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관광 박평식 대표의 인문학 여행, 일본 삿포로
▶ 온천 료칸에 녹아드는 쉼
▶ 오타루 운하 따라 흐르는 낭만
▶ 맥주의 도시에서 맛보는 풍미
▶ 가을 여행을 빛내는 4대 별미
삿포로의 가을은 소리 없이 깊고, 고요하게 화려하다. 삿포로 단풍 여행은 온천과 미식, 그리고 단풍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귀한 여정이다. 첫 여정은 지옥계곡에서 시작된다. 이 지역은 지옥계곡(지고쿠다니)이 가장 유명하다. 거대한 화산 분화구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와 유황 냄새, 그 너머로 붉게 물든 단풍이 펼쳐진다. 말 그대로, ‘지옥 위에 핀 천국의 색’이다.
첫날 머무는 노보리베츠 다이이치 타키모토칸 온천 호텔 또한 여행의 품격을 더한다. 잠들기 전, 유카타 차림에 나무 게다를 신고 조용한 복도를 지나 노천탕에 들어서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단풍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 속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지옥계곡에서 직접 끌어온 유황천, 식염천, 산성철천, 미네랄천, 산성녹반천 등 다섯 가지 온천수를 갖추고 있으며, 총 35개의 실내외 온천탕이 무려 1500평 규모에 걸쳐 조성돼 있다. 노보리베츠 다이이치 타키모토칸의 1,500평 규모 35개 온천탕이 주는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노천탕에서는 지옥계곡의 풍경을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어 감동이 두 배다.
참고로, 일본 온천 호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증기 마크 세 개는 하루 세 번의 온천욕을 권장하는 현지의 온천 문화를 상징한다. 아침에 한 번, 저녁 식사 전후로 한 번씩.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단풍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풍경 속에서 신선놀음을 하루 세 번이나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다음 날은 노보리베츠 시대촌으로 이동한다. 에도시대의 거리와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한 이곳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다. 전통 복장을 입고 닌자 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후 하코다테로 이동해 오누마 국립공원, 고료카쿠 전망대, 그리고 하코다테산 정상까지 둘러본다. 로프웨이로 올라 본 하코다테 야경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바다를 끼고 반달 모양으로 펼쳐진 도시의 불빛은 마치 보석을 흩뿌려놓은 듯하다. 평생 수많은 야경을 보아왔지만, 하코다테는 늘 기억 속 첫 자리를 차지한다.
이곳에서는 타쿠보쿠테이 온천 호텔에서의 하룻밤이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유서 깊은 온천과 11층 최상층의 대욕장 및 노천탕으로 유명한데, 아름다운 하코다테 마을 풍경과 바다 위를 밝히는 어선의 불빛 ‘아사리비’를 감상하며 온천을 즐길 수 있다. 탕 속에서 바라보는 하코다테의 야경은 여행자에게 잊지 못할 정서를 선사한다.
특별히 온천탕의 남탕과 여탕이 24시간마다 바뀌는 시스템이 흥미롭다. 전날 밤에 들어갔던 탕이 아침에는 다른 성별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어 있다. 이는 온천탕마다 풍경이 다르기 때문에 매일 바꿔줌으로써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가 되는 것이다. 일본식 형평성은 언제나 조용하고 질서 있게 작동한다. 이처럼 일본에서의 온천은 단순한 목욕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다. 몸을 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씻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단풍 사이로 피어오르는 수증기, 나무 게다 소리, 유카타 자락에 실리는 조용한 환대. 거기에 매일 바뀌는 탕의 풍경은, 여행자에게 작지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여행 셋째 날은 도야호로 향한다. 활화산 우스산과 쇼와신잔, 그리고 평화로운 도야호가 공존하는 이곳은 자연의 신비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우스산 로프웨이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바람을 따라 단풍이 일렁이고 멀리 도야호의 푸른 물결이 펼쳐진다. 사이로 전망대에 올라 도야호를 내려다보고, 유람선을 타며 물 위에서 단풍을 감상한다. 소리 없이 흐르는 물결과 노을빛에 물든 산들은 마음까지 고요하게 만든다.
또한 루스츠 지역에서는 더 웨스틴 루스츠 리조트 호텔에서 특별한 숙박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은 전 객실이 복층 구조의 스위트룸으로, ‘구름 위의 잠자리’라 불릴 만큼 최상의 수면 환경을 자랑한다. 온천 호텔로서의 편안함과 프리미엄 리조트의 품격이 어우러진 이 공간은, 단풍과 미식, 온천의 여정에 여유로운 쉼표를 찍어준다.
마지막 여정은 오타루가 장식한다. 오르골당과 유리 공예점, 그리고 고즈넉한 오타루 운하를 걷는 시간이다. 석양이 운하에 비치고 거리엔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줄지어 있어,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
삿포로로 돌아와 맥주박물관을 둘러보고, 직접 맥주를 시음하는 시간도 준비돼 있다. 이 지역에서 나는 맥아와 물로 만든 삿포로 맥주는 신선하고 풍미가 깊다. 오도리 공원에서 가벼운 산책으로 마지막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 여행의 또 다른 핵심은 바로 미식이다. 단풍놀이와 온천욕 사이사이, 테이블에 오르는 음식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일본 전통 코스요리인 가이세키는 계절의 감각을 담은 예술작품이다. 눈으로 보고, 코로 맡고, 입으로 느끼는 삼박자의 조화다. 플레이팅 하나하나에 미학이 깃들어 있고, 음식의 색감과 식기가 어우러져 그 자체가 하나의 정원처럼 느껴진다. 사시미, 조림, 구이, 튀김, 찜, 밥, 디저트까지 순서대로 제공되며, 제철 재료를 활용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야키니쿠는 테이블에서 직접 구워 먹는 일본식 고기구이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는다. 소고기, 돼지고기, 혀, 내장 등 다양한 부위를 기호에 맞게 골라 구워 먹는다. 숯불에 올린 고기에서 풍겨 나오는 고소한 향기, 타레 소스에 찍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별미다.
또한 삿포로산 가리비는 일본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갓 잡은 가리비는 그대로 회로 즐기기도 하고, 껍질째 숯불에 구워 은은한 향을 곁들이기도 한다. 초밥이나 찜, 튀김, 가리비 밥까지 조리법도 다양하다. 담백하면서도 단맛이 감도는 이 해산물은 삿포로 미식의 백미다.
삿포로는 단풍이 절정이기도 하지만, 입맛을 사로잡는 게요리가 가장 맛있는 계절이기도 하다. 익숙한 킹크랩(타라바가니)은 물론, 살이 달고 부드러운 홍게(베니즈와이), 깊은 맛이 특징인 털게(케가니)까지 싱싱한 게요리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다란 다리를 손으로 뜯어 입에 넣는 순간, 바다의 단맛이 혀끝에 퍼진다.
삿포로의 단풍은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온천과 미식이 곁들여지면 여행의 감동은 두 배가 된다. 게다가 사람들의 친절함, 청결한 환경, 조용한 질서, 정갈한 분위기. 모든 것이 여행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기 충분하다.
■ 여행팁‘US아주투어’가 가을 단풍 시즌을 맞이하여 ‘일본 삿포로(6일)’와 ‘일본 삿포로+모국 단풍(11일)’ 여행상품을 출시하고 모객에 나서고 있다. 이번 일정에는 박평식 교수가 동행하여 삿포로 온천과 단풍, 그리고 삿포로의 4대 진미를 생생하게 소개할 예정이다. 출발일은 오는 10월 18일과 10월 27일이며, 보다 자세한 정보 및 예약 문의는 전화로 가능하다.
■ 문의: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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