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오페라’ 한인 주인공 인터뷰 - ‘로미오와 줄리엣’ 주연 테너 듀크 김
▶ 어바인 출신… 메트 오페라 콩쿨 우승한 ‘신성’
▶11월2일 로미오역으로 ‘LA 오페라’ 데뷔 무대
▶“로미오에 동질감… 스윗한 목소리 들려드릴 것”
이번에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으로 LA 오페라 무대에 데뷔하는 남가주 어바인 출신의 테너 듀크 김. [LA 오페라 제공]
푸치니의 ‘나비부인’으로 2024-25 시즌의 막을 올린 LA 오페라(LA Opera)의 다음 작품은 11월2일 개막하는 프랑스의 작곡가 샤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너무나도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바탕으로 14세기 이탈리아 베로나 지역의 라이벌 캐퓰렛과 몬태규 가문의 갈등과 두 가문의 젊은이 줄리엣과 로미오의 비극적 사랑, 그리고 복수심과 불타는 결투 등이 아름답고도 감각적이고 우아하게 펼쳐지는 작품인데, 특히 이번 LA 오페라의 ‘로미엣과 줄리엣’에서는 한인 테너 듀크 김(32)이 주인공 ‘로미오’ 역을 맡아 소프라노 아미나 에드리스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세익스피어의 비극을 노래할 예정이어서 한인 음악 애호가들과 오페라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한국 태생의 듀크 김씨는 14세 때 가족과 함께 남가주로 이민와 어바인에서 중·고교를 졸업하고 채프만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뒤 남부의 최고 명문 사립대인 라이스 대학의 셰퍼드 음대를 나왔다.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의 카프리츠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발탁된 후 북미에서 가장 실력 있는 성악가를 발굴하는 등용문으로 알려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쿨에서 당당히 우승,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으며 오페라계의 신성으로 떠올라 전국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워싱턴 내셔널 오페라가 공연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를 노래해 격찬을 받았다. “부모님이 토랜스에 사시는데, 고향 같은 남가주로 돌아와 LA 오페라 무대에 선다는 게 너무 좋고 기대된다”는 테너 듀크 김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LA 오페라에서 데뷔하는 소감은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남가주에는 아는 친구들도 많고 선생님, 동료들도 많아서 제가 아는 분들에게 저의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어 너무 좋다. 그리고 저희 부모님께서도 제가 노래하는 것을 라이브로 들으신 지가 6년이 넘었는데, 이번에 부모님이 제 공연을 직접 보실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대된다.
-‘로미오’ 역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로미오랑 저랑 비슷한 점이 좀 많은 것 같다. 제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방식하고 비슷하다. 뭔가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드는 그런 점에서 동질감을 많이 느낀다. 그리고 음악이 너무 정직한 것 같다. 다른 오페라들도 많이 해봤지만,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만큼 사랑하는 감정에 솔직한 음악이 많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음악에 몸을 맡기면 거의 자동적으로 노래와 연기가 되는 것 같다.
-이번 LA 오페라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로덕션의 특징은
▲사실 제가 이번 공연을 한다는 게 신기한 느낌이 있다. 이전에 LA 오페라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무대에 올린 게 지난 2011년이었는데, 13년 전 그때 제가 LA 오페라에서 그 무대를 직접 봤었기 때문이다. 당시는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신입생일 때였는데, 어려서 LA 오페라에서 본 작품을 지금 제가 직접 한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기분이 묘하다.
그 당시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 기억과 이번 공연을 비교해보면, 의상이나 무대장치 등이 더욱 더 화려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LA 오페라 프로덕션은 구노가 1867년 ‘로미오와 줄리엣’을 초연할 당시 그 무대를 거의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무대 의상 등이 오리지널과 가깝다. 요즘 오페라는 가수들이 청바지를 입고 나오기도 하는 등 현대적으로 해석을 많이 하는데, 그런 게 아니고 원전의 화려한 의상들과 무대 디자인을 기대하셔도 좋다. 물론 훌륭한 음악, 훌륭한 노래와 함께다.
-이번 LA 오페라 무대를 위한 리허설을 하며 느낀 점은
▲저는 리허설을 할 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마음 편하게 의견을 낼 수 있고, 그것에 대해 평가 당하는 느낌 없이 오픈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LA 오페라가 그걸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아주 좋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쿨 우승을 포함해 큰 성취를 이뤘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고, 자신의 보이스의 특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뭔가가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얻는 성취감 희열을 느끼면서 앞으로 나갈 수 있었다. 지금도 하루하루 계속 배우고 있고 새로운 것들을 느끼고 있다. 노래하는 직업의 좋은 점은 평생을 할 수 있고, 평생을 해도 지루함을 못 느낄 것 같은 점이어서 여기에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얻는 성취감 때문에 그 원동력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리고 제 목소리의 강점은 스윗함, 목소리가 뭔가 달콤하고 말랑말랑하다. 그게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성악을 전공하게 됐나· 가족의 영향은
▲가족 중에 음악 전공자는 없지만 부모님 모두 음악을 좋아하시고, 어머니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집에서 CD를 많이 틀어놓으셨고, 피아노와 바이올린도 배우곤 했다. 미국에 처음 이민 와서 8~9학년 때 한국이 그리운 마음에 가요를 많이 부르기 시작했고 특히 발라드를 좋아했는데, 노래로 해소를 했었다. 항상 노래를 하고, 잘 하고 싶었고, 성악 레슨을 받으면서 나의 길을 찾았다.
-오페라 가수로서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정말 하고 싶은 역할이 3가지가 있다. 하나는 ‘리골레토’의 만토바 공작 역할인데, 실제로 내년 여름에 산타페 오페라에서 하게 됐다. 만토바 공작은 파트가 테크닉적으로 부르기 어려워서 도전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캐릭터 명칭이 영어로 ‘듀크 오브 만토바’인데, 제 영어 이름도 마침 듀크여서 벌써부터 사람들이 조크를 하더라. “듀크가 듀크 한다”고. (웃음)
또 하나는 마스네의 오페라 ‘베르테르’의 베르테르 역을 하고 싶고, 그리고 처음 성악을 시작하면서 꿈을 키웠던 역할이 바로 ‘라보엠’의 주인공 로돌포다. 그게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꿈의 역할이다.
-남가주의 한인 오페라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번 ‘로미오와 줄리엣’은 LA 오페라에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여러분들에게 정말 좋은 무대가 될 것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하시면서 평소 잘 자신에게 허락하지 않았던 감정들, 아픔이나 사랑, 웃음 등의 감정들을 오셔서 마음껏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 LA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일정
▲11월2일(토) 오후 7시30분 ▲11월10일(일) 오후 2시 ▲11월14일(목) 오후 7시30분 ▲11월17일(일) 오후 2시 ▲11월20일(수) 오후 7시30분 ▲11월23일(토) 오후 7시30분 등 총 6회 공연
■공연 장소: LA 다운타운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135 N. Grand Ave, Los Angeles)
■티켓 구입: (213)972-8001,
LAOper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