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기 A&E 파운데이션 이사장
▶ 신뢰로 쌓은 성공한 기업가… ‘나눔’ 강조
▶ 모교 한양대 ‘한양 YK 인터칼리지’ 후원
▶ “장학사업 등 차세대 양성·사회 환원 중요”
![[화제의 인물] 단과대 명칭에 첫 헌정… 기부 문화 새 이정표 [화제의 인물] 단과대 명칭에 첫 헌정… 기부 문화 새 이정표](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2/09/20260209191523691.jpg)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영 및 교육 철학을 밝히고 있는 이용기 이사장. [박상혁 기자]
한국 대학 최초로 단과대학 명칭에 후원자의 이름이 헌정돼 주목되고 있는 주인공은 성공한 미주 한인 기업인이자 자선사업가로 ‘트루에어’ 창업자로 잘 알려져 있는 이용기 A&E 파운데이션 이사장이다. 그는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과 코리안타운 라이온스 클럽(구 올림픽라이온스 클럽) 회장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을 해오고 있는 LA 한인사회의 올드타이머 리더다. 이용기 이사장의 모교인 한양대학교는 치근 자율전공 단과대학인 ‘한양 인터칼리지’의 공식 명칭에 그의 이름 약자인 YK를 헌정해 ‘한양 YK 인터칼리지’로 변경하며, 그의 이름을 대학의 정체성 안에 새겼다. 김진수 한양 YK 인터칼리지 학장은 “이번 명칭 헌정은 기부의 액수가 아니라 삶으로 증명한 교육 철학과 신뢰를 기리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 가난 속에서 시작된 배움전라북도 익산 출신인 이용기 이사장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을 여의며 삶의 방향이 크게 바뀌었다. 가세가 기울자 미8군 부대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업을 이어갔고, 어렵게 냉동기술을 익혀 베트남 파견 근무를 거쳐 1971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유학 시절 그는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배우고 싶어도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 현실”을 몸으로 체험했다. 훗날 그가 교육 기부에 인생을 걸게 된 출발점이다. 이 이사장은 “의지가 있어도 기회가 없으면 인생의 선택지는 지나치게 좁아진다”며 “경제적 이유로 꿈을 포기하는 학생만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늘 마음에 남아 있었다”고 말한다.
■ 4·29 폭동이 바꾼 인생 궤도미국 정착 이후 그는 냉난방 설비 기업 ‘트루에어(TRUaire)’를 창업하며 빠르게 성공 가도를 달렸다. 1980~90년대에는 LA 한인타운과 롤랜하이츠, 가디나 일대에 16개의 상업용 부동산을 소유하며 한때 ‘부동산 재벌’로 불리기도 했다.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코리아타운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역임하며 사회 활동도 활발했다.
그러나 1992년 4·29 LA폭동 이후 시작된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임대 수입이 급감하며 모든 부동산을 은행에 넘겨야 했고, 가족의 보금자리마저 차압 위기에 몰렸다. 그는 파산을 선택하지 않았다. “은행이 정한 절차에 정직하게 따랐고, 그 선택이 결국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신뢰가 됐다”고 그는 회고한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 그는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신용과 정직, 그리고 관계를 무기로 삼았다. 바이어들을 만날 때마다 그가 건네는 말은 늘 같았다. “나는 물건이 아니라 진심을 판다.”
이 철학은 통했다. 트루에어는 미국 에어컨 부품 업계 정상에 올랐고, 홈디포 ‘올해의 파트너’에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선정되며 주류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이후 2020년, 트루에어는 3억6,000만 달러에 매각되며 또 하나의 성공 신화를 완성했다.
■ 성공의 끝은 ‘나눔’
이용기 이사장은 성공 이후 “내가 가진 것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나눔의 길을 선택했다. 10여 년 전 자녀들의 이름 머리글자를 딴 ‘A&E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교육·의료·복지 분야에서 꾸준한 사회 환원을 이어오고 있다.
심장판막증을 앓는 한국 어린이들의 수술 지원, 저소득층 아동 안과 치료, 선교사와 신학생 지원까지 그의 기부는 조용하지만 지속적이다. 특히 매년 수백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단발성 기부가 아닌 평생 동행’을 실천해 왔다.
그가 한양대학교에서 선택한 곳은 자율전공학부인 한양 인터칼리지였다. 공학도이자 글로벌 기업 경영자로서 그는 단일 전공 중심 사고의 한계를 절감했다. “미래 사회는 하나의 전공으로 풀 수 없는 문제들로 가득하다”며 융합적 사고와 시각의 확장을 강조해 왔다.
한양 인터칼리지의 비전인 ‘학문의 경계를 넘어 세상을 바꾼다’는 그의 교육 철학과 정확히 맞닿아 있었고, 결국 한양대학교는 한국 최초로 단과대학 명칭에 후원자의 이름을 헌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이사장은 2022년부터 해외 경험이 없는 학생들을 위한 ‘마이 퍼스트 패스포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여권 발급, 항공권, 체재비 전액을 지원해 왔다. 이어 조성된 ‘이용기 기금’을 바탕으로 2025년 호주에서 글로벌 연구(GRI)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160여 명 전원에게 참가비 전액 장학 지원이 이뤄졌다. 학생들은 호주 명문대들과 함께 환경, 의생명, 도시·올림픽 연구 등 글로벌 현안을 다루며 실제 연구 현장을 경험했다.
![[화제의 인물] 단과대 명칭에 첫 헌정… 기부 문화 새 이정표 [화제의 인물] 단과대 명칭에 첫 헌정… 기부 문화 새 이정표](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2/09/20260209191523692.jpg)
2025 글로벌 연구(GRI)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호주 QUT 대학교에서 연구 전략을 듣고 있는 한양 YK 인터칼리지 학생들. [한양대 제공]
■ 국민훈장 목련장이용기 이사장의 공로는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로부터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2023년 ‘세계 한인의 날’을 맞아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하며, 해외에서 모국과 한인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양대학교는 그의 삶과 철학을 기리며 2024년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또한 지난 2025년 한국일보 미주본사 주최 제52회 코리안 퍼레이드 그랜드 마셜로 선정돼, 수만 명의 한인과 함께 LA 한인타운 올림픽대로를 행진하며 미주 한인사회의 상징적 인물로 우뚝 섰다.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지나온 이용기 이사장. 이제 그의 이름은 한양대학교의 한 단과대학 명판에 남아, 또 다른 젊은이들이 세상으로 나아갈 출발선을 조용히 받쳐주고 있다. 그의 인생이 그랬듯, 그 이름 역시 누군가의 꿈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 이용기 이사장 약력-전북 익산 출생
-한양대 전기공학 67학번
-냉난방 설비기업 트루에어 창업
-A&E 파운데이션 설립
-LA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코리아타운 라이온스클럽 회장
-국민훈장 목련장 수훈(2023)
-한양대 명예 경영학박사(2024)
-코리안 퍼레이드 그랜드마셜(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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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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