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격차 갈수록 심화
▶ 계층 간 소비·소득 차이↑
▶ 공화 중간선거 전망 타격
▶ 성장, 하이텍 기업들 의존
갈수록 심화하는 경제적 격차가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둔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경제적 격차 확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기대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자산이었던 경제가 이제는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통계와 지표들은 뚜렷해진 ‘K자형 경제’(K-shaped economy) 현상을 보여준다고 FT는 짚었다. 취약한 고용 시장과 지속적으로 높은 물가로 인해 최상위 소득 계층과 최하위 소득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커지는 K자형 격차가 이제 공화당의 중간선거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노동통계국 자료 분석에 따르면 최하위 소득 계층의 임금 상승률이 최상위 소득 계층보다 더 급격히 둔화해 지난 10년간 좁혀졌던 임금 격차가 상당 부분 되돌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는 저소득층이 최근 미국 노동시장 약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분석한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인 레베카 패터슨은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율(물가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임금이 인상되려면 강력한 노동 시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K자형 경제라는 용어는 2020년 미국의 부유층과 빈곤층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을 다르게 경험하는 현상을 설명하며 주목받았다. 고소득층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인 반면 저소득층의 경우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도 최근 기사에서 소득계층 간 ‘소비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K자형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그 어느 때보다 상위 10% 부유층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들이 전체 소비 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주식 시장과 주택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는 고소득층은 지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인플레이션과 고용 시장 위축으로 씀씀이를 줄여가고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패터슨 CFR 연구원도 “현재 미국의 성장은 인공지능(AI) 및 AI 관련 자본 투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부가 창출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경제(미국)가 몇십개 기업에 의존하는 것은 훌륭한 경제 리스크 관리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한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9일 찾아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거, 식비, 의료비 등을 감당할 수 있는 가계의 지출 여력을 의미하는 생활비 부담(affordability)이라는 단어를 “가장 큰 사기”(the greatest con job)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 말만 할 뿐 (대책 등) 다른 것은 말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물가 공세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소고기, 커피, 토마토, 바나나 등 일부 농축산물을 상호관세에서 면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달 7일에는 육가공업체들의 소고기 가격 담합 여부를 조사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하기도 했다.
관세 수입으로 고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이에게 2,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이달 7일 “중산층과 저소득층이지 부유층에게 주는 배당금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고 거듭 언급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좋지 않다.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는 1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88.7(1985년=100 기준)로 전월 대비 6.8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울었던 히스패닉 노동자의 실업률은 9월 5.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은 4.4%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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