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동락하면 우선 신의라는 말이 떠오르며 백년해로(百年偕老)며 조강지처(糟糠之妻: 끼니를 이을 때 지게미와 쌀겨로 떼운 가난시절 함께 보낸 부부), 사이좋은 부부를 원앙지계(鴛鴦之契), 여고금슬(如鼓琴瑟: 거문고와 비파를 타는 것과 같다는), 그외 실가지락(室家之樂), 금슬지락(琴瑟之樂) 등 연상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음을 알고 있다.
이런 것들도 점점 옛말이 되어가고 자연 희미해져 가니 실천은 어림도 없는 몹쓸 놈의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직장에서도 “평생”이라는 말이 있어본지도 꽤 오래된 것은 아닌지? 스카웃을 해가고 또 하려고 부단 애들을 써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조건 대우를 해주면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도 헌신짝 버리듯 빠이 빠이 하는 요즈음 세상이 아닌지. 이직이 빈번하다는 이야기인데 “평생” 운운하면 낙오자, 어리석은 자가 될 지경에 허-허-, 탄식이 절로 난다.
국가 간의 약속도 이런 풍습의 변화와도 어쩌면 동일할까. 사실 안전보장이니 핵우산 보호니 하는 국가 간의 약속도 내면을 면밀히 살펴보면 한마디로 속고 속이는 허구가 아닌지.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겪는 고통도 ‘부다페스트 선언 Budapest Memorandum on Security Assurances’에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개요하면 1994년 12월 5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헝가리 3국과 러시아, 미, 영과 체결한 각서- 소련 붕괴 후 상기 3국 핵확산 금지조약에 가입과정에서 체결, 그때까지 세계 2위 핵 보유국이던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무용지물 약속이 된 것이다.
역사는 늘 말해주고 있지만 인간은 망각을 좋아하는지 학습능력에 문제가 있는지 실수가 늘 반복되어 가고 있다.
동맹이니, 철통혈맹이니 다 부질없고 신의 없는 국제관계이다. 어떻게 하면 국가이익이 우선,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 거기까지는 인정을 할지라도 국가이익을 내세우지만 자신이 속한 정파, 아니 자신의 개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강자, 강대국들의 비정(非情)의 거래수단으로서의 각종 국제간 약속의 계략에 넘어감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무역 불균형을 내세워 강요하다시피 하여 외국기업들의 자국내 시설투자 유치를 독려하더니 마침내 비자문제를 빌미로 파견된 근로감독관들을 마구잡이로 유례없는 작태로 중범죄자들 다루듯 쇠사슬로 묶어 연행, 구금해가다니 전율(戰慄)을 금할 길 없다.
동고동락, 혈맹이라는 말이 개인, 국가 간에도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부끄러운 세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 누구의 사태 진전의 코멘트,“그들은 (이민국 단속반)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라는 말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할 수밖에 없다. “힘이 정의”라는 말을 정말 믿고 싶지 않으나 현실임을 어찌할까.
2025년 9월 7일 로스 엔젤레스 근교 우거에서 淸畓 문성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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