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기지 이자 변동 제한적
▶ 자동차 대출 이자 소폭 ↓
▶ 크레딧 카드 이자 부담 ↓
▶ 단기 정기예금 수익 감소
▶ 기업 대출 부담 다소 완화

연준의 이번 기준 금리 인하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크레딧 카드와 자동차 대출 이자 하락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로이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이번 0.25%포인트 인하가 당장 모기지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 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많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책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중 하나다. 이번 결정이 전체적인 금리 하락 흐름을 이끌어, 중장기적으로는 점진적인 이자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모기지 대출, 자동차 대출, 크레딧 카드 금리, 예금 이자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와 과거 금리 인하 때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짚어본다.
■ 의미는?연준의 이번 조치는 은행 간 자금 거래 시 적용되는‘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 표준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드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출 고객에게 부과하는 이자율도 낮출 여력이 생긴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중소기업 대출이나 자동차 할부금리 같은 소비자 대출금리에 즉각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연준의 금리는 단기 금리로, 장기 대출금리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이를 직접 통제하지 않기 때문이다.
■ 모기지 대출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프레디맥에 따르면, 모기지 대출에 적용되는 30년 고정 이자율 9월 둘째 주 전주 대비 6.35%로 소폭 하락했지만, 당분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지 고정 이자율은 연준의 기준금리보다는 ‘국채 수익률’(Treasury yield)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국채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 흐름을 어떻게 보는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연준이 지난해 말 기준 금리를 인하했을 때도,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이자율은 함께 내려가기보다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이는 당시 향후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높게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시건대 공공정책·경제학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은행이 30년 동안 대출을 해준다면, 그 기간 동안의 경기 변동성을 반영해 어떻게 이 돈을 회수할지를 예측해야 한다”라며 “이런 장기적인 예측은 힘들기 때문에, 단기 금리 변화가 장기 금리에 곧바로 반영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고정 이자율로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이번 인하와는 무관하다. 모기지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정 이자율 모기지는 대출 기간 동안 이자율이 변하지 않는다. 필요 시 재융자를 통해 낮은 이자율로 갈아탈 수는 있다. 한편, 올 들어 모기지 이자율은 노동시장의 둔화와 부동산 시장의 수요 감소로 인해 다소 하락한 상태다. 반면, ‘변동 이자율’(ARM)이나 단기 대출의 경우 연준의 금리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들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돼 인하 또는 인상될 수 있다.
■ 자동차 대출자동차 대출 금리에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직접적이지 않다. 시중은행들은 연준의 금리 결정뿐만 아니라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연준의 발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출금리를 정한다. 현재 자동차 대출 평균 금리는 약 7.6%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 금리는 국채 수익률, 고객 크레딧 점수, 은행이 보유한 연체 대출 비율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모기지 대출보다 단기 상품인 자동차 대출은 연준 금리 변화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특히 단기 대출 상품일수록 연준의 금리 인하가 비교적 빠르게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동차 대출금리는 자동차 수급 상황에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요가 많은 시기에는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
■ ‘크레딧 카드·예금 금리’이번 연준의 기준 인하는 크레딧 카드 이자나 은행 예금금리와 같은 단기 금리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리 인하로 크레딧 카드 이용자의 이자 부담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연준 조사에 따르면, 전체 크레딧 카드 소지자의 절반가량이 매달 카드 대금을 이월(이자 부담)하며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우 이번 금리 인하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미리 반영해 크레딧 카드 등 단기 금리를 앞서 조정해 놓았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준의 금리 정책 행보가 시장에 충분히 예고된 경우, 금리 발표 이전부터 대출 및 예금 금리에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이번 금리 인하가 고금리 예금 상품이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같은 단기 정기예금에 투자한 소비자들에게는 수익률 감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 기업 대출기업 대출 금리는 연준의 기준금리뿐 아니라 산업별 리스크, 사업계획, 대출자의 신용도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산정된다. 일반적으로 기준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 입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비용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기업의 차입 비용 감소는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과도 직결된다. 기업들이 대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 고용이 창출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고용시장 둔화가 은행들이 장기 대출금리 책정 시 고려해야 할 위험 요소로 떠올랐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수록, 대출자가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할 리스크도 커지기 때문이다. 연준의 ‘독립성’ 문제도 예상치 못한 변수로 등장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과 연준 위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중앙은행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시사하면서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연준의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이를 우려해 더 높은 수익률(금리)을 요구할 수 있는데, 특히 장기 대출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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