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6년 건축 규정 대폭 강화 후 명칭 차별화
▶ 저렴한 가격 장점이지만 대출조건은 까다로워
플로리다주 세바스챤 시에서 인부들이 매뉴팩처드 홈 설치 작업을 마무리하는 모습. [로이터]
너무 오른 집값에 내 집 마련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그래서 집값이 비싼 일반 주택 대안으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모빌 홈’(Mobile Home)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모빌 홈은 이름 그대로 이동 가능한 주택이다. 조립식 주택인 모빌 홈은 트레일러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1970년대 중반 모빌 홈 제조 및 설치 관련 규정이 강화된 뒤 모빌 홈이란 명칭 대신 조립식 주택을 의미하는‘매뉴팩처드 홈’(Manufactured Home)이란 명칭이 사용되고 있지만, 흔히 통틀어 모빌 홈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모빌 홈과 매뉴팩처드 홈의 차이점, 형태, 구입 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1976년 규정 강화모빌 홈은 이름이 뜻하듯 이동 가능한 주택이다. 공장에서 조립된 주택에 바퀴가 달려 있어 주 거주지인 모빌 홈 단지에서 캠핑장 또는 여러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주택이 모빌 홈이다. 직사각형 모양의 ‘싱글 와이드’(Single-Wide) 형태가 주를 이루는 모빌 홈은 관련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제조된 주택으로 엄격한 건축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
모빌 홈의 내구성 및 안전성 등의 품질 문제가 제기되면서 ‘연방주택도시개발국’(HUD) 1976년 6월 15일 모빌 홈 건축 규정을 강화했고, 이때부터 지금의 일반 주택 모양을 갖춘 매뉴팩처드 홈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매뉴팩처드 홈 역시 공장에서 제조된 뒤 거주지까지 이동하지만 일단 거주지에 설치되면 바퀴가 제거되기 때문에 반영구적 거주지로 사용된다. 매뉴팩처드 홈은 모빌 홈과 달리 연방 정부와 관할 시 정부의 엄격한 건축 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전성도 높다.
싱글 와이드 형태가 대부분이 과거 모빌 홈은 주택이라기보다는 컨테이너 같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그러나 더블 또는 트리플 와이드 형태로 제조되는 매뉴팩처드 홈의 겉모습은 일반 주택에 비해 손색이 없고, 실내 면적도 평균 가족 수 가구가 생활하기에 충분하다.
▲ 투자 가치도 짭짤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 주택 구입자들이 매뉴팩처드 홈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외에도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 목적이 거주와 투자인 만큼 투자 가치를 인정받은 매뉴팩처드 홈 구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매뉴팩처드 홈의 매매 가격은 일반 주택에 비해 낮지만, 상승폭은 일반 주택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온라인 금융 서비스 마켓플레이스 ‘렌딩트리’(Lending Tree)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과 2022년 사이 일반 단독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약 46% 오른 반면 매뉴팩처드 홈의 평균 매매 가격은 무려 77%나 급등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조사 대상 기간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친 시기로 당시 일반 주택 매물이 급감하자 많은 주택 수요가 매뉴팩처드 홈 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가격 급등 원인이다. 당시 렌딩트리의 조사에서 와이오밍, 일리노이, 켄터키 등의 주에서 매뉴팩처드 홈 매매 가격이 모두 100% 넘게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집값이 높기로 유명한 LA 지역 매뉴팩처드 홈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LA 인근 지역(부촌 제외)에 매물로 나온 매뉴팩처드 홈 가격은 대부분 10만 달러를 넘고 최근에는 30만 달러 후반대인 매물도 많이 나와 있다.
동부에 있는 한 매뉴팩처드 홈 단지로 일반 주택가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준 최 객원기자]
▲ 대부분 토지는 별도매뉴팩처드 홈은 주택 형태 외에도 구입에 따른 장단점이 일반 주택과 크게 다르다. 매뉴팩처드 홈의 장단점에 대한 이해없이 싼 가격에 구입했다가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 매뉴팩처드 홈 가격이 저렴한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으로 매매 가격에 부지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도시 인근 지역은 토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자가 대규모 토지를 구입해 매뉴팩처드 홈 단지를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경우 매뉴팩처드 홈 구입자는 주택 건물만 소유하고 건물이 위치한 토지에 대해서는 단지 운영 업체를 통해 토지 소유주 측에 매달 임대료를 내야 한다. 토지 가격이 많이 오른 LA 외곽 지역의 경우 토지 임대료가 월 1,000~2,000달러를 넘는 매뉴팩처드 홈 단지가 많아 적지 않은 부담이다.
▲ 대출 조건 까다로운 편매뉴팩처드 홈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저렴한 가격이다. 연방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8월 매뉴팩처드 홈의 전국 평균 가격은 약 12만 8,800달러로 같은 달 일반 주택 평균 가격인 40만 9,500달러의 약 3분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구입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구입자는 대출을 받아 구입해야 하는데, 매뉴팩처드 홈에 적용되는 대출 조건이 일반 주택과 크게 다른 점을 이해해야 한다.
매뉴팩처드 홈 전문 부동산 중개인에 따르면 새로 제조된 싱글 와이드 형태는 일반 대출 은행을 통한 대출이 까다로운 편이다. 대신 매뉴팩처드 홈 매매 업체나 크레딧유니온 등의 금융 기관을 통해 대출을 알아봐야 한다.
면적이 큰 더블 와이드 형태의 경우 일반 대출인 컨벤셔널 융자를 받을 수 있지만 몇몇 조건이 있다. 컨벤셔널 융자의 경우 구입하려는 매뉴팩처드 홈에 토지가 포함되는 ‘부동산’(Real Property)로 분류되는 경우에만 발급된다.
새 매뉴팩처드 홈을 구입해서 거주지에 도착하면 바퀴가 제거돼야 하고 구입에 포함된 토지에 고정되어야 컨벤셔널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일부 은행은 건물 나이 규정을 적용해 제조된 지 15~20년 이상 된 건물에는 융자를 발급하지 않는다. 또 건물 크기 제한을 두는 은행도 있기 때문에 여러 은행과 문의해야 적절한 융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토지가 포함되지 않은 매뉴팩처드 홈을 구입하는 경우 대출 과정이 다소 복잡해질 수 있다. 1976년 이전에 제조돼 바퀴가 달린 모빌 홈을 구입하는 경우 자동차 융자로 분류돼 해당 융자를 알아보면 된다. 토지가 딸리지 않은 매뉴팩처드 홈은 동산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동산에 적용되는 ‘동산 대출’(Chattel Loan)이 주로 발급된다. 토지가 포함되지 않은 매뉴팩처드 홈을 구입할 때 토지 임대 기간, 주택 상태, 크레딧 점수, 다운페이먼트 등도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토지 임대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이어야 대출이 승인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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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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