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닛케이, 미수입품 1.9만개 AI 분석
▶ 미, 작년 중 수입액 30% 감소분
▶ 베트남·인도 등 신흥국이 메워
▶ “중, 제3국 우회해 미 수출 빈번”
미국의 만성적인 대(對)중국 무역적자는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핵심 의제였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내수 중심이고 중국은 ‘과소 소비’가 만성화해 수출에 기댈 수밖에 없는 특성상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은 정답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해 시작된 2차 무역 전쟁의 결과를 이같이 진단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 수입액은 1년 전과 비교해 30% 감소했다. 대중 수출액도 같은 기간 26% 줄었다.
중국 수입품의 빈자리는 신흥국 상품들이 메웠다. 닛케이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미국 수입 품목 1만 9000개를 분석해보니 중국에서 수입이 급감한 상위 100개 품목의 80%가 베트남산 또는 인도산이었다. 일례로 지난해 미국이 베트남에서 수입한 노트북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으로 수입된 인도산 스마트폰은 중국산 수입 감소분의 약 90%를 채웠다.
미국을 최대 시장으로 둔 중국 역시 관세 전쟁 동안 수출 다변화에 나섰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0% 감소한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과 아프리카로 향한 수출은 각각 13%, 26% 늘었다.
지난해 출범 직후 중국을 향해 관세 포문을 연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해 4월까지 대중 관세를 최대 145%까지 높이며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고, 중국도 이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최고 관세율을 125%로 올리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후 한 달 뒤 열린 고위급 협의에서 양국이 극적인 무역 휴전에 합의하며 관세 ‘포성’은 멎었지만 통계상 미중 무역 감소는 이미 진행 중인 셈이다.
다만 미중 간 줄어든 교역 숫자와 실상은 다를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중국에서 동남아 등 제3국을 경유한 수출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의 헌터 클라크 경제정책 고문은 “(무역 전쟁 이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표면적으로 감소했지만 전체 무역적자 규모는 유지됐다”면서 “중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가던 물량이 동남아 등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 감소는 통계적 착시에 가깝다는 얘기다.
소비 중심의 미국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구조가 변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중 무역적자 해소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관세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1년 만에 0.8%포인트 끌어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상품 무역적자는 1조 2309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닛케이는 “(미국민들이) 관세에도 과소비를 이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반해 중국은 뿌리 깊은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을 정책 목표로 삼고 있지만 부동산 불경기로 시작된 소비 위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9%로 미국(약 68%)이나 일본(약 53%)에 비해 한참 뒤처졌다. 지난해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 무역흑자를 기록했지만 중국이 과잉생산한 상품들을 밀어내기식으로 수출한 결과일 뿐이다.
닛케이는 “미국이 과소비라면 중국은 ‘과소 소비’”라며 “미국이 관세를 앞세워 무역 전쟁을 벌이더라도 미중 간 무역 불균형 확대가 멈추지 않는 이유”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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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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