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 개표율 84%서 “가결” 보도…민주, 11석 중 최대 10석 확보 가능성
▶ 공화-민주, 중간선거 앞 게리멘더링 전쟁…트럼프·오바마도 ‘참전’
미국 야당인 민주당의 연방 하원의원 의석을 최대 4석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정된 버지니아주 선거구 재획정안에 대한 주민투표가 21일 찬성 다수로 가결됐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미동부시간 오후 9시55분 현재 95%의 개표율 속에 찬성 51.3%, 반대 48.7%로 각각 집계됐다.
앞서 AP통신은 개표가 84% 진행된 시점에 선거구 재획정안이 가결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된 주민투표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것이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버지니아주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52%에 가까운 득표율로 이긴 곳인데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선명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1월 중간선거때 버지니아주에 할당된 연방 하원 의석 11석 가운데 최대 10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재 버지니아주의 연방 하원의원은 민주당이 6석, 공화당이 5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주도한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민주당이 최대 4석을 더 얻고, 공화당이 그만큼의 의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각종 보궐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 계속 승리하고 있는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연방 하원만큼은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더욱 고무될 전망이다.
미국의 각 주의회에 권한이 있는 선거구 재획정은 10년 주기로 진행되는 전국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전국 인구 조사는 2020년에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우세 지역인 텍사스주를 시작으로 게리맨더링(특정 정당이 유리하도록 인위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을 지시하면서 양당이 전쟁을 벌이다시피 경쟁적으로 이를 추진 중이다.
먼저 공화당이 텍사스주에서 5석을 추가로 얻을 수 있도록 선거구를 조정하자,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이 5석을 자신들에 유리하도록 조정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공화당은 텍사스에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미주리, 오하이오, 유타 등 다른 주에서도 선거구 조정에 나섰고, 그 결과 버지니아주 주민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3∼4석을 더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민주당의 승리로 이러한 공화당 주도 게리맨더링의 효과는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평가다.
이번 선거구 재획정안은 법적 분쟁이 진행 중이다.
민주당이 장악한 버지니아 주의회가 마련한 선거구 재획정안에 대해 공화당이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하급법원이 공화당의 손을 들어줬다.
만약 버지니아주 대법원이 하급법원 판결을 그대로 인용한다면 이날 주민투표 결과는 무효가 될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이번 주민투표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적 관심이 집중됐다.
버지니아주가 메릴랜드주와 더불어, 수도이자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DC 생활권에 속해 있는 데다 이번 획정안이 양당의 명운이 걸린 중간선거 결과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뉴욕타임스(NYT)는 양당이 투표 승리를 위해 모은 정치자금만 9천800만 달러(약 1천50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양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트럼프 대통령(공화)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이 직접 뛰어든 점도 관심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투표가 시작된 직후인 오전 6시50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버지니아여, 당신의 국가를 구하기 위해 '반대'(NO)에 투표하라"고 적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공개한 영상에서 버지니아 주민들에게 '찬성'에 투표할 것을 요청하면서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중간선거에서 불공정한 이득을 얻으려는 공화당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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