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뉘하운 운하의 아름다운 전경. 울긋불긋한 파스텔 색조의 각기 다른 건물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을 자아내고 있다.
누군가‘삶은 아름답다’ 했던가.
40대 때 생애 첫 해외여행으로 이태리를 다녀왔다. 그리고 전투를 치르듯이 하루하루 살아왔다. 어느새 6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지난날을 내려놓고 용감(?)하게 미래관광 북유럽 여행을 결심했다.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만이 간다고 생각했던 북유럽 여행.‘무리한 것 아닌가’하는 후회와‘내 생에 버킷 리스트’라는 설레임 속에 며칠 밤을 설쳤다. 시간만 나면 인터넷과 유튜브를 보고 북유럽 프로그램을 훑었다.‘나에게도 이런 꿈같은 일이 벌어지는 구나’생각했다.
■안데르센 인어공주의 나라 덴마크
필자가 북유럽 여행을 결심한 것 중의 하나는 덴마크 코펜하겐의 인어공주 상이다.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를 읽으면 주루룩 눈물을 흘리던 어린시절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착하고 아름다운 바다 속 용궁의 인어공주가 뭍의 인간 왕자를 사랑했으나 결국 이루지 못한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인어공주상. 상반신은 사람의 형상으로, 하반신은 물고기의 형상으로 앞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한 채 봄바람이 쌀쌀한 호숫가에 가련한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누가 인어 공주상을 ‘보잘 것 없는 작은 동상’ ‘관광 마케팅’이라고 폄하하는가.
새로운 항구라는 뜻의 뉘하운(Nyhavn) 운하의 전경은 그림이었다. 울긋불긋 파스텔 색조의 각기 다른 건물을 배경이 조화를 이루었다. 세계에서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이 텐트마켓으로 변한 큰 길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인종전시장이었다. 운하의 보트투어는 항구도시 코펜하겐의 모든 것을 불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이었다. 보트를 타고 운하를 도는 동안 코펜하겐 오페라 하우스, 코펜하겐 스타일의 독특한 아파트, 안데르센이 살았던 집, 해군 전함, 아말리엔보르 궁전을 보았다.
■예술의 도시 오슬로
인구 70만의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문화와 예술 도시로서의 자긍심이 대단했다, 선박 기술자인 남편이 노르웨이 선박회사에 스카웃돼 노르웨이에 왔다는 가이드의 해박하고 자신감 있는 설명에서 오슬로인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노르웨이는 국토가 한국의 3.8배이지만 인구는 540만 명에 불과한데도 외국 이민자를 받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슬로 의회 건물과 매년 12월 노벨 평화상 시상식이 거행되는 시청 홀, 절규’의 작가 뭉크를 기념해 만든 뭉크 박물관을 관람했다. 연어회가 곁들인 한식으로 식사를 한 후 별장 같은 산장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대자연의 걸작 환상의 피요르드
빙하가 침식되면서 만들어진 골짜기에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만들어진 좁고 긴 만을 일컫는 피요르드. 그야말로 자연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들이다. 말로나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으로만 느낄 수 있는 풍광이 전쟁터처럼 살아온 지난날의 아픔과 상처를 사르르 녹였다.
유람선 뱃머리에 올라섰다. 상큼한 북해의 바닷바람이 폐부로 파고들었다. 남편의 손을 꼭 잡으니 남편도 나의 어깨를 지긋이 감쌌다. 처음 맛보는 남편의 다정한 손길이었다. ‘혹시 무리 한 거 아닌가’하고 북유럽 여행을 망설였던 것이 부끄러움으로 다가왔다.
노르웨이 자연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자주 등장했던 크고 작은 폭포들이 피요르드의 장관을 더해주었고 그 중에서도 7줄기의 거대하고 아름다운 폭포가 어우러진 7자매 폭포의 풍광은 압권이었다,
스테이크, 파스타, 와인을 곁들인 식사로 여장을 푼 호텔은 한 폭의 풍경화를 방불케했다. 호텔 창문을 통해 펼쳐진 피요르드 전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장면이었다. 올해에만 4차례나 이 호텔을 찾은 연유로 특별히 미래관광 여행객들을 위해 객실 모두를 피요르드 전경을 볼 수 있는 윈도우 뷰로 예약했다고 한다.
■예술가의 혼이 깃든 항구도시 베르겐
정착하는 곳이 관광지만은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도 절경이었다. 호수에 비친 산의 모습은 데칼코마니 작품을 연출했다. 티 없이 맑은 호수,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리무진 버스에 몸을 기댄 32명의 여행객들은 할 말을 잃은 듯 조용했다. 만년설과 폭포가 장관인 브릭스달, 로맨틱 플롬 열차를 타고 노르웨이의 장엄한 절경을 감상하면서 노르웨이의 항구도시 베르겐에 도착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으로 노르웨이를 공부할 때 오슬로 보다 더 많이 등장했던 도시 베르겐. 그림에서 보았던 독특한 모양의 아기자기한 4층 규모의 목조 주택들이 줄지어 정박된 요트들과 어울러져 강렬한 인상의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왔다. 14세기에서 17세기에 건축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르겐의 파스텔 색조의 목조건물들이 세월의 무거운 흔적을 대변하듯 군데군데 재건을 위해 흰 천으로 덮여있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베르겐의 뒷산 플뢰엔 정상에 올랐다. 노르웨이 제 2의 항구도시이자 가장 아름다운 도시 베르겐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노르웨이가 낳은 세계적인 극작가 헨리 입센이 활동했던 국립극장과 화가 뭉크의 작품도 베르겐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 많다고 하니 베르겐은 예술가의 혼이 깃든 항구도시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북유럽의 베네치아 스톡홀롬 그리고 헬싱키
북유럽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한다는 스톡홀롬 시청사, 스웨덴 황실의 호화 전함 바사호가 전시돼있는 바사 박물관, 중세 건축물이 잘 보존된 구시가지 감라스탄 곳곳을 관광하고 대형 크루즈를 타고 헬싱키에 도착했다. 핀란드의 국민음악가 시벨리우스를 기념해 파이프 오르간 모양의 조형물로 장식된 시벨리우스 공원, 천연 암석을 깎아 만들었다는 암석교회 등을 끝으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4개국 여행의 대장정이 끝났다. 일행 중 절반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여행을 계속했다. 필자 역시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다.
■Life is Beautiful
성악가의 꿈을 안고 이태리 유학길에 올랐다가 여행가이드의 길로 들어서 유럽 최고의 베테런 가이드로 활약했던 미래관광 남봉규 사장의 스토리는 북유럽의 다소 긴 버스여행길에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한국 IMF 시절 갑자기 뚝 끊어진 관광객들로 겪어야만했던 고난의 투쟁기, 유럽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와 늦은 나이에 한의사 공부를 시작해 한의학 박사를 취득하고 동남아, 북한 등지로 선교여행을 떠나 겪었던 고난의 선교활동의 애환 스토리는 여행의 또 다른 별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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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거주 미셸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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