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은 뜨고 서방은 진다’(東昇西降) 시진핑이 한 말이다. ‘단극 체제(Unipolarity)는 끝나고 다극화(Multipolarity)시대가 도래 했다.’ 이어지는 후렴이다. ‘이 같은 현실을 직시, 미국은 해외 군사개입 버릇을 버려야 한다.’ 뒤따르는 훈계성의 충고다.
‘꽤 스마트하고 지적(知的)이다. 그런 사람이면 모름지기 미국의 상대적 쇠락을 입에 달고 다녀야 한다.’ 한동안 워싱턴을 지배해온 정서다. 그러던 분위기가 ‘트럼프 2.0’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뭔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내러티브가 제시되고 있다. ‘또 다시 단 하나의 수퍼 파워가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 수퍼 파워는 다름 아닌 미국이다’라는.
월 스트리트 저널, Fox 뉴스, 어메리칸 컨서버티브 등 보수언론 논객들의 주장으로 트럼프 재집권 1년이 지난 시점에 미국은 2차 대전 직후, 또 냉전종식 후의 시기와 방불한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를 맞이하면서 새로 국제질서를 주도해가고 있다는 것.
무엇을 근거로 그 같은 주장을 펴고 있나.
지난 해 6월 벙커버스터를 투하, 이란의 핵시설을 초토화시켰다. 올 1월에는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체포·압송했다. 한 명의 전사자도 내지 않고 고난도의 이 두 군사작전을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세계 최강 미국의 군사력을 새삼 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이다.
러시아는 반면 4년 째 이어져온 우크라이나 전쟁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120만이 넘는 사상자와 함께 러시아군의 전력은 사실에 있어 2류 급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면서.
베이징 발 소식도 우중충하기만 하다. 고위 장성이 잇달아 숙청되고 있다. 시진핑 체제가 심각한 리더십 갈등위기에 봉착해 있는 것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새로운 악의 축’세력의 주니어 파트너인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잇달아 미국공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 도움을 주지 못했다. 동맹으로서 신뢰감을 크게 상실한 것이다.
미국은 군사적 측면에서 유일한 수퍼 파워라는 사실을 새삼 보여주고 있다고 할까.
수퍼 파워로서 또 다른 주요 구성요소는 경제력이다. 시진핑이 ‘동방은 뜨고 서방은 진다’고 큰소리를 쳤던 것도 지속적 성장세의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였다.
피크 차이나(Peak China)라고 하던가, 그렇지 않아도 성장세가 한계에 이르러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 중국 경제가 코비드 팬데믹을 맞아 코너에 몰렸다. 그 후유증에다가 관세전쟁 등으로 고질화 된 내수부진, 높은 실업률, 저성장, 디플레이션에 허덕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시진핑의 야심찬 부국강병(富國强兵)의 중국몽(中國夢) 실현 전략인 일대일로정책도 중증의 동맥경화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대조적으로 미국경제는 2026년에도 5% 대의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예상되는 올해의 미국의 GDP는 31.8조 달러로 중국의 20.6조 달러를 크게 웃돌아 1위와 2위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유 생산이 하루 1400만 배럴에 육박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매장량 세계 1위의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독점권을 행사하게 됨으로써 세계의 석유패권을 되찾고 있다. 제조업이 되살아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퀀텀 컴퓨팅 등 하이텍 분야에서도 2등과 큰 격차를 보이며 앞서가고 있다.
미국 경제가 보이고 있는 강점으로 세계적 경영자문 회사인 Teneo사 연례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유력회사 CEO의 73%는 다가오는 미국 경제의 붐(boom)에 힘입어 올 세계경제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는 것.
재조명되고 있는 수퍼 파워로서 미국의 군사력과 경제력. 이와 함께 새삼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트럼프의 해외정책이다. 일견 변덕스럽고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미국의 이해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적 개입도 마다 않는다. 이것이 일관된 트럼프 해외정책으로 사실에 있어 고립주의자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그 트럼프가 이란사태를 놓고 또 다시 장고에 들어갔다.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가. 전망이 구구한 가운데 ‘레짐 체인지도 불사할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 유력한 근거의 하나는 ‘마가’공화당 유권자들이 보이고 있는 여론동향이다. 이란 레짐 체인지 지지가 75%로, 전통적 공화당 유권자의 69%를 크게 웃돌고 있다.(민주당은 52%가 지지)
그러니까 트럼프의 ‘힘에 의한 평화’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일반의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이다.
이런 저런 점 등을 감안, 월 스트리트 저널의 월터 러셀 미드는 이란사태는 트럼프에게 위기보다는 일생일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다소 예언성(?)의 전망을 던지고 있다.
“잠시 상상을 해보자, 트럼프의 도박이 성공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공급을 차단함으로써 쿠바가 무릎을 꿇었다. 이란 개입작전도 성공했다. 그리고 6개월 후 쿠바와 이란 모두가 ‘악의 축’ 진영과 결별을 고한다. 나토 회원국들도 GDP 5% 국방비지출 이행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세계 건설 성공과 함께 미국의 ‘세계 유일의 수퍼 파워 재등극’은 결정적이게 된다. 동시에 트럼프는 시오도어 루스벨트, 로널드 레이건 급의 ‘위대한 대통령 반열’에 오르게 된다는 거다.
가능한 이야기일까…. 뭔가 ‘잭팟’이 터질 것 같은 그런 예감이다.
<
옥세철 논설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