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선수였던 디에고 마라도나(1960∼2020)의 석연찮은 사망을 둘러싼 의료진 과실치사 등 혐의 재판을 진행하면서 '주인공 배우'처럼 몰래 다큐멘터리를 찍는 데 가담한 아르헨티나 법관이 해임(탄핵)됐다.
특정 범죄를 저지른 아르헨티나 판사·검사 탄핵 여부를 심리하는 권한을 가진 배심원단[Secretaria enjuiciamiento]·의장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대법원장)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산이시드로 형사법원 소속이었던 훌리에타 마킨타시 판사를 해임하기로 11명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과 라나시온이 보도했다.
마킨타시 전 판사는 마라도나 사망 사건 재판 전반을 소재로 삼은 '신성한 정의'(Justicia divina)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영상물 제작에 참여한 인물이다.
소셜미디어로 공개됐던 1분여 분량의 예고 영상에는 마킨타시 전 판사가 법원 내부로 보이는 건물을 이동하거나 사무실 책상 너머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담겼다. 배우처럼 클로즈업되는 장면도 있다.
촬영팀은 "마킨타시 판사로부터 허락받았다"면서 검찰이나 피해자 측 동의 없이 공판 방청석에서 심리 상황을 녹음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영상 공개 직후 검찰과 마라도나 유족 등은 일제히 마킨타시 전 판사의 품위 유지 위반과 공정성 훼손을 지적하며 반발했으며, 부에노스아이레스 사법부는 2개월 넘게 진행됐던 관련 공판 심리를 모두 무효로 하고 마킨타시 전 판사를 직무에서 배제 조처했다.
"공정해야 할 재판을 개인적 이해 관계로 오염시켰다"는 취지의 이날 배심원단 결정에 따라 마킨타시 전 판사는 향후 사법부 내에서 어떠한 직위·직책도 얻지 못하게 됐으며, 마킨타시의 공무상 비밀 누설과 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검찰의 형사사법 절차도 개시할 수 있게 됐다고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뇌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심부전과 급성 폐부종으로 별세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당시 마라도나를 집에서 치료하던 의료진들이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관련자 중 7명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에 배정된 이 사건 공판은 내년 3월 17일부터 다시 시작된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