라며 "시장의 신뢰를 재확인하든, 과잉 경고를 내리든 판돈은 실로 높다"고 짚었다.
◇ IPO 선점의 또 다른 이유들
IPO 경쟁의 이면에는 자본 흡수 이상의 복합적 동기가 깔려 있다.
상장을 통한 스톡옵션 현금화 통로를 먼저 여는 쪽이 인재 쟁탈전에서 유리하다는 점이다.
오픈AI의 내홍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앤트로픽이 먼저 상장하면 오픈AI 핵심 인력의 이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상장 선점을 통해 구글·아마존(앤트로픽)과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의 투자금 회수 압박에서 먼저 벗어나는 쪽이 경영 독립성을 지킬 수 있다는 속내도 읽힌다.
여기에 공모 자금은 엔비디아 의존에서 탈피할 자체 AI 칩 개발 실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장 경쟁은 놓치기 힘든 한판 대결이 될 수 있다.
상장사 지위가 주는 재무 투명성이 기업·공공 부문 AI 조달 시장에서 신뢰도 우위로 이어진다는 점도 상장 경쟁에 나선 동기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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