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염증·당뇨·심혈관 질환 위험 낮추는 장내 미생물의 연료
▶ 콩·감자·쌀·파스타… 조리 후 ‘식히기’만 해도 효과 배가
▶ 하루 권장량 15g 정도… 미국인 평균 섭취량은 4g에 그쳐
저항성 전분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며, 그 밖에도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이 있다. 매일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는 식품들을 소개한다. 영양 전문가들에 따르면 저항성 전분은 장내에 서식하는 수조 개의 미생물 군집, 즉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위해 가장 좋은 영양소 중 하나다. 그 이유는 위장관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저항성 전분을 염증을 줄이고, 만성 질환 위험을 낮추며, 전반적인 장 건강을 강화하고,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화합물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 저항성 전분이란 정확히 무엇일까?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미 저항성 전분을 섭취해 왔을 가능성이 크다. 저항성 전분은 식이섬유와 유사한 전분의 한 종류다. 콩, 완두콩, 렌틸콩, 견과류, 씨앗류, 덜 익은 바나나, 감자, 일부 통곡물 등 많은 식물성 식품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다. 더 좋은 점은 쌀이나 파스타처럼 탄수화물이 많은 일부 식품을 조리한 뒤 냉장고에서 식히기만 해도 저항성 전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더 설명한다).
흰빵, 베이글, 아침용 시리얼과 같은 대부분의 전분 식품은 소장에서 빠르게 분해되고 흡수된다. 하지만 저항성 전분은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남는데, 바로 이 특성 때문에 ‘저항성(resistant)’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신 저항성 전분은 대장으로 이동해 유익한 박테리아와 다른 미생물들에 의해 대사되고 발효된다.
■ 저항성 전분의 효능장내 미생물과 우리 몸은 공생 관계에 있다. 섬유질이나 저항성 전분처럼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공급하면, 이들은 단쇄지방산이라는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특수한 지방산은 포만감을 높이고, 염증과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비만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소화관의 점막을 강화해 병원균과 독소가 혈류로 들어와 질병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준다.
저항성 전분은 혈당 관리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정제 탄수화물이 많은 식품은 소장에서 빠르게 흡수되기 때문에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다. 하지만 저항성 전분은 섬유질처럼 소장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023년에 발표된 임상시험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에 따르면, 특정 형태의 저항성 전분이 풍부한 식품을 꾸준히 섭취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과 인슐린 수치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항성 전분으로 유익한 장내 박테리아를 충분히 공급하면 이들이 번성하게 되고, 그 결과 잠재적으로 해로운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저항성 전분을 연구하는 텍사스 우먼스 대학교의 영양학 부교수이자 공인 영양사인 민디 A. 패터슨은 설명한다. 그는 “저항성 전분은 나쁜 박테리아가 번성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든다”며 “이는 마이크로바이옴의 생태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어 잠재적으로 해로운 박테리아에서 유익한 박테리아로 균형을 이동시킨다”고 말했다.
■ 저항성 전분은 어디에 있고, 얼마나 먹어야 할까전문가들은 성인이 하루에 약 15그램의 저항성 전분을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하루 약 4그램에 불과하다. 플로리다 올랜도에 있는 어드벤트헬스 중개연구소에서 비만 프로그램을 이끄는 연구원 캐런 코빈은 “그건 극히 적은 양”이라고 했다.
■ 좋아하는 음식에서 저항성 전분을 늘리는 방법저항성 전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조리한 음식을 냉장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그 함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쌀, 감자, 파스타와 같은 전분 식품을 조리한 뒤 냉장고에서 식히면, 전분 분자들이 더 촘촘한 구조를 형성하면서 소화에 저항하게 된다. 이 과정을 ‘레트로그레이데이션(retrogradation)’이라고 하며, 이로 인해 저항성 전분의 양이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연구진은 세 가지 다른 방식으로 조리한 흰쌀밥의 저항성 전분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갓 지은 흰쌀밥은 100그램당 약 0.64그램의 저항성 전분을 함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리한 뒤 실온에서 10시간 식힌 흰쌀밥은 저항성 전분이 약 두 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조리 후 냉장고에서 24시간 식힌 다음 다시 데운 흰쌀밥은 100그램당 1.65그램으로, 가장 많은 저항성 전분을 포함하고 있었다. 연구진은 갓 지은 흰쌀밥에 비해, 조리 후 냉장 보관했다가 다시 데운 흰쌀밥을 먹었을 때 혈당 상승 폭이 훨씬 낮았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다른 연구들 역시 감자, 옥수수 토티야, 파스타, 검은콩, 핀토콩, 병아리콩을 조리한 뒤 식히거나 냉장 보관하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조리된 전분 식품을 더 오래 냉장 보관할수록 저항성 전분 함량은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듀럼밀 파스타를 조리하면 100그램당 약 1.2그램의 저항성 전분이 들어 있다. 하지만 며칠간 냉장 보관하면 이 수치는 거의 세 배에 가까운 3.4그램으로 증가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병아리콩 파스타를 조리했을 때 100그램당 약 1.83그램의 저항성 전분이 들어 있었으나, 조리 후 24시간 냉장 보관했다가 다시 데우면 저항성 전분 함량이 약 3.65그램으로 거의 두 배가 되었다.
■ 저항성 전분을 더 많이 섭취하는 방법하루 약 15그램의 저항성 전분 섭취를 목표로 하자. 하지만 그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자책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하루에 10그램 정도를 섭취한다면 목표에 상당히 근접한 것이며, 이는 평균적인 미국인의 섭취량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안다면 저항성 전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다.
▲매일 콩, 완두콩, 렌틸콩을 2~3회분 섭취하기
콩, 완두콩, 렌틸콩 1회분은 약 반 컵이다. 패터슨은 “콩과 다른 콩류는 노력 대비 가장 큰 효과를 준다”며 “저는 매일 최소 두 회분을 먹는다”고 말했다. 코빈은 “저는 ‘수퍼푸드’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음식들이 덜 좋다는 뉘앙스를 주기 때문”이라면서도 “콩은 식물성 단백질과 저항성 전분의 훌륭한 공급원”이라고 말했다.
콩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 샐러드나 토마토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에 반 컵 정도의 콩, 완두콩, 렌틸콩을 섞어보라. 저항성 전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면서도 맛은 거의 느끼지 못할 것이다.
▲구운 감자 먹기
다만 감자를 구운 뒤에는 최소 24시간 동안 냉장 보관하자. 이렇게 하면 저항성 전분이 증가한다. 이후 잘라서 샐러드에 넣거나, 감자 샐러드를 만들거나, 오믈렛이나 구운 연어, 좋아하는 단백질 요리와 함께 먹을 수 있다. 패터슨은 “특히 유콘 골드나 레드 포테이토를 차갑게 식히는 것을 좋아한다”며 “구운 뒤 식혀서 샐러드에 차갑게 넣어 저항성 전분을 섭취한다”고 말했다.
▲병아리콩 파스타 먹기
병아리콩 파스타는 섬유질과 단백질,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다. 조리 후 24시간 냉장 보관하면 저항성 전분 함량을 두 배로 늘릴 수도 있다.
▲오버나이트 오트밀 먹기
귀리는 섬유질과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며, 파스타나 감자처럼 조리 후 냉장 보관하면 저항성 전분이 크게 증가한다.
▲곡물을 섭취하기
보리, 기장, 현미, 퀴노아 같은 통곡물은 저항성 전분의 좋은 공급원이다. 여기에 콩을 함께 먹으면 저항성 전분을 더 많이 섭취할 수 있다. 흰쌀밥을 선호한다면 그것도 괜찮다. 다만 조리 후 최소 24시간 냉장 보관해 저항성 전분을 늘려보자.
▲견과류와 씨앗류 먹기
이들 역시 저항성 전분이 풍부하다. 코빈은 치아시드, 해바라기씨, 슬라이스 아몬드 등을 요거트, 스무디, 샐러드에 추가할 것을 권한다. 그는 “아마씨나 치아시드를 요거트나 스무디에 넣어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저항성 전분은 확실히 섭취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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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had O’Con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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