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본격적으로 분업을 시작한 것은 4대 문명 시대부터다. 고대 국가의 출현과 함께 대규모 영농이 가능해지고 잉여 농산물이 생기면서 농기구부터 마차 생산에 이르기까지 전문직 종사자를 키울 능력이 생겼고 이들의 출현은 문명 발달을 가속화했다.
18세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 혁명은 이런 분업을 더욱 심화시켰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예로 든 핀 공장의 경우 한 사람이 혼자서 핀을 만들면 하나 만들기도 힘들지만 이를 18 공정으로 나눠 10명이 하면 1인당 4천800개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돼 있다.
분업을 국경 밖으로 확대시킨 것이 무역이다. 18세기 경제학자 중 스미스 다음으로 영향력이 컸던 데이빗 리카르도에 따르면 어떤 나라든지 모든 물건을 만들려고 애쓰지 말고 최소 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물건 생산에 주력하고 이를 팔아 생산 비용이 많이 드는 물건을 수입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롭다는 것이다.
일례로 A라는 나라가 같은 단위의 노동을 투입해 포도주 1톤 혹은 모직물 2톤을 생산할 수 있고 B라는 나라는 포도주 2톤 혹은 모직물 1톤을 생산할 수 있다면 두가지를 다 생산할 것이 아니라 A는 모직물, B는 포도주 만드는데 집중해 물건을 교환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다.
그러나 자유 무역의 잇점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지난 200년 동안 끊임없는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값싼 물건이 외국에서 들어오면 그 혜택은 전체 소비자가 보는 반면 저가 공세에 밀려 문을 닫는 국내 동종업 종사자들도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목소리는 경기가 나빠지면 더 커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온 것이 1930년의 ‘스무트 홀리법’이다. 1929년 주가 폭락과 함께 대공황이 시작되자 미국내 비즈니스와 노동자들은 값싼 수입품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타 출신 공화당의 리드 스무트 연방 상원의원과 오리건의 윌리스 홀리 연방 하원의원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100년래 최고의 수입 관세를 2만개 수입품에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자 어빙 피셔를 비롯한 미 경제학자 1천28명과 헨리 포드, 토머스 라몬트 JP 모건 회장 등 기업인들이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후버 대통령에게 보냈으나 후버는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압력에 굴복, 결국 서명하고 말았다.
이 법 발효후 캐나다를 비롯,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등 각국이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그 결과 미국 교역량은 67%가 감소했다.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이 법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철폐를 공약한 후 1932년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고 이 법안을 지지했던 스무트와 홀리는 모두 낙선했다.
제2차 대전 후 다시는 ‘스무트 홀리’와 같은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마련된 것이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GATT)과 그 후신인 ‘세계 무역 기구’(WTO)고 이들이 마련한 자유 무역 체제를 바탕으로 세계 경제는 지난 80년간 연 평균 4.8% 성장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8억의 중국인을 비롯, 수많은 인류가 빈곤 상태에서 벗어난 것은 그 덕이다.
그러나 이 체제가 이제 근본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이긴 도널드는 취임도 하기 전 마약과 밀입국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중국에 추가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가상 적국이니까 그렇다 치고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 최대 교역국이자 우방일뿐 아니라 북미 자유무역 협정의 후신인 USMCA 가입국이다.
USMCA는 도널드 자신이 체결한 것으로 여기 서명하면서 스스로 “미 현대 역사상 가장 공정한 협정”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들 두 나라에 일방적으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은 이를 휴지 조각으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멕시코에는 수많은 자동차 부품 공장이 있고 여기서 만든 부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그 피해는 미시건,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등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 미 자동차 회사와 그 노동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또 관세가 부과되면 이들 나라의 보복 관세는 필연이고 그 일차 타겟은 미국 농산물과 농부들이 될 전망이다. 농부들과 러스트벨트의 노동자들이야말로 대표적인 도널드 지지자들이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협상용 엄포라 보고 있으나 스스로를 “관세 인간”이라고 부르고 “관세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말할 정도로 도널드의 관세 사랑은 유별나다. 도널드발 무역 전쟁이 발발할 경우 제일 먼저피를 보는 것은 그를 찍은 사람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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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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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오는 생필품에 관세를 매기면 우리같은 서민들은 10불에 사던것을 12불에 주고 사야한다. 이러면서 모든 생필품과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결국 타격이 제일 큰 부류층은 우리같은 서민들... 내 공허당이 정권잡고 경제 좋았던 기억이 없다. 리건, 부시, 트럼프때 다 어려웠다.
관세. ㅋㅋㅋㅋ 결국 미국 소비자가 덤테기 쓰는겨 oscur 머저리야 ㅋ
루저들은 늘 말이 많다. 관세로 사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명맥을 유지할 수가 있다. 아니면 모든 자동차 산업이 미국서 없어지고 다른 제조업도 공동화가 된다. 결국 일자리를 잃으면 다음은 민 기자 차례 아닌가? 사실 트럼프만이 완전 불공정한 나프타를 그나마 바르게 USMCA로 고친 대통령. 미국에 유리하게 계속 밀어내는 트럼프야 말로 진정 미국을 대변하는 유일한 지도자. 나머지 것들은 죄다 정치건달들. 입으론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미 련 한 것 들 이 고걸 알줄도 알려고도 생각도 없다는걸 보여 주는 어리석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