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락 끊고 데이터 접속 불가능
▶ 피해 우려 동물 수십~수백만
▶ ‘freepetchipregistry.com’ 재등록
▶ 반려동물 업계 강력한 규제 마련

대형 반려동물 마이크로 칩 공급 회사‘세이브 디스 라이프’의 갑작스러운 폐업으로 반려동물 주인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 회사 칩을 이식한 사용자들은 다른 회사에 재등록해야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로이터]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에서는 오래 전부터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의 몸에 쌀알 크기의 마이크로 칩을 이식해 왔다. 마이크로 칩은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주인에게 찾아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식된다. 마이크로 칩이 이식된 반려동물이 발견되면 칩을 스캔하여 고유 번호를 확인하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 칩 회사에 연락을 취해 주인과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한 대형 마이크로 칩 회사가 소리 소문 없이 폐업하면서 수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의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되고 있다. 문제의 업체는‘세이브 디스 라이프(Save This Life)’라는 업체로, 해당 회사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갑자기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이브 디스 라이프가 보관하던 반려동물 데이터도 함께 사라진 상태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피해 우려 수십 만~수백 만 마리 달할 수도업계에 따르면, 최근 폐업한 마이크로 칩 회사 세이브 디스 라이프는 현재 웹사이트는 접속 가능한 상태지만, 전화나 이메일로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이다. 또한, 텍사스 주 정부에 의하면 이 회사의 사업 등록증은 이미 지난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반려동물 제품 공급업체인 ‘코브트러스(Covetrus)’는 세이브 디스 라이프 제조 칩의 판매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제대로 규제되지 않았던 반려동물 마이크로 칩 산업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세이브 디스 라이프의 마이크로 칩을 이식한 반려동물 숫자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이브 디스 라이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반려동물 용 마이크로 칩을 공급해 온 대형 업체로, 이 회사의 칩을 이식한 반려동물 수는 수십만 마리에서 많게는 수백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마이크로 칩을 공급하는 업체는 수십 개에 달하지만,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들은 보통 한 회사 제품만을 사용해왔다.
예를 들어, 테네시 주 시골 마을의 한 동물 보호소는 약 1,000 마리의 반려동물에게 세이브 디스 라이프의 칩을 이식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로, 노스다코타 주의 한 동물 병원은 3,000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에게 이 회사 칩을 이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생 등록’ 믿었다가 낭패반려동물 마이크로 칩은 제조업체와 관계없이 고유 식별 번호가 부여된다.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에서는 칩을 스캔하여 식별 번호를 확인한 후, ‘미국동물병원협회(American Animal Hospital Association)’가 제공하는 온라인 검색 서비스를 통해 칩을 공급한 회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해당 회사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주인 등록부를 통해 잃어버린 반려동물의 주인과 연결된다.
세이브 디스 라이프와 같은 반려동물 마이크로 칩 공급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평생 등록 서비스를 보장하고 있다. 많은 고객들은 평생 등록 서비스를 믿고 자신들의 반려동물 정보가 영구적으로 관리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이크로 칩 회사의 폐업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지만, 세이브 디스 라이프처럼 사전 통보나 추가 대책 없이 문을 닫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마이크로 칩 공급업체가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는 다른 업체에 이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세이브 디스 라이프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했는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freepetchipregistry.com’에 재등록해야반려동물에 이식된 마이크로 칩 정보는 소액의 수수료를 내면 다른 회사에 재등록할 수 있다. 현재 여러 동물 보호소와 동물 병원에서는 세이브 디스 라이프 칩을 가진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이번 사태를 알리고, 다른 회사에 재등록할 것을 권유하는 메시지를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반려동물 주인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제때 찾지 못하는 피해가 우려된다.
노스다코타주의 한 동물 병원은 세이브 디스 라이프 칩을 이식한 약 3,000명의 고객에게 단체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재등록을 추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반려동물 칩 등록 사이트(www.freepetchipregistry.com)로의 재등록을 권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세이브 디스 라이프가 갑작스럽게 폐업하기 전부터 이미 여러 문제들이 불거졌다고 한다. 앨라배마주의 한 동물 병원은 세이브 디스 라이프로부터 수년간 마이크로 칩을 공급받았지만, 작년부터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고, 이로 인해 공급업체를 변경하게 되었다. 이 동물 병원은 회사가 동물 병원 협회 데이터베이스와의 정보 공유를 중단하고, 전화 연락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보다 강력한 규제 마련해야이번 세이브 디스 라이프 폐업 사태는 그동안 허술하게 관리되어 온 반려동물 마이크로 칩 시스템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계기가 되었다.
업계에 따르면 약 40%에 달하는 반려동물 주인들이 마이크로 칩을 적절히 등록하지 않아, 칩이 쓸모 없는 상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마이크로 칩을 통한 추적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마이크로 칩 회사는 동물 병원 협회 검색 서비스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추적이 어려운 상황이다. 자원 봉사 단체인 ‘마이크로 칩 헬프’(Microchip Help)와 같은 단체가 ‘스킵 추적’(Skip Tracing) 등의 방법을 동원해 미등록 칩을 추적해 잃어버린 반려동물의 주인을 찾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약 20%에 해당하는 미등록 칩의 주인 정보를 찾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반려동물 옹호자들은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세이브 디스 라이프와 같은 회사가 사전 통보 없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것을 막을 법적 장치가 현재로서는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반려동물 마이크로 칩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법적 규제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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