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에미상 수상 심인보 PD
▶ ‘상록수’ 심훈의 손녀

에미상 수상자인 심인보 프로듀서가 지난 13일 본보를 방문했다. 작은 사진은 에미상 수상작인 ‘패트리스’ 포스터.
“이야기의 힘(Power of Storytelling)을 믿는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확산되길 바란다.” 제77회 에미상(Emmy Awards) 다큐멘터리 제작 우수상을 수상한 심인보 프로듀서가 지난 13일 본보를 방문해 수상 소감을 전했다. 20년 넘게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는 그는 지난해 방영된 ‘패트리스: 더 무비’(Patrice: The Movie)로 에미상 수상자가 됐다.
이 작품은 장애인 커플의 안타까운 사연을 다뤘다. 정부 지원을 받는 장애인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더 이상 지원을 받지 못하고 심지어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만 하더라도 지원이 끊긴다. 누군가에게는 심각한 문제지만 이러한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외되고 외면 받는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인도 없다. 모르고 지나가도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지만 다큐멘터리로 소개되면서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다큐멘터리 주인공을 백악관으로 초대했으며 연방 의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 심 프로듀서가 계속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심인보 프로듀서는 누구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인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심 프로듀서는 소설 ‘상록수’의 저자 심훈 선생의 손녀로 2살 때 이민 왔다. 뉴욕 퀸즈에서 성장한 그는 브라운대에서 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20년 넘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남편(Sean Frechette), 아들(규인)과 함께 뉴저지에 살고 있으며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심영주 씨가 큰 언니다.
주요작품으로는 에미상 수상작인 ‘패트리스’를 비롯해 윌 스미스가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어멘드’(Amend: The Fight for America), CNN을 통해 방영된 미쉘 오바마의 ‘위 윌 라이스’(We Will Rise: Michelle Obama’s Mission to Educate Girls Around the World), 영화 ‘양들의 침묵’으로 오스카상을 휩쓴 조나단 드미 감독과 함께 작업한 2개의 작품(Rachel Getting Married, Jimmy Carter Man From Plains) 등이 있다.
▲프로듀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다른 예술 분야와 마찬가지로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심 프로듀서도 대학 졸업 후 취업을 고민했으나 영화를 좋아했던 그는 현실이 아닌 꿈을 선택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꿈을 향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에미상도 받게 됐다. 지난 13~14일 방송된 에미상 시상식은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는 “수상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에미상 수상자로서 앞으로 조금은 수월하게, 만들고 싶은 작품을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듀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남다른 사명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는 가치와 다르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삶,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기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바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며 “사실 나는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본적도 없고, 평생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만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의 역할
심 프로듀서는 “무엇을 찍을지 아이디어가 제일 중요하고, 다음으로 자금도 마련하고, 제작팀도 꾸리고,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작업을 총괄하는 것이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의 역할”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할리우드 영화계와 달리 다큐멘터리는 소수계 차별도 없고 비교적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너무 어릴 때 미국에 와서 한국어가 서툴지만 한인사회에 대한 이해나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은 확고하다는 그는 “소설가였던 할아버지, 기자였던 아버지(심재호)의 영향을 받아 사회 문제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은 아직 구상 중이지만 언젠가 준비가 되면 미국 내 한인 입양인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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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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