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日 기타가와, 다공성 첨단소재 개발로 명성…일본에 31번째 노벨상
▶ 英 롭슨, 처음으로 금속-유기 골격체(MOF) 구조 만든 선구자
▶ 美-요르단-사우디 등 다국적자 야기, MOF의 응용 및 대중화에 기여

왼쪽부터 기타가와 스스무(北川 進·74ㆍ일본) 교토대 교수, 리처드 롭슨(88ㆍ영국) 호주 멜버른대 교수, 오마르 M. 야기(60ㆍ미국,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복수국적)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로이터]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 3명은 인류의 환경문제 대응에 크게 기여한 '금속-유기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s·MOF)라는 새로운 분자 구조를 연구했다.
리처드 롭슨(88·영국) 호주 멜버른대 교수가 처음 MOF 구조를 만들었고, 기타가와 스스무(北川 進·74·일본) 교토대 교수는 MOF를 유연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오마르 M. 야기(60·미국,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복수국적)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는 튼튼하고 안정적인 MOF를 만들었다.
기타가와 교수는 다공성 첨단 소재 개발로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온 저명한 화학자다. 특히 그가 개발한 다공성 첨단 소재는 지구온난화의 원흉인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우선 흡수해 간단하게 방출할 수 있다.
그의 연구 성과는 2010년 5월 영국 왕립화학회의 학회지에 게재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고 그 뒤 노벨 화학상 수상 후보로 자주 거론됐다.
기타가와 교수는 교토대 석유화학과를 졸업하고서 박사과정도 교토대 대학원에서 수료했다. 긴키대학, 도쿄도립대 등 강단에서 서다가 1998년 모교인 교토대로 돌아왔다. 교토대에서는 물질-세포통합시스템 거점장과 공학연구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교토대 부학장도 맡고 있다.
그동안 금속이온과 유기화합물의 결합반응을 이용한 MOF 개발에 힘썼고 1997년 이런 재료가 가진 무수한 구멍이 기체를 대량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그는 일본 출신(외국 국적 취득자 포함)으로는 31번째 노벨상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노벨 화학상만 보면 일본에서 9번째 수상자가 된다.
롭슨 교수는 MOF 연구의 계기를 제공한 선구자적인 화학자로 평가된다.
1937년 영국 요크셔 태생으로 옥스퍼드대에서 학사,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와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1966년 멜버른대로 옮겨 현재까지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왕립학회에 따르면 롭슨 교수는 초기부터 '사전 조직화된' 분자 단위를 자발적 반응에 도입해 특이하고 유용한 성질을 지닌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개념에 바탕을 뒀다.
1960∼1990년대 그의 연구는 거대고리(macrocycles)로 시작해 금속과 리간드의 배위 결합으로 얻어지는 배위 고분자(coordination polymer)로 이어졌다. 무한한 범위의 확장 네트워크 조직을 목표로 하는 그의 선구적인 망 기반 접근법은 1980년대 시작돼 사반세기 동안 MOF에 대한 연구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노벨위원회도 롭슨의 연구 성과를 거론하면서 1989년 구리 양이온을 중심으로 마치 다이아몬드와 비슷하지만 그 속에 공간이 매우 많은 MOF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을 들었다.
1998년 호주왕립화학연구소가 무기화학부문에서 수여하는 버로스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 호주과학아카데미 회원이, 2022년에는 영국 왕립학회 회원이 됐다.
팔레스타인 난민 가정 출신의 야기 교수는 1965년 요르단 암만에서 태어나 깨끗한 식수와 전기도 누릴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성장해 세계적인 화학자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친의 권유로 15세 때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영어가 서툰 상황에서도 2년제 대학에 입학한 뒤 뉴욕주립대 올버니 캠퍼스에 편입해 학부를 졸업했고,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서 박사 과정까지 밟았다.
그는 분자 단위의 선형 구조물(섬유)을 교차시켜 2차원 또는 3차원 구조의 새로운 고분자 소재를 합성하는 첨단 나노기술인 '분자직조'(Molecular weaving) 분야와, 분자 구성요소를 조립해 원하는 구조와 기능을 갖춘 물질로 만드는 '망상화학'(Reticular Chemistry) 분야의 개척자다. 이번에 노벨화학상을 안긴 MOF의 설계와 합성, 응용 및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학자들과도 활발히 교류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2012년 발표에 따르면 그가 이끈 KAIST 연구팀은 커다란 기공을 갖는 금속 유기 골격구조체를 개발해 여러 종류의 단백질을 고용량으로 저장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2012년 5월호에 실렸다.
또 숙명여대 최경민 교수 등과 함께 2017년 1월 친환경 미래기술로 주목받는 인공광합성을 구현하기 위한 신소재를 개발했고, 이는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됐다.
포스텍 송우철 교수팀과는 공동으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 수분에서 물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이는 2023년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워터에 게재됐다.
1990년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애리조나주립대(1992∼98년), 미시간대(1999∼2006년),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ㆍ2007∼2012년)를 거쳐 2012년부터 UC버클리 화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이기도 하다.
2020년과 2021년 자신의 연구를 상용화하기 위한 스타트업 아토코(Atoco)와 H2MOF를 각각 설립(H2MOF는 공동설립)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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