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은 매우 경쟁이 치열하고 삶의 속도가 빠른 사회다. 따라서 직장에서 어느 정도의 직위를 유지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동반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 이민을 오거나 유학 와서 첫 직장에 입사해 미국 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동료나 직장 상사와 겪는 문화적 차이와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고민하고 이 때문에 우울증에 빠지거나 업무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영화사에서 근무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인 박씨가 병원을 찾아왔다. 20대 초반에 미국으로 유학을 와서 학교를 마치고 좋은 직장을 구해서 열심히 일하던 중 일 년 전에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그 후유증으로 심하게 우울할 때도 있고 가끔 불안하기도 했다. 한번씩 불안해지기 시작하면 참고 넘어가기 어려울 때도 있고 심한 경우는 호흡이 거칠어지면서 쓰러지기도 했다. 병원에 오기 며칠 전에는 미국인 동료와 가볍게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마음이 불안하다가 호흡이 거칠어지고 숨이 가빠지면서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 갔다고 한다. 병원에 실려가면서 손발이 뻣뻣해지고 마비가 오는 것을 느꼈다. 그 빈도가 최근에는 더욱 증가해서 직장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가 되었다. 박씨는 과거 특별한 질병을 앓았던 병력이 없고, 현재는 응급실에서 처방받은 항불안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호흡곤란이 심장의 문제인줄 알고 심장내과를 찾아갔지만 검진상 심장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를 검진했을 때 검진상 특별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병력을 바탕으로 심리적 불안으로 인한 과호흡증후군으로 일단 진단했다.
과호흡증후군(hyperventilation syndrome)이란 심리적인 불안이나 충격으로 인해서 호흡을 깊고 빠르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때 인체 내의 이산화탄소가 호흡기계로 다량 빠져나가게 되고 우리 몸은 심한 알칼리화가 되면서 일시적으로 칼슘의 양이 감소하는데 이로 인해서 근육이 뒤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P 씨는 과호흡할 때마다 몸이 뻣뻣해지고 뒤틀린 것이다.
이런 증상이 시작되는 징후가 나타날 때는 종이봉투(paper bag)를 얼굴에 쓰면 숨을 내쉴 때 빠져나간 이산화탄소가 다시 혈중으로 들어오므로 몸이 알칼리화가 되는 것을 막아서 이로 인한 근육의 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 응급시에는 입과 코를 감쌀 수 있는 어떤 봉투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또 항불안제는 호흡수를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하므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위에서 이런 문제가 없도록 미리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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